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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발 금융 위기 대란...시리아 반군, 임시정부 총리 선출


세계의 현안들을 정리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먼저 이 시간 주요 뉴스입니다.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발 금융위기가 유럽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시리아 반군이 미국 출신인 ‘가산 히토’를 임시정부 총리로 선출했습니다.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즉위 미사가 19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개최됐습니다. VOA 김영권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키프로스의 금융 대란 소식부터 알아보죠.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사상 초유의 예금 과세로 인해 발생했던 키프로스의 예금 인출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키프로스와 유럽연합 모두 분주한 모습니다. 키프로스 의회는 오늘(19일) 예금 과세율을 수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가 어떻게 발생한 겁니까?

기자) 키프로스는 지중해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입니다. 지난 2011년부터 금융위기를 겪었고 결국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을 받게 됩니다. 유럽연합이 지난 16일 정상회의에서 100억 유로, 미화로 13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한 거죠.

진행자) 구제금융을 지원 받으면 상식적으로 상황이 개선돼야 정상인데 왜 키프로스는 위기가 발생한 겁니까?

기자) 유럽연합이 내건 한가지 조건때문이었습니다.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대신 키프로스 내 모든 은행 예금에 일회성 세금, 즉 부담금을 물리도록 한 것이죠. 은행들은 위기 사태에 있는데 키프로스 정부는 부실 은행들을 국유화할 자산이 없으니까 한가지 방편으로 예금 강제 징발 조치를 취하도록 한 것인데, 이 조치가 화를 부른 것이죠.

진행자) 그럼 예금자들에게 얼마나 부담금을 물리도록 한 겁니까?

기자) 예금 10만 유로, 미화로 13만 달러 이상의 예금에는 9.9 퍼센트, 그 이하 예금에는 6.75 퍼센트를 예금자가 부담하도록 한 겁니다. 정부는 강제로 떼낸 돈을 부실 은행 구제에 쓸 계획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예금자들이 반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금 강제징수 방안이 발표되자 키프로스의 은행 현금 인출기 앞에는 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한 푼이라도 떼이지 않으려고 예금자들이 돈을 인출하려는 거였죠. 예금자들은 키프로스 정부와 유럽연합을 싸잡아 비난하며 이번 결정을 재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이번 사태가 유럽 뿐 아니라 전세계에 파장을 미치는 겁니까?

기자) 키프로스의 예금징발이 다른 나라에까지 불똥이 튀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재정 위기에 빠져있는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은 남 얘기가 아닌 것이죠. 내 예금도 떼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진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런 불안 심리가 유럽과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 유럽의 국채값이 어제(18일) 급락했습니다. 또 전세계 주식시장도 크게 요동치며 대부분의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키프로스가 3차 유로존 위기의 진원지가 되는 게 아니냐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금 강제징발 조건을 내건 유럽연합이 상당히 곤혹스럽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예금자들에 과세를 부과하는 유럽연합의 이례적인 결정은 키프로스 내 예금의 특수성과 적지 않은 연관이 있습니다. 키프로스는 전체 은행 예금 700 억 유로 가운데 500억 유로가 외국인의 돈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가운데 러시아계 자금이 200억 유로에 달합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계 예금 가운데 상당액이 범죄 조직의 돈세탁 등 검은 돈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해 유럽연합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과세 조건을 내 건 거였죠. 그런데 불행히도 키프로스 서민들까지 불똥이 튀긴 거였죠.

