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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혹한 속 '인공풀판' 조성...실효성 의문

  • 최원기

벌판을 대규모축산기지로 바꾸기 위한 군민연환궐기모임이 지난달 4일 북한 세포군과, 평강군, 이천군에서 각각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벌판을 대규모축산기지로 바꾸기 위한 군민연환궐기모임이 지난달 4일 북한 세포군과, 평강군, 이천군에서 각각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축산기지를 만들겠다며 대규모 ‘인공풀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버지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부터 강원도에 축산기지를 건설하겠다며 강원도 일대에 ‘인공풀판’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돌격대와 군인들을 동원해 언 땅을 깨고 흙을 고르며 개간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갑작스런 축산기지 건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여름 평안남도에 있는 ‘운곡지구종합목장’을 둘러봤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때 목장을 돌아본 뒤 축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목장에서 소고기와 우유를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우량품종의 소를 더 많이 육종해야 하다고 지적하시었습니다.”

탈북자 이숙씨는 북한 당국이 축산업을 강조한 것은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숙] “스위스처럼 풀판을 만들어 염소나 양을 키우자는 것은 김정일위원장 시절부터 나왔던 얘기입니다.”

북한 농업과학원에 근무하다 90년대 중반 한국으로 망명한 이민복 씨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실패한 교시를 되풀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이민복] “풀과 고기를 맞바꾸라는 얘기는 김정일 때도 그랬고 김정은도 그렇고, 3대째 같은 소리를 계속하고 있는데, 해결하지 못할 겁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축산업을 장려한 것은 지난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고난의 행군’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사망하자 김 위원장은 ‘풀과 고기를 바꾸자’는 구호를 내걸고 축산업을 강조했습니다.

노동신문’은 97년과 98년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초지 조성과 축산업 발전’을 강조했으며, 김 위원장은 99년 축산업을 ‘전 군중적 운동’으로 전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 전역에서는 소와 염소 목장이 꾸려지고 토끼와 염소 목장도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축산 장려정책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되고 말았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의 말입니다.

[녹취: 권태진 부원장] “북한 축산업이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95년도가 가장 힘들 때여서 사육 두수가 줄었고요, 그 후 좀 늘었는데 곡물을 먹는 돼지는 안 늘고 풀을 먹는 토끼와 염소가 좀 늘어났습니다. 일종의 부업 축산이죠, 본격적인 축산이라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축산정책이 실패한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소나 염소를 키우려면 풀판이 있어야 하는데, 풀판 조성이 안됐다는 겁니다. 다시 권태진 부원장의 말입니다.

[녹취: 권태진 부원장] “초지가 그냥 마련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풀씨가 있어야 하고, 비료, 거름을 줘서 가꿔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현지 지도를 가면 초지를 잘 가꿔야 한다고 하지만 이것 자체가 말로만 끝나는 거죠.”

또 다른 이유는 ‘사료’ 입니다. 북한처럼 겨울이 긴 곳에서 소와 돼지같은 가축을 키우려면 사료가 보장되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사료는 보장하지 않으면서 ‘가축을 키우라’는 지시만 내렸다고 이민복 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이민복] “사람이 먹고 남아야 사료를 만드는데, 사람이 먹을 것도 없는데 무슨 사료를 만들어요. 그럴 수준이 아니에요. 대신 풀이라도 많아야 하는데 그럴 초원도 없어요.”

미 남부 조지아 주립대학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그레이스 오교수는 북한이 식량난을 해결하려면 국영농장을 폐지하고 가족농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오 교수> "PROVEN BY HISTORY…"

역사적으로 협농농장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증명이 끝났다는 겁니다.

중국도 지난 1970년대말 협동농장 대신 가족농제를 채택해 식량문제를 해결한 바있습니다.

VOA 뉴스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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