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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CNK 법률고문 "한국, 유엔 북한 조사위 설립 적극 나서야"


지난달 22일 탈북자 강철환·신동혁 씨 가족 구금상태에 대한 유엔 결정문 공개 기자회견에서 ICNK(북한 반인도범죄철폐 국제연대)의 재러드 겐서 법률고문. (자료사진)

지난달 22일 탈북자 강철환·신동혁 씨 가족 구금상태에 대한 유엔 결정문 공개 기자회견에서 ICNK(북한 반인도범죄철폐 국제연대)의 재러드 겐서 법률고문. (자료사진)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의 인권 범죄에 대한 국제조사를 촉구하면서 유엔 조사위원회 설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의 제라드 겐서 법률 고문과 함께 조사위원회 설립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고문은 인권 전문 법률회사인 ‘퍼시어스 프로젝트’와 전세계 양심수 석방운동을 펼치고 있는 인권단체 ‘프리덤 나우’ 를 이끌면서 주요 반체제 인사들을 변호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겐서 고문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겐서 고문님 반갑습니다. 현 시점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에 대한 유엔 조사위원회 설립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겐서 고문)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강력하고 명료하며, 중대한 공개 발언이 유엔 회원국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필레이 대표의 발언이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봅니다. 그 동안 ICNK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유엔을 상대로 북한에 대한 국제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습니다. 하지만 필레이 대표의 발언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더 바쁘게 정부들을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올해 6년 연속 임기 제한에 걸려 중국과 러시아, 쿠바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조사위원회 설립에 파란불이 들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현재 어떤 나라가 조사위원회 설립 결의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겁니까?

겐서 고문) 현재로서는 일본과 유럽연합이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일본과 유럽연합이 전통적으로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해 왔기 때문에 이번 결의안에 조사위원회 설립 여부를 넣는 것은 우선 이들의 몫입니다. 지금 상황은 기류가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일본이 지지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유엔 인권이사회는 유엔 안보리 표결 기준과 다릅니다.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이사국들을 잘 설득하면 채택 가능성이 높은 거죠.

기자) 하지만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겐서 고문) 중국과 러시아, 쿠바가 이사국에서 빠졌지만 여전히 참관국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중국이 조사위원회 결의가 채택되지 못하도록 강력히 로비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 나라는 또 참관국 자격으로 회의에서 발언권을 행사하며 이사국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지 이런 압박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요. 하지만 우리에겐 정말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유엔의 인권 수장이 직접 북한의 인권 범죄에 대해 국제조사를 촉구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중도적 위치의 나라들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는 명분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특히 서방세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나라들의 경우 유엔 인권 수장의 발언이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일부 나라들은 찬성을 하지 않더라도 기권이나 표결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간접적인 지지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기자) 최근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고문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조사위원회 설립 지지를 촉구하셨는데요. 미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겐서 고문) 미국은 여전히 저희에게 도전 과제입니다. 궁극적으로 미국이 조사위원회 결의에 반대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은 대북 정책에서 핵과 미사일에 거의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민주당이나 과거 공화당 행정부 모두 너무 강하게 인권 문제를 압박할 경우 핵이나 미사일 논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저는 이런 접근이 상당히 왜곡되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정부는 아직 그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와 인권단체들은 앞으로 미 관리들을 만나 조사위원회 지지를 당부하고 압박할 예정입니다. 저희는 미국이 조사위원회 설립을 공개적으로 강력히 지지하며 이사국들을 설득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비공개적으로라도 미국의 외교력을 동원해 결의 지지를 당부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것이 저희들이 수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죠.

기자) 한국 당국자는 ‘VOA’에 아직 지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조사위원회 설립이 인권 개선에 정말 효율성이 있는지도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겐서 고문) 제 생각에 그건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장거리 미사일을 두 번이나 발사했습니다. 관리소(정치범 수용소)나 다른 인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수 십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수용소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문과 처형, 강제노동으로 죽어 갔습니다.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행동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 70년 전 미국은 독일 나치 정권의 악명높은 강제수용소의 존재를 알면서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가는 기차 철로를 폭파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유대인들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물론 그 때의 상황과 북한이 다르다는 것을 저는 이해합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같은 민족인 한국이 북한 주민들의 그 엄청난 고통을 들어주고 국제사회에 그 심각성을 제기하지 않으면 누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형제자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어떻게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기자) 사실 유엔 조사위원회란 말 자체에 낯선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는 겁니까?

겐서 고문) 유엔의 조사위원회는 일반적으로 대학살이나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인종청소 등 잔혹 행위에 대해 유엔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대응 방안을 찾는 겁니다. 외부의 간섭없이 독립적으로 조사해서 책임을 묻고 유엔에 대응 방안을 권고하는 거죠. 유엔에서는 안보리와 이사회, 유엔총회 이렇게 세 기구가 자체적으로 결의를 통해 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습니다. 위원회는 일반적으로 국제법 전문가와 대상국 전문가, 그러니까 북한의 경우 북한 전문가 등 3 명으로 구성됩니다. 유엔인권최고사무소는 인력과 자금을 제공하며 조사위원들의 모든 활동을 지원합니다. 위원들은 관련국들을 방문하고 증인들을 면담해 장문의 실태 보고서를 작성해 유엔에 제출합니다.

기자) 지금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다양한 기구와 보고서들이 있는데, 무엇이 다른 겁니까?

겐서 고문) 유엔이 훨씬 높은 차원에서 인권 범죄에 개입하는 겁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제사회가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엔의 ‘실질적인 개입 조치’ 라고 볼 수 있죠. 물론 조사위원회가 설립됐다고 해서 바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조사위원회를 통해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식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나 군사개입 등 다른 조치들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이런 과정들이 중장기적으로 북한 정권에 경각심을 불어 넣어 인권 범죄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압박이 될 수 있는 것이죠.

기자) 끝으로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어떤 권고를 하고 싶으십니까?

겐서 고문) 지도자 김정은은 할아버지, 아버지와 다른 노선으로 갈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당장 극적으로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김정은은 선택해야 할 겁니다. 북한 주민들의 권리를 회복시키면서 국제사회에 편입될 것인지 아니면 일부 독재자들처럼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돼 범죄자로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위험을 자초할지 선택해야 할 겁니다. 아직 너무 늦지 않았습니다. 저는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국제조사 촉구가 지도자 김정은에게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는 경종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 조사위원회 설립을 촉구하고 있는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ICNK) 제라드 겐서 법률고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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