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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관 "북한 군인들 열악한 인권 우려"


지난해 4월 압록강변에 북한 군인들이 앉아있다. 신의주에 접한 중국측 지역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지난해 4월 압록강변에 북한 군인들이 앉아있다. 신의주에 접한 중국측 지역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최근 북한이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군 병사들의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최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병사들의 복무 기한과 열악한 병영 생활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다루스만 보고관] “It does seem to be narrowing of the opportunity for life…
젊은이들이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기를 군대에서 오랫동안 보내야 한다는 것은 삶의 기회를 정부가 제한하는 행위란 겁니다.

북한 일반병의 군 복무기간은 적어도 10년으로 올해 기준 21개월인 한국 육군의 거의 6배에 달합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북한 군의 실태는 세계인권선언이 보장하는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와 선택권을 정부가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다루스만 보고관] “This would be of course mean denial of right to enjoyment

한국 언론들은 최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군인들의 상황이 더욱 열악해지면서 최전방 지역에서 탈영병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은 지난 12일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민석 대변인] ““아마도 내부적으로 식량이라든지 이런 생활 여건이 좋지 않고 군 기강이 해이해져서 발생한 것 같습니다.”

북-중 국경 소식에 밝은 한 소식통은 14일 ‘VOA’에, 최전방 뿐아니라 후방의 군인들도 요즘 식량 문제 때문에 탈영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식통] “강냉이 절반에 언 감자 절반을 섞어 가지고 밥 해준다. 그래가지구 얘들이 배고파서 탈영하고 그런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군량미로 나오는 데서 군량미 절반을 차압하고 나머지는 언 감자로 보충한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야 그거 언 감자는 개도 안 먹는건데…”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은 북한 군인들의 이런 열악한 상황이 전혀 새로운 게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3년 전 워싱턴의 한 민간단체 연설에서, 북한의 가장 심각한 인권 유린 대상은 군인들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황장엽 비서] “(정권에 대항해) 일어날 수 있는 게 누구인가? 군대입니다. 아무리 세뇌교육을 자꾸해도 군대는 원한의 뼈에 사묻혀 있거든. 한창 공부할 나이에 10년, 13년씩 김정일 위해 죽는 연습만 하다 끝나게 되면 또 탄광 등에 보내 또 그 생활을 하게 하거든. 일생을 망치게 한다구. 이 보다 더 큰 인권 유린이 없어요.”

북한 인민군 대위 출신인 김성민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 상임대표는 김정은 정권 출범을 전후해 북한 군인들의 병영생활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민 대표] “군인들은 일반적으로 군 입대하는 초기 신병교육 순간부터 내가 잘못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다 해요. 저도 그랬구요. 근데 작년부터 입대한 군인들은 너무 힘들죠. 이 삶이. 집에 있을 때는 아무리 강냉이죽 먹어도 그 환경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군대 나가서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늘 배고픔을 느끼고, 특히 겨울에는 정말 춥고 동복도 제대로 공급이 안 되니까. 특히 지금처럼 이렇게 들볶고 위장망을 뜨라, 매일 아침 비상소집하면 정말 죽을 맛일 것예요. 이런 환경에서는 분명히 태도 반응이 이상하게 나오죠.”

전문가와 소식통들은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북한 청소년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사병들 사이에 불만이 높고 군 기강도 크게 해이해 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장마당 세대는 1990년 이후 출생자들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제대로 먹지 못해 발육장애를 겪었고 국가의 배급이 아닌 장마당에 의존해 자라난 세대를 말합니다.

한국 북한대학원대학교의 이우영 교수는 ‘VOA’에, 장마당 세대의 의식은 기성세대와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우영 교수] “이들은 정말 북한의 어려운 것만 봤고 좋았던 것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들이거든요. 또 이(고난의 행군) 시기에 교육체제도 좀 허물어졌기 때문에 이념 교육이나 사상교육이 굉장히 약하게 들었갔고, 반면에 외부 문화와는 접촉이 많았기 때문에 이들은 아무래도 기존 세대들 하고는 좀 다른 정치사회적 성향을 보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이런 젊은 세대들의 입장을 배려하기 보다 충성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해 10월 김일성.김정일 동상 제막식 연설에서 당과 수령에 충실하지 못한 군인은 혁명의 배신자라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제1위원장-조선중앙방송] “당과 수령에게 충실하지 못한 군인은 혁명군대 군인으로서의 자기 사명을 다할 수 없으며 나중에는 혁명의 배신자로 굴러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조국 보위를 위해 청년 100만 명 이상이 군 입대를 자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북한 중학교 고학년들로 구성된 붉은청년근위대 등 여러 조직들이 결전태세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 정부가 이렇게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북한 청소년들의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 한동대학교 법률대학원의 원재천 교수는 14일 ‘VOA’에, 미성년이 군에 입대하면 소년병(Child soldiers)에 해당돼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말했습니다.

덴마크 등 여러 나라들은 지난 2009년 유엔 인권이사회가 실시한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군 입대 연령 뿐아니라 소년단과 붉은청년근위대 문제를 지적하며 폐지를 권고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같은 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열린 심의에서 북한의 입대 연령은 17세라고 밝혔습니다.

유엔총회가 지난 2000년 채택한 아동 무력분쟁 관여에 관한 선택의정서(OPAC)는 입대 기준을 18살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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