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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미 무인기 구매 내년 초 재검토


미국 국방부가 한국에 판매하려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미국 국방부는 지난 21일 글로벌호크 4대를 한국에 판매하겠다는 의향을 의회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자료사진)
미국 국방부가 한국에 판매하려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미국 국방부는 지난 21일 글로벌호크 4대를 한국에 판매하겠다는 의향을 의회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가 미국의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도입을 내년 초에 다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제시한 판매금액과 한국군의 예산이 맞지 않아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사업추진방식을 경쟁구도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26일 글로벌호크급 무인정찰기 도입 사업의 추진 방식을 내년 초에 재검토할 것이며 특정 기종만이 아닌 다른 기종도 사업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 정부는 글로벌호크 만을 구매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면서 경쟁 구도로 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쟁 기종을 검토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런 방침은 지난해 10월 한국국방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은 한국 군이 요구하는 작전성능, ROC를 수정하게 되면 다른 기종도 도입할 수 있다면서 사업추진의 기본전략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사실상 사업추진방식을 경쟁구도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안보포럼 양욱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양 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히 경쟁 구도로 만들어서 가격 협상의 여지가 있어야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국방예산이 앞으로 만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어떤 식으로 하던지 간에 경쟁 구도로 만들어서 가격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으려고 할 겁니다.”

미 국방부는 의회에 글로벌호크 4대의 판매가격을 12억 달러로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이미 지난 10월 제시한 7억 5천만 달러 이하여야 하며 원하는 가격과 조건이 맞아야 협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방위사업청 관계자 역시 가격 협상에서 예산을 크게 초과하면 글로벌호크를 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방부가 밝힌 12억 달러는 한국 군 예산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내년 초 사업추진 방식이 경쟁구도로 확정된다고 해도 고고도 무인정찰기는 2017년 이후에나 한국에 도입될 수 있어 대북 감시정찰 공백이 우려됩니다.

한국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는 2015년까지 고고도 무인정찰기를 도입해 북한 전역을 정밀 감시할 계획이었지만 미사일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글로벌호크급 무인기 수출을 금지한 미사일기술통제체제 규정 등으로 일정이 늦춰졌습니다.

글로벌호크는 20km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등의 활동으로 지상의 30c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 수준급의 무인정찰기입니다.

작전 비행시간은 최대 42시간, 작전 반경은 3천km나 돼 유사시 북한 전역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전역을 정찰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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