진행자) 유럽연합의 과세 조건에 대해 비판 여론이 매우 거센데, 대책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연합은 무척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서 즉각 진화조치에 나섰습니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이번 강제 부담조치를 다른 나라엔 적용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 본부에서는 이번 강제 부담조치를 소액 예금자에게는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키프로스 정부는 사태 악화를 막기위해 적어도 목요일까지 모든 은행의 영업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키프로스 의회는 예금 강제 부담 조치에 대한 법제화 비준 표결을 연기한 채 수정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예금 부담에 대한 비율을 조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거죠. 조정안은 예금액이 13만 1천 달러 이상이면 9.9 퍼센트를 부담하고 2만5천 달러에서 13만 1천 달러 사이이면 6.75 퍼센트, 그리고 2만 5천달러 이하면 강제 징발을 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함께하고 계십니다. 어제 시리아 반정부 단체들이 임시정부의 첫 총리를 오늘(19일) 선출할 계획이라고 전해 드렸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미 정보기술업체 임원 출신인 가산 히토 씨가 시리아 임시정부의 첫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히토는 시리아국가연합 지도부가 오늘(19일)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실시한 선거에서 35표를 얻어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경쟁자였던 아사드 무스타파 전 시리아 농무장관을 3표 차로 따돌리고 어렵게 초대 총리가 된 것이죠.

진행자) 히토 새 총리 당선자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1980년대 시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미국계 시리아인입니다.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남부 텍사스의 한 정보기술업체 임원으로 일했었습니다. 미국의 이슬람 단체를 이끌며 시리아 구호활동을 펼쳐왔고 지난해 11월 부터는 시리아 혁명에 동참하겠다며 중동으로 갔습니다. 미 언론들은 히토가 해외의 재정 지원 확보과 소통 능력이 다른 후보보다 탁월하다는 점이 총리 선출의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 총리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됩니까?

기자)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북부 지역의 행정과 반군 지원, 국내 피난민들과 해외로 대피한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을 총괄할 예정입니다. 미국 등 서방세계와 중동 국가들은 그동안 임시정부 수립과 총리가 선출돼야 원할한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다며 반정부 단체들을 압박했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 거죠?

기자) 아사드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반정부 단체들이 매우 다양하고 이해 관계도 복잡해 해외 지원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명확한 지휘 체계가 갖춰져야 효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였죠. 이에 따라 반군에 대한 일부 나라들의 무기 지원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히토 총리는 또 제대로 내각이 갖춰질 경우 국제사회가 동결한 시리아 정부의 자산을 이용할 권한도 갖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시리아가 2년째 내전 중이기 때문에 임시정부의 앞에 걸림돌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매우 어려운 가시밭길이 놓여 있다고 관측통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성향의 반정부 단체들을 잘 설득해 통합의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고, 국제사회를 잘 설득해 최대한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수 백만의 피난민들에 대한 구호,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들과이 소통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우려에 대해 히토 새 총리 당선자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히토 총리 당선자는 앞서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에서 그런 어려움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사드 정권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기때문에 대혼란을 피하기 위해 임시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내전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국 주요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정부는 오늘(19일) 반군이 북부 알레포에서 정부군을 공격하며 화학 무기를 사용해 15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군이 로켓에 화학 물질을 넣어 공격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군 전투기들이 어제(18일) 국경 근처 레바논의 반군 거점 지역을 폭격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부군이 이웃나라인 레바논까지 공격했다면 상황이 심각한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즉각 사태가 심각하게 고조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어제 영국과 프랑스가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터키 등 100개 이상의 나라가 반정부 단체를 시리아 국민을 대표하는 합법적인 대표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볼까요?

기자) 제 266대 교황 프란치스코의 공식 즉위 미사가 오늘(1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교황은 흰색 무개차에 타고 환호하는 1백만 명의 신자들에게 나타났습니다. 교황은 차에서 직접 내려 아기와 환자들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축복을 빌었습니다.

진행자) 교황은 즉위 미사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교황은 예수의 상처를 뜻하는 붉은 십자가가 새겨진 어깨띠를 걸친 채 “신이 우리에게 주신 것을 사랑으로 지키자”고 말했습니다. 또 “차별없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예수처럼 손을 벌여 가난한 자들을 껴안고 보호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즉위 미사에는 세계 130개 이상의 나라에서 온 외교 사절들이 참석해 즉위를 축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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