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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미 국무장관 한·중·일 방문...대북정책 공조 모색


지난 9일 G8 정상회담 참석차 런던에 도착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자료사진)

지난 9일 G8 정상회담 참석차 런던에 도착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자료사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내일 (12일)부터 한국, 중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합니다. 한반도 긴장이 크게 고조된 상황에서 각국 당국자들과 어떤 대북정책 공조 방안을 이끌어낼지 주목됩니다. 이번 순방의 의미와 전망을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국무장관이 세 나라 가운데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하는 군요.

기자) 일정이 그렇게 잡혔습니다. 크게 봐선 중동, 유럽, 동북아 6개국 순방의 일환인데요. 이미 지난 6일부터 터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순방을 마쳤습니다. 이어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나서 동북아 국가들을 찾는 겁니다. 케리 장관이 취임 후 한.중.일 3국을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내일 서울을 시작으로 13일 중국 베이징, 14일 일본 도쿄를 차례로 방문한 뒤 15일 귀국하는 빡빡한 일정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위협 때문에 지금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높아진 상황 아닙니까? 그런 만큼 이번 순방이 갖는 중요성, 또 상징성이 특별하다고 봐야 되겠죠?

기자) 큰 그림을 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는대로 북한은 지금 연일 위협적 도발 수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미국과 한국은 단호한 입장으로 맞서고 있구요. 그럼 이런 강대강 대결 구도가 마냥 계속될 것인가, 그게 의문인데요. 꼭 그렇진 않을 거라는 전망이 한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반도 긴장이 완화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케리 장관의 이번 동북아 순방, 이달 말로 예정된 미-한 연합 독수리 훈련 종료,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다음 달 미국 방문, 이렇게 세 가지가 그런 계기들로 꼽히는데요. 그 첫 번째 일정에 해당되는 케리 장관의 한.중.일 방문이 그래서 지금 더욱 주목받는 겁니다.

진행자) 당사국들 모두 그걸 의식하고 있을 것이고, 그런 만큼 케리 장관의 순방 기간 동안 북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겠죠?

기자) 그렇게 될 걸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에선 케리 장관이 서울에서 북한의 위협과 관련한 한반도 정세, 대북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이미 밝혔습니다. 물론 5월에 있을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눌 계획이구요. 이어 중국에서도 북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최대한 행사해 달라, 이런 당부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한반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관련국들과 밀접히 공조하겠다, 미국 입장에선 그런 신호라고 보면 될까요?

기자) 물론 공조는 기본이구요. 거기서 더 나아가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공약을 국무장관이 직접 다짐하는 방문으로 보는 관측이 가장 많습니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의 얘길 들어보시죠.

[녹취: 데이비드 스트로브 부소장] “Secretary of State Kerry in going to…”

북한이 위협 수위를 계속 높이는 상황에서 미국의 우선 순위는 동맹국 안보라는 점, 이런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순방이라는 겁니다. 물론 이 부분은 주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신호가 되겠죠.

진행자) 하지만 한반도 위기지수를 낮추기 위해 실제로 어떤 결정을 하느냐, 거기엔 여러 가지 전략적 선택이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북한의 위험한 도박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 것인가, 그런 질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케리 장관이 어떤 카드를 들고 동북아 국가들을 찾을지 단언할 수 없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응책은 북한이 함부로 도발할 수 없도록 미.한.일 세 나라가 강력한 무력을 과시하는 겁니다. 함부로 오판하지 말라는 거죠. 하지만 이번 순방의 목적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있다면, 어떻게 외교가 끼어들 공간을 만들 것인가, 이 카드 역시 준비하고 갔을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계속 대결 양상으로만 가선 안된다, 한 쪽에선 이런 문제 의식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주 미국 `CNN 방송'이 케리 장관의 동북아 순방과 관련해 익명의 미 고위 당국자들 설명을 전했는데요. 호전적 수사와 위협적 행동을 중지하는 대가로 북한에 외교적 유인책을 제시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그런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장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자는 제안은 아니구요.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위기지수를 좀 낮추는 외교적 수단, 케리 장관이 이런 방향을 모색하고 싶어한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결국은 중간지점에서 타협하는 형태인데, 현실성이 있을까요?

기자) 물론 쉽진 않습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가능한 최종 타협점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북한에 궁극적인 생존을 보장해 주면서 제재를 해제하고,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 너무나 익숙한 요구사항들이죠? 바로 그게 이런 조건들을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만 해도 이런 맥락의 성명, 제안들이 수없이 많이 반복됐고, 그 때마다 북한이 뭔가 새로운 위반 행위를 거듭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따라서 이런 방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을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의 랠프 코사 소장의 지적을 들어보시죠.

[녹취: 랠프 코사 소장] “The U.S. intentions have never been to…”

지금까지 긴장을 계속 높인 주체는 북한인데, 이제 미국이 긴장 수위를 낮추고 상황을 안정시킬 차례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 그런 얘긴데요.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도 지금 이 상황에서 긴장 완화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으며, 미국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더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공은 여전히 북한 측에 있다, 그런 지적인데요. 케리 장관이 한국, 일본 외에 중국도 방문하지 않습니까? 중국에서 모색할 해법은 좀 다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한반도 위험지수를 낮추기 위해 서로 정책공조 방안을 집중 협의할 것이라는 데는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최대 동맹국인 중국에는 김정은 정권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 그런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게 다른 점입니다. 존 박 메사추세츠(MIT) 공과대학 연구원의 얘깁니다.

[녹취: 존 박 연구원] “As a part of that reassurance, Kerry is also going to…”

케리 장관이 중국에 북한 견제 압력을 넣을 것이라는 건데, 그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을 설득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한국과 일본에도 확신시키게 될 거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위협을 바라보는 중국의 태도가 예전과 좀 달라졌다는 관측도 있긴 합니다만, 중국이 과연 미국이 원하는 만큼 대북 압박에 동참할 것인가, 그건 여전히 의문 아닙니까?

기자) 물론 북-중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는 정황은 계속 감지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중국이 북한 제재에 동의했고, 중국 정부 당국이나 관영언론 모두 북한에 오판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하고 있으니까요. 미국 정부는 케리 장관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이 태도 변화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런 기대에 한번도 부응한 적이 없는 중국이 과연 얼마나 전향적 태도를 보일지, 케리 장관의 이번 동북아 순방 중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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