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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간지, 당국 검열 항의 파업…아베 신조 일본 총리, 본격 우경화 움직임


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먼저 이 시간 주요 뉴습니다. 중국 광저우의 한 주간지 기자들이 당국의 검열에 항의해 이례적으로 파업에 나선 가운데 현지 지식인들이 동조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에서 주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불신감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충돌이 증가하고 있다고 중국 사회과학원이 밝혔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새해 처음 열린 자민당 회의에서 기미가요를 부르는 등 우경화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가 아사드 대통령이 제시한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을 일축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먼저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당국의 언론 검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광둥성에서 발간되는 ‘남방주말’이라는 주간지의 일부 기자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신년 특집기사를 광둥성 선전부 관리들이 개입해 임의로 수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3일 자신들이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시정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경영진을 압박해서 기자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거짓성명까지 발표하게 했다며, 7일 파업을 선언하고 사옥 앞에서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진행자) 시위가 크게 벌어졌나요?

기자) 중국 인터넷 매체 등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기자들을 포함해 수 십 명이 ‘남방주말’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고요, 일부는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는 푯말도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고요. 공안들이 배치됐지만 시위를 저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그 동안 정부의 토지 몰수나 기업의 노동착취에 항의하는 시위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은 전해 드렸었는데요. 언론인들이 검열에 항의해 시위를 벌인 건 처음인 것 같은데요?

기자)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신문은 이번 사태를 보도하면서, 중국 주요 신문의 편집기자들이 공개적으로 파업을 벌이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파업에 나선 기자들은, 당국이 임의로 자신들의 기사를 수정했다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기자들에 따르면 당초 신년 특집기사에는 새 공산당 지도부에 비판적인 내용도 일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광둥성 관리들이 임의로 기사 제목을 바꾸고 내용도 사실과 다르게 대폭 수정했다는 건데요. 그래서 지난 3일 처음으로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항의 서한을 올렸습니다. 이후 이 회사의 전직 기자들이 가세해, 과거에도 1천 건 이상의 기사가 당국에 의해 삭제되거나 수정됐다고 폭로했습니다.

진행자) 당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광둥성 정부는 논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방주말’ 회장 우웨이 명의로 기자들의 주장을 부인하는 성명이 나왔는데요,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습니다. 기자들이 더욱 강력히 항의하고, 중국과 타이완의 일부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광둥성 해당 관리들의 해임을 청원하는 인터넷 서명까지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우 회장도 자신이 작성한 성명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글을 다시 게재했고요. 이런 가운데 ‘남방주말’ 편집기자들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편집 업무를 하지 않겠다며,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다른 매체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나요?

기자)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관영 ‘환구시보’가 ‘남방주말’ 기자들의 입장을 반박하는 기사를 싣고 있는데요. 문제가 된 내용은 광둥성 선전부가 수정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또 이번 사태가 회사와 상관 없는 퇴직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남방주말’의 내부적 분열로 빚어진 일로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시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불신도 늘어나면서 사회적 충돌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군요?

기자) 중국 사회과학원이 7일 발표한 보고서에 실린 내용입니다. ‘사회심리 상태 남서’란 제목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경제발전으로 사회계층이 분화됐고, 각 계층의 요구가 이제 개인을 넘어 집단적 행동이나, 충돌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빈곤층이 급격히 극단화됐고, 이런 상황이 중국사회 전체의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각 계층의 요구가 집단행동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한다는 겁니까?

기자)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주거 문제를 비롯해서 의료, 건강이나 환경, 교통, 식품안전 같은 생활조건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요. 정치참여 요구도 점차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 계층간 이질감과 집단행동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마찰이나 충돌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사회과학원이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았었나요?

기자) 지난 달 발표한 ‘2013년 중국사회 청서’ 였는데요. 당시 보고서에서도 중국에서 사회갈등이 심화되면서 최근 수 년간 매년 수 만 건, 많게는 10만 여 건의 시위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었습니다. 보고서는 시위의 가장 큰 원인은 지방 정부의 토지 강제수용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이라고 분석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일본 관련 소식입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국가를 불러서 파문이 일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베 총리가 7일 자민당 전체회의를 열면서 ‘기미가요’를 불렀다고 합니다. 기미가요는 일왕을 찬양하는 내용인데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지됐다가 지난 1999년에 다시 일본 국가의 지위를 얻기는 했지만, 공식 행사에서 부르는데 대해서는 일본 사회에서조차 논란이 있습니다. 일본 교사들이 공식 행사에서 기미가요를 부르게 하는 것을 금지시켜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적도 있고요.

진행자) 그런 기미가요를 아베 총리가 왜 부른 겁니까?

기자) 아베 총리는 자민당 회의에서 기미가요를 부른 후에, 이제 일본 정부는 기미가요를 부를 수 있는 정당으로 정권이 바뀌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확실히 일본을 되돌리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일본을 되돌리자’는 구호는 자민당이 지난 달 총선에서 내걸었던 공약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과 북한, 중국 등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주변국들은, 최근 일본의 이런 우경화 움직임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인도로 가보겠습니다. 여대생이 버스에서 집단 성폭행과 구타를 당하고 사망한 사건으로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벌어졌었는데…이 사건의 피고인 5명이 처음으로 법정에 출두했군요?

기자) 네. 7일 인도 뉴델리 법원에서는 이들에 대한 비공개 심리가 열렸습니다. 범행에 연루된 피고인은 모두 6명인데요. 이 중 한 명은 17살이라서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이고요, 19살에서 35살 사이인 나머지 피고인 5명만 법정에 나왔습니다.

진행자) 법원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법원은 취재경쟁과 항의 시위를 이유로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했는데요. 법원 주변에는 취재진이 몰려서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느라 소동이 벌어졌고요. 또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인도 법원은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의식한 듯 재판을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데요. 7일 심리에서 피고인들에게 살인과 집단성폭행 등의 혐의가 담긴 사건기록부를 제시했고요, 오는 10일 심리를 재개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피해 여대생이 치료 중 사망하면서 더욱 충격을 줬는데요. 만약 피고들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됩니까?

기자) 이번에 법정에 선 5명은 최고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17살 피고인은 청소년으로 분류가 확정될 경우 최고 3개월간 소년원 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인도 정부는 현재 성폭행 등 잔혹한 범행을 성인과 함께 저지른 청소년의 경우 성인과 같은 법정에서 재판받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내전 사태 해결 방안을 제시했는데, 미국 등 국제사회가 일축했군요?

기자) 네, 아사드 대통령은 6일 연설에서, 시리아가 외부의 적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새 정부 구성과 사면 등을 사태 해결책으로 제시하면서, 정작 반군 측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아사드 대통령의 해결책은 비현실적이며 권력을 내놓지 않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아사드 대통령이 정당성을 잃었다며 거듭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반군 측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아사드 대통령이 사태의 평화적 해법을 거부했다며 즉각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정부 군은 아사드 대통령의 연설 이후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7일 다마스쿠스와 알레포 등에서 탱크를 앞세워 반군 점령 지역을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300명을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 그 동안 많은 주민들이 유혈 사태를 피해 인근 터키로 넘어가지 않았습니까. 숫자가 공개됐군요?

기자) 터키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터키에 머물고 있는 시리아 난민은 15만 2천 명에 달합니다. 사실 그 동안 시리아에서 터키로 간 난민 수는 21만 명이 넘지만 이 중 6만여 명은 다시 시리아로 돌아갔다고 하는데요. 터키 당국은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임시 거처와 음식, 보건 외에도 교육과 종교 등 사회적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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