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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전 미 국가정보국 관리 "북 핵 6자회담 복원돼야"


미국 국가정보국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비확산센터(NCPC) 전직 소장였던 조셉 디트라니(오른쪽).

미국 국가정보국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비확산센터(NCPC) 전직 소장였던 조셉 디트라니(오른쪽).

북한의 3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북 핵 6자회담은 복원돼야 한다고 전직 미 국가정보국 고위 관리가 말했습니다. 지난 해 초까지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NCPC) 소장을 맡았던 조셉 디트라니 씨는 18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9.19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대로 비핵화의 길로 가겠다고 다시 약속해야 한다면서, 일단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북한과 국제사회의 의견 차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한반도 담당 특사를 지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디트라니 전 소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미국의 가장 큰 우려사항은 뭘까요?

디트라니) 무엇보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큰 우려사항입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들을 위반한 행위인데요, 북한도 유엔 회원국인만큼 안보리의 결정을 따라야 합니다. 3차 핵실험은 과거보다 규모가 더 크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습니다. 북한이 이번 실험에 플루토늄이 아니라 우라늄을 사용했다면 핵무기 개발의 두 번째 경로를 밟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우려됩니다. 북한이 핵무기 운반수단의 핵심인 핵탄두 소형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매우 중대하고도 불행한 상황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이 가까운 시일 안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또다시 감행할 것으로 보십니까?

디트라니)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겁니다. 그리고 북한이 가야 할 길이 아닙니다. 2005년 9.19공동성명은 북한을 포함해서 6자회담 참가국들 모두가 서명했습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경제적 혜택과 안전보장,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대가로 포괄적이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긴장고조로 가는 길이 앞에 놓여 있습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불만을 품고 또다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해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 북한은 이미 지난 달에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결의에 반발해서 6자회담과 9.19 공동성명은 사멸됐고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3차 핵실험까지 했는데요, 앞으로 미국과 북한의 협상은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겁니까?

디트라니)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6자회담은 활발한 협상 과정이었고 결국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내면서 성공했었습니다. 지금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때문에 6자회담 재개가 어려워 보이지만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이 힘을 합해 북한을 회담에 복귀하게 하고, 북한도 9.19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대로 비핵화의 길로 가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권리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북한은 주권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고, 국제사회는 안보리 결의 위반일 뿐만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시험하는 수단이라는 입장입니다. 만약 이게 북한의 핵심 현안이라면, 이 문제 때문에 긴장이 고조돼서는 안됩니다. 6자회담 과정이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니라 핵심 현안을 다루는 의미있는 방식으로 복원되기를 바랍니다.

기자) 미국이 지난 해에 북한과 비밀접촉을 가졌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디트라니) 9.19 공동성명에서 참가국들 모두 6자회담 과정을 따르기로 했지만, 특정국가에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양자간에 논의하는 게 권장됐었습니다. 제가 미국이나 다른 어떤 나라에 대해서 얘기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6자회담 과정에 더해서 양자관계를 추구하는 것도 권장됐었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기자) 미국이 대북 제재를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을 상대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서 추가 도발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디트라니) 동맹국, 우방국들과 함께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이 모두 포함됩니다. 특히 중국이 북한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만큼, 북한이 현실을 직시하고 대립을 일삼지 않으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을 중단하도록 중국에 협조를 요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6자회담 참가국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도 공조해야 합니다. 유엔 안보리가 이 일을 맡아오지 않았습니까. 저는 북한이 화해의 길로 돌아와서 이미 약속했던 바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제사회에 형성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시 하고 있는 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디트라니) 새 지도자가 된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이 권력을 확실히 다지고 싶어하겠죠. 주변에 충성스런 사람들을 두고 국민 단합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국가를 이끌고 나가고 싶어할 겁니다. 김정은에게 지금은 국내 안정과 국정방향에 대한 권력층의 지지가 중요할텐데요, 그와 동시에 북한의 경제 상황과 국민 복지에 대해 매우 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식량난과 영양결핍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는 건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또 중국과의 관계도 좋게 유지해야 합니다. 지도자가 된 지 얼마 안되는 김정은으로서는 감당해야 할 과제가 정말 많은 거죠.

기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가까운 장래에 개혁개방으로 나아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디트라니) 처음에는 젊은 새 지도자 김정은이 경제개혁에 이어서 정치개혁을 단행하지 않겠냐는 희망과 기대가 있었습니다. 농업 부문에서 시범적으로나마 개혁 조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난 해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그런 희망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 12월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번에 핵실험까지 했습니다. 개혁으로 가려는 움직임은 멈춘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북한이 점점 더 대립을 일삼으면서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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