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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만경대혁명학원 선전...'군부 결속 의도'


지난 18일 평양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컴퓨터 실습 중인 북한 학생들.

지난 18일 평양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컴퓨터 실습 중인 북한 학생들.

북한이 최근 만경대혁명학원의 상징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언론에까지 학교를 공개했는데요. 3대 세습의 정통성을 강조하면서 군부의 결속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AP TV] “하나! 하나! 둘! 둘!...”

짧은 머리에 고급스런 녹색 운동복을 입은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태권도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장에는 인공잔디가 시원하게 깔려있고, 옆에는 미국 백악관을 닮은듯한 흰색의 고딕식 건물, 그 앞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 이례적으로 미국 `AP통신'에 만경대혁명학원 취재를 허용했습니다.

북한은 학원 전경 뿐아니라 최신 컴퓨터와 평면 모니터들, 특수제작된 책상 등 내부 시설을 공개하며 학교의 우수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경희 생물 교원] “이 곳 만경대혁명학원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배움의 나래를 활짝 꽃 피우면서 인민군대의 핵심 골간으로 키워내는 최고의 전당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월 이 곳에 김 부자 동상이 새로 세워졌다며 재일본 조선인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대대적으로 3대 세습의 당위성을 선전했습니다.

또 ‘노동신문’은 지난 달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에게 새로 입힐 외투 견본을 직접 점검했다며, 이 학원이 ‘혁명의 피줄기를 이어갈 핵심골간 육성의 원종장’ 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3대 세습의 당위성과 김정은의 권력을 공고화하려는 작업의 일환으로 만경대혁명학원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소장] “혁명의 대를 잇는 문제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 혁명의 대를 이어 할아버지가 하던 것을 아버지가 하고, 또 아버지가 하던 것을 아들이 하고. 계속해서 혁명 전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 걸 부각시키기 위해 상징적인 만경대혁명학원을 공개한 거죠.”

만경대혁명학원은 1947년 항일혁명투사들의 유자녀들을 위해 설립됐지만 지금은 이들의 손자들과 당.정 고위 간부의 자녀들만 입학할 수 있는 이른바 북한 최고의 귀족학교로 불리고 있습니다.

북한 군관 출신인 탈북자 권모 씨는 23일 ‘VOA’에 만경대혁명학원 졸업은 곧 출세를 보장받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모 씨] “만경대혁명학원은 공식적으로 우리 혁명의 역사적 뿌리다. 우리 혁명의 대를 이어나갈 역사적 골간을 키우는 원동장이다. 이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만경대혁명학원을 졸업하면 본인의 준비 정도에 따라 최고위직에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봐야죠.”

북한의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인민무력부장을 지낸 김영춘 당 중앙군사위원, 현철해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그리고 과거 실세였던 이영호 전 인민군 총참모장과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모두 만경대혁명학원 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신보’는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만경대혁명학원에 입학해 10년을 보낸다며, 총 졸업생이 5천 명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군관 출신인 권 씨는 김정은 정권이 만경대혁명학원을 강조하는 것은 군부 뿐아니라 주민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권모 씨] “북한은 혁명전통을 갖고 주민들을 결속합니다. 혁명전통과 의리!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 대고 자기들의 위치를 굳히려고 하는 목적도 우리는 이 만큼 우리의 입장을 대변할 새로운 세대가 많다. 우리 체제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죠. 그 다음의 정당성은 죽은 사람들에게까지 자신들의 혁명적 의리를 보답하고 있다는 모양새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 이렇게 봅니다.”

하지만 만경대혁명학원의 특수성과 귀족적인 성향은 북한이 주장하는 인민 우선, 평등의 정책과 상충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다시 안찬일 소장의 말입니다.

[녹취: 안찬일 소장] “거기 한 번 들어간다는 게 정말 성골 중의 성골이 아니면 못 들어가고 말이죠. 백이나 권력이 대단해야, 좌우간 경쟁력이 불꽃 튀깁니다. 물질적 대우, 정신적 대우, 여기서 만경대혁명학원을 능가할 교육기관은 없다고 봐야죠.”

북한 주민들은 과거 고위층들이 누리는 이런 특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 오히려 부러워했다고 탈북자들과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한 안팎에 정보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주민과 군 간부들 사이에 차별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주 발표한 2012 국제 인권보고서에서 평양과 지방, 특권층과 일반 주민들이 누리는 식량과 의료, 교육, 고용, 거주지, 인터넷 이용, 이동의 자유 등 생활 전반의 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은 23일 “미국의 인권보고서는 사회주의 제도를 무너뜨리려는 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나아가 차별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북한에 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에 참석한 강윤석 북한 최고인민회의 법제부장의 말입니다.

[녹취: 강윤석 부장] “주민들을 여러 부류로 나누고 차별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 나라에는 정치사회 생활에서는 물론이고 물질 문화 생활에서도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특권을 가진 사람이 따로 없습니다.”

북한 군관 출신 탈북자 권모 씨는 북한의 어려운 사정에도 고위층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게 문제라며, 주민들만 늘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모 씨] “전선 100 킬로 후방에 앉아서 자기들은 전선에 있는 병사들 보고 돌격! 돌격! 하는 것과 같죠. 저희들이 솔선수범해 앞에 서야 하는데, 자기들은 다 뒷선에 서 있고 앞에는 일반 국민들의 자녀들, 목숨을 받쳐야 할 건 간부 자녀가 아니고 일반 국민의 자녀고. 누려야 할 것은 다 간부 자녀들이고. 그렇게 신분 차이가 나니까 일반 국민들은 죽어도 아까운 게 없다는 정도로 (희생을) 강요합니다. 그 게 참 불쌍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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