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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이 본 북한 위협 "주민 고통 가중시키는 허세"


지난 3일 북한 남포에서 열린 궐기대회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

지난 3일 북한 남포에서 열린 궐기대회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

미국 내 탈북 난민들은 북한의 최근 잇따른 도발 위협이 허세에 불과하며, 주민들의 고통과 불만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서부에 사는 30대 탈북 난민 장모 씨는 요즘 미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북한의 도발 위협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안스럽다고 말합니다. 허세를 부리는 북한 정권의 위협보다 당국의 잦은 동원 때문에 힘들어 할 주민들이 더 걱정스럽다는 겁니다.

[녹취: 장 모 씨] “아유~ 또 저러네. 그냥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아무 것도 없으면서 그녕 큰 소리 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되게 많이 들구요. 거기 사는 주민들은 더 많이 버거워요. 총 들고 맨날 나가서 훈련해야 하고…”

남서부에 사는 50대 최모 씨는 훨씬 더 냉소적이었습니다.

[녹취: 최 모 씨] “맨날 그랬잖아요. 그냥 뭐 그렇게 이 때까지 몇 십 년을 그렇게 준전시상태요 뭐요 하면서 몇 십 년을 겁주며 지내왔는데 저로서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요.”

최 씨 등 미국 내 탈북 난민들은 북한에 춘궁기가 다가오면서 주민들의 식량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전쟁 위협과 관련해서는 허세에 불과하다며 공격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김 씨 왕조의 정권 유지와 체제 강화, 그리고 이익을 챙기기 위해 위협 수위를 높일 뿐이지 전쟁을 하면 자살행위라는 것을 북한 정권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장모 씨] “소리 지르면 거기에 맞춰서 해 줘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어쩌면 더 저렇게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 아기들이 우는데 못 들은척 하면 관심받고 싶어 계속 울잖아요. (북한을 보면) 그런 생각이 되게 많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평양의 상류층 출신인 정모 씨는 지도자 김정은의 위협이 너무 멀리까지 갔기 때문에 국지전이나 테러 공격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기점으로 위협 분위기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는 북한에서 태양절의 의미는 곧 ‘승리’로 매우 각별하다며, 북한체제의 속성상 태양절을 넘어서까지 위기를 고조시길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적대 분위기를 극대화 시킨 뒤 태양절을 맞아 적들이 핵 보유국인 북한에 무릅을 꿇었다며 김정은의 위상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란 겁니다.

지방 간부 출신인 유모 씨 역시 북한 당국이 위기를 끌어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유모 씨] “수위를 좀 더 높이면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먹을 게 있어요 뭐가 있어요?”

유 씨는 위기를 고조시키는 북한의 수법은 비슷하지만 파동이 과거보다 훨씬 심하다며, 이는 정권의 입지가 과거보다 불안하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 모 씨] “이런 수위가 자꾸 올라갔다 내려갔다 간조됐다 만조됐다 하면 그건 벌써 정치의 편파성이 심하다는 얘깁니다. 파동이 심하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저렇게 소리지르지 않으면 안되죠.”

미국의 탈북 난민들은 이럴 때일수록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단호한 자세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처럼 전쟁 발발을 우려해 협상에 응하면 북한의 변화 가능성은 적어지고 계속 북한 당국의 횡포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일부 난민들은 특히 도발 위협에 관계 없이 원칙을 계속 유지해야 북한 주민도 희망을 가질 수 있고 북한 당국도 자세를 바꿀 여지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유모 씨 등 일부 난민들은 북한의 중국식 개혁개방을 희망하면서도 김정은 정권의 근본적인 변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유모 씨] “내려놓고 고저 국제사회의 지원도 요청하고 개혁개방하면 좋잖아요. 핵도 내려놓고. 근데 그게 기리 안 될 거에요. 권력 맛이란 것은 나눠 가질 수도 없고 아비 때부터 호위호식 하던 자가 그 자리를 내 놓겠어요? 안타깝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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