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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박 대통령, 북한에 강온 양면책"


25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는 박근혜 한국 제18대 대통령.
25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는 박근혜 한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안보의 중요성을 일차적으로 강조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도 꾸준히 모색할 뜻을 밝혔습니다. 북 핵 문제에 단호하면서도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핵실험이 민족 생존에 대한 도전이고 결국 최대 피해자는 북한 자신이 될 것이라며, 핵을 내려놓고 평화의 길로 나오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대북정책을 강경 일변도로 몰고 가진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현재 우리가 처한 안보 상황이 너무도 엄중하지만 여기에만 머물 순 없습니다. 확실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남북간에 신뢰를 쌓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습니다.”

북한에 대한 경고와 함께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이중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 “신중함을 보여주는 또는 전략적 모호성을 보여주는 그런 의미들이 크지 않나 생각하고 그 이면에선 정세 변화에 따라선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나 관계 개선을 모색할 가능성까지도 사실상 시사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3차 핵실험을 강행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에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당장 추진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녹취: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 “북한의 핵실험으로 엄중한 정국이고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서 당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이행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여지고…”

전문가들은 남북한이 핵실험 국면에서 벗어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선 그럴만한 조건들이 갖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국이 대화 정책을 추진하고 싶어도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북한이 도발하지 말아야 하고 북한이 핵 협상에서 어느 정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3차 핵실험으로 한국이 단독으로 대화를 추진하기엔 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북한이 미국과 맺었던 2.29 합의 수준으로 협상 태도를 바꿔야 남북대화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북한이 핵 개발 일변도로 나아갈 경우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도 한층 더 강경하게 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 “예를 들어 방송시간을 늘린다든지 북한 주민과 접촉을 강화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취하는 등 정권교체까지 가진 않더라도 북한 내부를 교란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이 수립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유엔 제재 결의가 중국의 반대로 그리 강력한 내용을 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1, 2차 핵실험 때와 비슷하게 제재 결의 이후 몇 달이 지나면 미-북간 그리고 남-북간 대화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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