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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정상 "북한에 대화의 문 열려 있어"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과 한국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과 한국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 두기로 했습니다.

양국 대통령은 어제 (7일)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에 절대 보상하지 않는다는 데 두 정상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두 정상은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외교적으로 접촉하고 신뢰를 쌓아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변화하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두 정상은 북한이 먼저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약속과 의무를 지키는 의미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미-한 양국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상회담을 취재한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은 간단하게 진행됐는데, 실무방문이었기 때문인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국빈방문이 아니라 실무방문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전 행사는 없었습니다. 오전에 백악관에서 한 시간 15분 정도 정상회담이 진행됐고, 오바마 대통령 주재로 오찬이 이어졌습니다. 오찬이 끝난 뒤에는 두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맞는 백악관의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첫 만남이기 때문에 두 정상이 개인적으로도 친분을 쌓는 기회가 됐습니다. 실무방문에서는 정상회담만 하는 게 관례인데요, 이번에는 오찬행사를 곁들여서 두 나라의 우의를 다지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장의 열기도 뜨거웠다구요?

기자) 네, 200명 정도의 기자들이 회견장을 꽊 채웠습니다. 한국 기자들만 80 명이 왔구요, 그 밖에도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습니다. TV 카메라 기자들의 경우에는 회견장 뒤에 미리 마련된 자리가 다 차서 기자석 옆으로 길게 진을 쳐야 했습니다.

진행자) 올해가 미-한 동맹 60주년이죠. 이번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도 그만큼 컸을텐데요.

기자) 한마디로 미-한 양국의 동맹을 과시하는 자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모두 발언을 했는데요, 한국에서는 예순살 생일을 특별히 기념한다고 들었다, `환갑'이라고 하지 않느냐, 이렇게 한국말을 직접 해서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이 된 두 나라 동맹관계, 그만큼 확고하고 깊이 있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얘기였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달 동안 한반도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됐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서 두 정상이 단호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 들어보죠.

[녹취: 오바마 미국 대통령]“ President Park and myself … ”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에 절대 보상하지 않는다는 데 박근혜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 했다는 겁니다.

박 대통령도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북한의 고립만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두 정상이 재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박 대통령이 북한이 도발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이 있었습니까?

기자) 박 대통령이 지난 6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죠. 어제 기자회견에서 그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요, 박 대통령은 북한이 군사 도발로 한국 국민들의 생명을 해친다면 대통령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도발하면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하라고 한국 군에 명령했고 자신은 군의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사태도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했는데요, 합의를 지키지 않는 북한에 앞으로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 북한이 이미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여부였는데요, 어떤 얘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게 두 정상의 대답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미국 대통령] “Our two nations are prepared … ”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 외교적으로 접촉하고 신뢰를 쌓아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먼저 북한이 행동의 변화를 보여야 한다, 비핵화 약속과 의무를 지키는 의미있는 조치를 취해야 신뢰가 생길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제시해 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같은 맥락이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추구해온 대북정책과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서로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올바른 접근방식이라고 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 매우 분명하고도 현실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게 오바마 대통령의 평가였습니다.

박 대통령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방향을 다시 한번 설명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제가 제시한 한반도프로세스 이행을 비롯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미-한 동맹에 대해서도 특별히 언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특별히 미-한 동맹 60주년 공동선언이 채택됐습니다, 새로운 양국관계 미래의 발전 방향을 담은 선언인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핵심 축으로서 미-한 동맹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조약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변화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예정대로 오는 2015년에 전시작전권이 전환되도록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위협에 대해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이 미-한 연합방위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준비되고 이행돼야 한다는 점에 두 정상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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