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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개 합동군사훈련 사진, 조작 의혹'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6일 공기부양정 등이 동원된 '상륙 및 반상륙 훈련'을 진행했다며 공개한 사진. 하지만 훈련 규모를 과장하기 위해 공기부양정 수를 복사해 늘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6일 공기부양정 등이 동원된 '상륙 및 반상륙 훈련'을 진행했다며 공개한 사진. 하지만 훈련 규모를 과장하기 위해 공기부양정 수를 복사해 늘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대규모 군사훈련 사진이 조작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훈련 규모를 과장하기 위해 공기부양정(Hovercrafts) 수를 복사해 늘렸다는 주장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군사용 공기부양정 6 척이 파도를 가르며 해안으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해안에 상륙한 2 척의 부양정 밖으로 나온 북한 군 병사들은 눈이 채 녹지 않은 모래언덕을 향해 빠르게 질주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6일 공개한 대규모 ‘상륙, 반상륙 훈련’ 보도사진의 내용입니다.

북한은 지난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대규모 육해군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제324대 련합부대, 제287대 련합부대, 조선인민군 해군 제597 련합부대의 상륙 및 반상륙 훈련을 지도하셨습니다."

그런데 만반의 전투 태세를 갖춘 북한 군의 위용을 과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시사월간지 ‘더 애틀란틱(The Atlantic)’ 인터넷판은 26일, 상륙훈련 사진에 나타난 공기부양정 가운데 2~3대가 디지털로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잡지는 사진 앞부분 해안에 접근하는 두 대의 공기부양정 가운데 하나가 디지털 복사로 붙여넣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두 공기부양정은 모양이 똑같은데다 바닷물이 튀기는 모습까지 아주 흡사합니다.

`애틀란틱' 잡지는 앞쪽의 공기부양정을 복사해 붙여넣은 뒤 크기를 키우고 파도를 가르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도록 포말 등을 복사해 붙였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왼쪽 멀리서 물살을 가르며 전진하는 공기부양정도 1 척을 복사해 2척으로 늘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가장 왼쪽에 있는 공기부양정 1 척 역시 디지털로 조작된 흔적이 보인다고 `애틀란틱'은 지적했습니다.

항적과 색깔이 어색하고 주변을 둥글게 하는 ‘할로’ 편집을 한 듯 디지털 복사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사진을 언론에 배포한 `AFP통신'은 조작의 증거 때문에 사진을 삭제했습니다.

북한의 보도사진과 관련해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11년 7월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을 목적으로 조작된 대동강 수해 사진을 `AP통신'에 배포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습니다.

당시 사진은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걷는 주민 7 명이 걸어가는 장면을 담은 것으로, 이들의 다리 부분이 깨끗하고 바지에 흙탕물이 튀지 않아 조작 의혹이 제기됐었습니다.

또 2011년 12월에는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구 행렬이 김일성 광장을 지나갈 때 군중이 마치 질서정연하게 대열을 이룬 것처럼 사진을 조작해 배포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유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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