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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테러 용의자들, 뉴욕 대상 추가 테러 노렸다'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보스턴 테러 사건 용의자가 생포된 뒤,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배후 세력의 존재 여부 등이 수사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용의자들은 뉴욕에서 추가 테러를 저지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늘도 보스턴 테러 사건 소식을 중점적으로 살펴 보죠. 경찰에 붙잡힌 테러 용의자는 의식을 회복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일 경찰과 대치하며 도주 행각을 벌이던 조하르 차르나예프는 숨진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와 달리 생포됐는데요. 하지만 경찰과의 총격전 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어제(21일)부터 의식을 되찾아 수사 당국의 서면 조사 등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번째 용의자도 경찰 총에 맞았던 겁니까?

기자) 용의자 조하르는 현재 목 부위에 총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발사된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앞서 첫번째 용의자 타메를란 차르나예프도 자신의 몸에 폭탄을 두르고 경찰을 향해 돌진하다 총격을 받았던 건데요. 거의 자살 폭탄 테러범들의 행동과 비슷한 양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용의자들이 추가 테러를 벌이려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메를란과 조하르 두 형제는 보스턴 범행 이후에 뉴욕으로 이동해서 추가 테러를 저지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이들이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총기와 탄약, 폭탄을 가지고 있었던 점이 확인됐는데요. 특히 한 주민의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과정에서 인질로 잡은 운전자에게 뉴욕으로 가겠다는 말을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추가로 얼마나 많은 무기들이 발견됐습니까?

기자) 네. 보스턴 수사당국이 폭탄 테러 용의자 형제의 사제 폭탄 저장소를 발견했다고 밝혔는데요. 수사당국은 이들 형제가 만든 5개 이상의 파이프 폭탄과 4정의 총기를 수거했고요, 동생 조하르가 숨겨 둔 보트 안에서는 M-4 칼빈 소총도 찾아냈습니다. 사실 경찰과 총격전을 벌일 때에도 용의자들은 수류탄 2개를 사용했고요. 또 다른 압력솥 폭탄도 터뜨렸습니다. 이들이 달아나면서 훔친 자동차 안에서도 급조 폭발물이 발견됐습니다. 에드 데이비스 보스턴 경찰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에드 데이비스 보스턴 경찰국장] “We have reason to believe, based upon the evidence found at…”

용의자들이 가지고 있던 많은 총기와 폭발물들을 볼때 이들이 또다른 테러를 저지르려 한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범행 직후 보여준 용의자의 태연한 행동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군요?

기자) 네. 용의자 조하르는 사건 발생 바로 다음날인 16일 자신이 다니는 다트머스 대학에 모습을 드러냈었다고 하는데요. 조하르가 친구와 나눈 대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당시 체력단련실에서 만난 친구가 조하르에게 사건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비극적인 사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조하르는 그러면서 그 같은 비극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또 온 세계에서 항상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는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추가 용의자를 검거했다는 경찰 발표도 있었죠?

기자) 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연방수사국이 테러 용의자 형제와 연계된 테러분자 12명을 추적해서 이 가운데 3명을 붙잡았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는데요. 경찰은 아직 이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경찰은 보스턴 테러가 차르나예프 형제의 단독 범행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이번 테러에 이용된 폭탄들도 인터넷에 공개된 일반 정보가 아닌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기술로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용의자들이 체첸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체첸 반군과의 연관성 여부도 거론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차르나예프 형제의 종교는 이슬람교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체첸의 경우 이미 소련 붕괴 당시 독립을 선언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형 타메를란이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체첸에도 들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반 러시아 이슬람단체와 연계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수사당국의 시각입니다.

진행자) 러시아 이슬람 반군 조직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현재 러시아 내 최대 규모의 이슬람 반군 조직은 ‘캅카스 에미리트’라는 단체인데요. 용의자들이 체첸 출신으로 알려지자 즉각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자신들은 보스턴 테러와는 무관하다는 내용인데요. 러시아 당국도 이번 테러 용의자들이 캅카스 반군과 연계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용의자가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올렸다가 삭제한 이슬람 반군 지도자 영상에 의혹이 일고 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숨진 타메를란 차르나예프가 유튜브라는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이슬람 지하드 지도자의 영상을 게재했다가 삭제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북캅카스 이슬람 반군 지도자 아부 두자나가 등장하는 동영상을 한때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렸던 것으로 파악된다는 겁니다. 이 영상은 테러리스트 항목으로 분류돼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자나는 캅카스 에미리트와 연계된 소규모 무장단체를 이끌다가 지난해 12월에 러시아 당국에 의해 사살된 인물입니다.

진행자) 또 다른 정황도 있습니까?

기자) 네. 타메를란의 사회연결망서비스 활동 내용에 캅카스 에미리트와 연결된 흔적도 발견됐는데요. 좀 전에 유튜브 계정 이름도 ‘무아즈세이풀라’로 북캅카스 지역의 주요 이슬람 무장지도자 두 명의 이름을 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세이풀라’는 ‘알라의 검’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타메를란은 문제의 유튜브 계정을 러시아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해 8월에 개설했는데요. 타메를란은 최근 지난 3~4년 사이에 점점 더 극단적인 성향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현재 경찰이 용의자들의 해외 여행 기록과 금융거래 내역, 전자우편, 전화 통화 내역, 사회연결망서비스 기록 등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이 공공의 안전에 해당하기 때문에 변호사 선임권이나 묵비권 등을 알리는 ‘미란다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생포된 용의자 조하르에 대한 특별 심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경찰은 이들의 단독 범행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들이 이민자 출신이라는 점도 관심 대상인데요. 혹시 미국사회 부적응으로 인한 배경도 거론되고 있지 않나요?

기자) 네. 용의자들이 비교적 어린 나이에 미국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왔을 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동생 조하르는 2002년 8살의 나이에 이민을 왔고요. 형 타메를란은 2004년에 17살에 건너왔습니다. 특히 용의자 형제의 삼촌인 루슬란 차르니 씨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조카를 ‘낙오자’라고 지칭한 점이 주목되는 부분인데요. 차르니 씨는 조카들이 미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그래서 자신들과 반대로 미국 사회에 잘 적응하는 사람들을 증오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혹시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던 것은 아닙니까?

기자) 상당수 이민자들처럼 처음 미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용의자들의 아버지는 자동차 정비 기술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제대로 사업을 운영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한 생활을 했고 특히 용의자들은 영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형은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고, 동생은 명문 학교에 다니면서도 스스로 돈벌이를 해서 학비를 마련해야만 했다는 겁니다. 결국 부모는 이혼했고요. 병을 얻은 아버지는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는 등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숨진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가 과거에 FBI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서 논란이 일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주 과정에서 숨진 테러 용의자 타메를란을 FBI 보스턴 지부가 2년 전에 테러 혐의로 조사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당시 좀 더 철저하게 조사했다면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테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FBI가 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면서 여러 차례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연방수사국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테러 혐의 조사를 받고도 풀려났던 겁니까?

기자) 네. FBI는 당시 타메를란을 조사하고도 아무런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결국 풀어줬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러시아 정부의 요청으로 조사를 벌인 것인데, 그 뒤 아무런 감시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두고 용의자의 아버지는 미국 경찰이 과거 자신의 아들을 몇차례 조사해 놓고 큰 사건이 벌어지자 누명을 씌운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9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 텍사스주 포드후드 기지 총기 난사범 니달 말릭 하산 소령도, 앞서 FBI의 심문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결국 테러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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