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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 케네스 배씨, 조만간 재판 회부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북한에 관광 목적으로 입국했다가 억류됐다. 배 씨가 방문했던 북한 라선시. (자료사진)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북한에 관광 목적으로 입국했다가 억류됐다. 배 씨가 방문했던 북한 라선시. (자료사진)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가 곧 재판에 회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3박 4일간의 북한 방문 활동을 마치고 지난 11일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들은 전날 베이징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또 “북한 관리들이 배 씨의 건강이 양호한 상태라고 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배 씨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북한 당국이 배 씨에게 아들의 편지를 전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해 온 배 씨는 지난해 11월 3일 관광객 5명과 함경북도 나진항에서 원인 불명의 이유로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억류 당시 라선시에서 관광목적으로 입국했던 배 씨가 ‘반공화국 적대범죄’를 저질러 해당기관에 억류됐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혐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법과대학원의 노정호 교수는 배 씨가 받은 반공화국 적대범죄 혐의는 북한에서 형사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노정호 컬럼비아대 교수] "북한에서 반국가행위에 대한 죄라는 것은 북한 형사법에서 적용을 받는데, 일단은 죄 자체가 중한 죄이기 때문에 아주 엄한 벌에 처하게 됩니다. 사형까지 포함할 수 있는 그런 죄죠. 그런데 문제는 그 죄 자체가 굉장히 애매하고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그 죄에 대한 본질을 알 수 있는 기회는 상당히 없습니다."

북한 법과 체제 전문가로서 북한에 수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는 노 교수는 반국가행위 혐의에 대한 법적인 절차를 외부에서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노정호 컬럼비아대 교수] "재판 절차도 투명성이 굉장히 결여돼 있고, 공개적으로 재판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 형사상에서 어떠한 절차에 의해서 어떤 식으로 처리되는지 그건 알기 어렵습니다."

배 씨가 왜 억류됐는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소속 '스탠톤 핵안보 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문제가 된 소지품이 배씨의 것도 아닌데 배씨가 여행사 대표라는 이유로 억류됐다며, 상황과 혐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박 연구원] "Mr. Bae as a leader of the tour group was not being seen as one who would be responsible. The specific details of this trial still remain quite unclear..."

이런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가 배씨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는 구글 방북단의 이번 방문이 배 씨 석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그 전 대사] "I think the Richardson-Schmidt visit was very helpful..."

그레그 대사는 또 향후 누가 배 씨의 석방을 위한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할 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그 동안 미국이나 캐나다 국적의 한인들을 여러 번 억류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래 배 씨는 5번째로 억류된 미국인입니다.

지난 2009년 3월에는 한국계 미국인 여기자인 유나 리씨가 동료 기자와 두만강 근처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던 중 북한 군인에게 잡혔습니다.

이들은 북한에 142일간 억류돼 세 번의 재판 끝에 12년 노동교화형을 판결 받았으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으로 풀려났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배 씨의 석방을 위해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한 당국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외무부 대변인실측은 지난 10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배 씨의 신병 처리 문제의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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