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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합동 훈련 종료...'북한 도발 위협 여전'


지난달 26일 미·한 연합 훈련인 독수리 연습의 일환으로 한국 포항에서 실시한 해병대 상륙훈련.
지난달 26일 미·한 연합 훈련인 독수리 연습의 일환으로 한국 포항에서 실시한 해병대 상륙훈련.
미국과 한국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이 두 달만에 끝났습니다. 북한의 거센 반발과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는데요, 김연호 기자와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진행자) 독수리 연습이 어제 (30일) 끝났죠?

기자) 네, 3월1일 시작해서 두 달 동안 계속됐습니다. 독수리 연습은 미국과 한국이 매년 실시하는 연합 야외기동 훈련입니다. 미군 1만 명과 한국 군 20만 명의 병력이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미-한 합동 군사훈련에 매번 크게 반발했었는데요, 올해는 과거에 비해 특히 심했죠?

기자) 네, 미국과 한국이 어디까지나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설명하고 훈련 계획까지 북한에 미리 알려주고 있지만, 북한은 북침연습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는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는 주장까지 했습니다.

진행자) 그 뒤에 곧바로 핵 불바다 발언까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핵무기를 휘두르면 정밀 핵 타격 수단으로 서울만이 아니라 워싱턴까지 불바다로 만들겠다, `노동신문'이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직접 거론하면서 불바다 위협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북한 외무성도 성명을 내고 미국과 한국에 대해 핵 선제타격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반응이 어땠나요?

기자) 북한의 도발은 새로울 게 없고 북한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가 한 목소리로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The DPRK will achieve nothing…”

북한이 위협과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고, 스스로 고립만 더 심해질 뿐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강하게 대응했어요. 이례적으로 전략폭격기 비행훈련 사실을 공개해서 관심을 끌었죠?

기자) 네, 미-한 연합훈련에 B-52 전략폭격기와 B-2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참가했습니다. B-2 폭격기의 훈련사실은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설명하기까지 했습니다. 두 폭격기 모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지닌 첨단무기들인데요,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 훈련 사실을 공개했다는 게 미 국방부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이에 맞서 군사 위협의 수위를 더욱 높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동안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던 ‘1호전투근무 태세’를 발동했습니다. 전투태세 명령은 전략미사일 부대와 장거리포병 부대를 포함한 모든 야전 포병군에 하달됐습니다. 특히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직접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에 있는 미군 기지는 물론 한국과 그 주변 지역을 타격할 준비를 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미사일 부대에 사격 대기를 지시했다는 소식도 있었죠?

기자) 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건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벽에 전략미사일 부대의 작전회의를 긴급 소집했다는 겁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한밤중에 군 작전회의를 소집하고 북한 매체가 이걸 신속하게 공개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입니다. 미 본토와 하와이, 그리고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도록 사격 대기 상태에 들어가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렇게 직접 나선 이유가 뭘까요?

기자) 미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서 훈련비행을 한 사실에 크게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B-2 폭격기의 한반도 진입은 핵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최후통첩이다, 미국의 핵 공갈에는 무자비한 핵 공격으로 대답하겠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작전회의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위협은 전례가 없었죠? 전세계 언론이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크게 보도했는데, 미국 정부도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한반도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이 이런 표현을 썼고,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북한 위협의 심각성을 거듭 지적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척 헤이글 국방장관] “They have ratcheted up …”

북한이 핵과 운반수단까지 보유하고 있고, 지난 몇 주 동안 실질적이고 분명한 위협을 가해 왔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군은 구체적으로 어떤 대비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무엇보다 미사일 방어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게 눈에 띕니다. 미 본토 방어를 위해서 미사일 방어용 요격미사일을 추가 배치하겠다는 발표가 3월 중순에 있었죠. 헤이글 국방장관이 직접 발표했는데요, 미 서부 앨라스카에 지상발사 요격미사일을 2017년까지 모두 14기 더 배치하겠다는 겁니다. 북한이 당장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게 미국 정부의 방침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처음에는 말로만 위협의 수위를 끌어 올리다가 나중에는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2기를 동해안으로 옮겼습니다. 발사대가 장착된 차량에 탑재한 것을 미국과 한국의 정보당국이 확인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미군 괌기지까지 무수단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 미국과 한국, 일본이 계속 감시 중입니다. 북한이 4월15일 태양절을 앞두고 무력시위 차원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제 미군과 한국 군의 연합훈련이 끝났는데, 한반도 긴장 상태는 사라졌다고 봐도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게 판단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북한이 언제든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다른 도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 29일 워싱턴에서 미국과 일본의 국방장관 회담이 열렸는데요,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대북 감시와 정찰 수준을 끌어내릴만한 정보는 아직 입수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헤이글 미 국방장관도 미국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동맹국들과 함께 만일의 사태에 항상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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