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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10주년... 키프로스 의회, 구제금융 협상안 비준 거부


세계의 주요 현안을 정리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이시간 주요 뉴스입니다. 이라크전 발발 10주년을 맞아 바그다드에서 최악의 폭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키프로스 의회가 구제금융 협상안의 비준을 거부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러시아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고 밝혔습니다. VOA 김영권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지 오늘로 10주년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03년 3월 20일 이라크 전쟁이 시작됐으니까, 꼭 10년이 지났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 많은 변화들이 있었죠?

기자) 네,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축출됐고 시민들은 보다 나은 자유를 얻었습니다. 국민들의 직접 선거를 통해 민간 정부가 수립됐고 경제도 해마다 8 퍼센트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투자도 상당히 늘었고 석유 생산도 정상화됐습니다. 미군 전투병력도 2011년 12월에 철수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후세인이 제거됐지만 이라크는 여전히 유혈사태가 빈번한 폭력의 땅이 됐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종파 간의 갈등으로 정국은 혼란스럽고 사망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슬람 시아파 정권의 권력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수계인 수니파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수니파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부 지역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죠.

진행자) 전쟁 10주년을 맞는 바그다드의 표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라크 정부는 특별한 행사를 열지 않았습니다. 민심이 흉흉하고 곳곳에서 폭력과 시위 횟수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와 오늘도 이라크 곳곳에서는 폭탄 테러와 총격전이 발생해 전쟁 10주년의 의미를 무색하게 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나요?

기자)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어제(19일) 시아파를 겨냥한 테러조직 알 카에다 연계 세력의 공격으로 60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날 적어도 12건 이상의 폭탄 공격이 발생했고 부상자도 160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지난해 9월 연쇄 테러 이후 하루 사망자 수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진행자) 종파 간의 갈등이 계속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는 2006년에 다수파인 시아파 출신 누리 알 말리키 총리를 중심으로 새 정부가 세워졌는데요. 소수파인 수니파를 소외시켜 종파간 갈등과 분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수니파 정치인들은 말리키 총리는 이라크의 총리가 아니라 시아파의 총리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2006년에서 2007년을 기점으로 폭력 횟수가 상당히 감소해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2011년 말에 미 전투병력이 철수한 뒤 다시 종파 간의 폭력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겁니다. 시아파가 이 시점을 계기로 권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수니파들이 불만이 상당히 커진거죠. 수니파 신도들은 정부가 자신들을 내쳤다고 말합니다. 또 경찰이나 법집행 기관 등 공무원 등용에서도 차별이 빈번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배경때문에 일부 수니파 과격 세력들이 복수를 외치며 시아파를 겨냥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수니파와 시아파의 비율은 어느정도 입니까?

기자)이라크의 인구는 약 3천1백만 정도 되는데요. 이중 시아파는 전체 인구의 60%, 수니파는 37%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라크 전쟁 10주년을 바라보는 이라크 국민들의 전반적인 민심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기자) 상당히 냉소적인 분위기라고 저희 ‘VOA’ 현지 통신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평온이 찾아올줄 알았는데 종파 간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기때문에 여유를 가질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또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는 있지만 서민들이 이를 피부로 느낄만큼 크지 않은 것도 냉소적인 분위기에 한 몫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표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이라크 전쟁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국가에 헌신한 1백 5십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4천 475명의 미군이 이라크 국민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희생됐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지난 10년 간 이라크에서는 민간인 13만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함께하고 계십니다. 어제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의 금융 위기에 대해 자세히 전해드렸는데, 상황이 진정됐습니까?

기자) 키프로스 의회가 어제(19일) 늦게 예금 과세 등을 담은 구제금융 협상안의 비준을 거부하면서 위기 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은 충격이 가라 앉으면서 큰 요동은 없었습니다. 키프로스는 유럽연합(EU)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국내 예금에 대해 6.75 퍼센트에서 9.99 퍼센트의 과세를 부과하기로 해 예금 인출 사태 등 큰 혼란이 발생했었습니다.

진행자) 키프로스 정부가 수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마저 부결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정안은 예금 잔액이 미화로 2만 5천 달러 이하면 과세를 취소하는 내용은 담고 있었지만 단 1표의 지지도 받지 못한 채 반대 36표, 기권 19표로 부결됐습니다.

진행자) 국민들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의회의 협상안 부결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 입니다. 키프로스 의사당 앞에서 17일부터 시위를 하던 많은 시민들은 부결 소식에 환호성을 외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이 계속 문을 닫고 있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또 정부의 해법에 대해 의구심도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은행 영업은 언제 재개됩니까?

기자) 키프로스 정부는 앞서 과세 부과 소식 뒤 뱅크런 즉 예금 대량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은행 영업을 내일(21일)까지 중지시켰습니다. 하지만 내일 영업이 재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키프로스 의회 재정위원장이 어제 새로운 합의를 할 때까지 은행 영업을 보류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럼 구제 금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던 유럽연합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상당히 불편한 기색입니다. 유럽중앙은행의 키프로스 조정관은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안에 조속히 합의하지 않으면 이를 철회해야만 할 것” 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키프로스가 해법을 서두르지 않으면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탈퇴시키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키프로스 정부는 어떤 해법을 마련하고 있나요?

기자) 재원 조달을 위해 러시아의 문을 두드리는 등 매우 분주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사방이 막혀있는 형국이어서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미할리스 사리스 재무장관이 오늘(20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지만 명쾌한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리스 장관은 50억 유로의 추가 차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기존에 빌린 25억 유로의 상환 기간을 5년 더 연장하고 이자율을 낮추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겁니다.

진행자) 정말 첩첩산중이군요.

기자) 네, 게다가 유럽연합과의 재협상 가능성도 적기 때문에 정말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죠. 당장 국채를 더 발행하거나 금융 기관들에 대한 구조 조정 등을 하며 시간을 벌 수는 있겠지만 외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천연가스전 지분 등을 대가로 차관에 계속 관심을 보이고 있고,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도 지원 대책을 검토하고 있어 아직 비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중국으로 가 볼까요?

기자) 중국이 러시아에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오늘(20일) 이타르타스 통신 등 브릭스 국가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 라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22일부터 시작하는 4개국 순방 가운데 러시아를 처음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중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고 한 말의 의미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러시아와의 외교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중국의 전통이 계속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후진타오 전 주석 역시 10년 전 첫 순방국으로 러시아를 선택했었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에 대한 견제용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아시아 중시 외교를 선언하며 이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관계를 더욱 강화해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란 겁니다. 시 주석은 오늘(20일) 러시아 방문 자체가 양국 관계의 높은 수준과 특수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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