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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인 북송 다룬 영화, 일 영화제 수상


영화 '가족의 나라'

영화 '가족의 나라'

일본에서 재일한인 북송문제를 다룬 영화가 지난 해 최고 영화로 뽑혔습니다. 재일한인 2세 감독이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재일한인 2세 양영희 감독이 만든 영화 '가족의 나라'가 영화 전문지 ‘키네마준포’가 뽑은 지난 해 ‘일본최고영화’로 선정됐습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열연한 여주인공은 개인상 부문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뽑혔습니다. 시상식은 오는 10일 열릴 예정입니다.

1924년에 시작된 이 영화상은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고 신뢰받는 영화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이 영화는 지난 해 제6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제10회 파리시네마영화제에서 마음을 울리는 영화상, 제4회 오렌부르크국제영화제 대상, 제13회 아시아티카영화제 관객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양영희 감독은 지난 해 VOA와의 인터뷰에서, 재일한인 북송문제를 다룬 이 영화 ‘가족의 나라’에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양영희 감독] “ 오빠가 잠깐 일본에 돌아왔어요. 일주일 간의 체류 이야기를 영화로 한 것이 가족의 나라인데요….”

1964년에 오사카에서 태어난 양 감독은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 간부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1971년에 당시 10대였던 오빠 3명이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건너갔습니다. 이 가운데 종양이 생긴 막내 오빠가 치료를 받기 위해 일본에 잠깐 귀국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 것입니다.

이번 영화는 세 오빠를 북한으로 보낸 아버지와 북한에서 태어나 자란 조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디어 평양'과 '굿바이, 평양'에 이은 양 감독의 3번째 영화이자 첫번째 극영화입니다.

[녹취: 영화의 한 장면]

영화 ‘가족의 나라’는 어느 날, ‘성호’라는 이름의 40대 초반의 북한 남성이 일본에 도착하면서 시작됩니다. 재일한인 북송사업의 일환으로 16살의 나이에 북한으로 갔던 주인공이 신병 치료를 위해 3개월 간 특별허가를 얻어25년 만에 가족을 찾은 것입니다.

재일한인 북송사업은 1959년 12월, 재일한인 9백75명이 일본 니가타항에서 북한 청진으로 가는 북송선에 몸을 실으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로부터 25년에 걸쳐 일본인 6천 6백여 명을 포함한 9만 3천여 명이 '귀환 사업'이란 명목 아래 북한으로 갔습니다. 재일한인들은 북한이 지상낙원이라는 선전에 기대를 갖고 북한으로 건너갔지만 상황은 정반대였습니다.

영화 주인공 성호는 조총련의 지역 간부인 아버지와 커피숍을 운영하는 어머니, 일본어학교 강사인 여동생, 그리고 숙부 등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 일본 맥주는 참 맛이 좋다는 말로 재회의 기쁨을 표시합니다.

[녹취: 영화의 한 장면]

하지만, 평양에서 함께 온 감시원 한 명이 늘 따라다니기 때문에 성호의 행동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게다가 당국의 지시로 여동생에게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정리해 보고하는 일, 즉 공작원 일에 흥미가 없느냐는 부탁까지 하게 됩니다.

성호는 병원에서 뇌종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아버지는 체류기간 연장을 위해 노력하지만, 평양에서는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즉시 귀국하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녹취: 영화의 한 장면]

성호는 놀라는 가족들에게 북한에서는 그런 일들이 항상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여동생에게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만큼 원하는 삶을 살라고 말하고는 북한으로 돌아갑니다.

양 감독은 가족이 편하게 만날 수 없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영희 감독] “ 가족이 가족으로서 있을 수 있는 자리,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어디일까? 없는 거예요 가족의 나라가. 가족의 나라란 없어요”

한편,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한국 관객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던 이 영화는 오는 3월 7일 한국에서 정식으로 개봉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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