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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로드먼-김정은 만남 냉소적 보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왼쪽)이 28일 방북 중인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포옹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왼쪽)이 28일 방북 중인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포옹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전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김정은의 만남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체육교류 활성화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한 북한 관영언론의 보도와는 사뭇 다른 반응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전 프로농구(NBA) 스타 로드먼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만남은 `돌발적인 미국 외교사 (accidental American diplomacy)에서도 가장 이상한 (strangest) 장면’이라고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이 1일 보도했습니다.

나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로드먼은 지난 달 28일 김정은 제 1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농구 경기를 관람한 데 이어 저녁에는 만찬도 함께 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특이한 외모와 기행으로 화제를 뿌리면서 ‘농구 코트의 악동’ 이란 별명을 얻었던 로드먼이 코와 입술에 특유의 피어싱을 하고 짙은 선글라스를 낀채, 마오쩌둥식 인민복 차림의 김정은과 함께 활짝 웃으며 농구 경기를 관람한 데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 같은 광경이 아주 기괴(bizarre)했다며, 특히 북한이 최근 핵실험을 강행해 미-북 관계가 긴장된 가운데 연출돼 정도가 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어 지난 1월 세계적인 인터넷 회사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북한 주민들에 인터넷 접근을 허용할 것을 북한 정권에 설득하려고 방북했지만, 결국 최고 지도자 김정은을 만나지 못했던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로드먼이 북한에 대해 알았어야 하는 5가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로드먼의 방북을 비판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잡지는 로드먼이 북한에 도착한 뒤 자신은 `평화를 사랑하며, 북한 주민들을 사랑한다’는 내용의 트위터 메시지를 보냈던 사실을 지적하며, 로드먼은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던 인터넷을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사용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타임’은 로드먼이 방북 기간 중 어색한 발언을 연발했다며, 그 최정점은 김정일 제1위원장과 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그를 `평생의 친구”로 지칭했던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타임’은 이어 로드먼이 김정은의 궁전에서 베풀어진 10가지 코스 식사를 들고,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에 경배하면서 북한에 대해 무엇인가 배웠기를 바란다며, 5가지 교훈을 제시했습니다.

이 잡지는 북한이 수 백만 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만성적인 식량부족 국가라는 점, 굶주리는 주민들을 호전적인 핵 정책의 볼모로 삼고 있다는 점, 강제수용소 국가라는 점, 국제적인 불법 활동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마피아 국가’라는 점, 그리고 철저한 차별주의 국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외교전문지인 ‘더 디플로매트(The Diplomat)’도 ‘로드먼의 방북이 왜 핑퐁외교가 아닌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로드먼의 방북은 지난 70년대 초 미국과 중국 정상외교의 물꼬를 튼 ‘핑퐁외교’와는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는 국가 행위자간에 이뤄지는 것으로 핑퐁외교는 명백한 정치적 목표를 갖고 당시 정부의 최고위급에서 간여한 것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전문지는 로드먼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와 한담을 나눈 것이 외교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로드먼의 방북은 미국 정부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유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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