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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3차 핵실험 가능성 촉각


지난 6월 위성으로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위성사진. (자료사진)
지난 6월 위성으로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위성사진.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3차 핵 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핵 실험까지 밀어붙여 사실상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류우익 한국 통일부 장관은 14일 국회에 출석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류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 후 핵 실험을 한 전례가 있고 로켓을 발사하는 목적도 핵탄두 운반수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류우익통일부 장관] “뒤에 핵 실험이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아주 크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또 그동안 우리들이 가진 정보를 종합해 보면 핵 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상당히 진전시킨 상태에 있습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앞서 12일 지난 여름 태풍으로 훼손된 함경북도 풍계리 실험장 시설이 모두 복원돼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단기간 안에 핵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2006년 7월과 2009년 4월 장거리 미사일을 쏘고 나서 각각 석 달 뒤와 한 달 뒤 핵 실험을 감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군 당국은 풍계리 핵 실험장에 대한 감시 수준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관계자는 그러나 당장 핵 실험이 임박했다는 어떤 조짐이 포착된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북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실험의 기술적인 완성을 위해서든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정치적 계산에서든 대체로 3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홍현익 박사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기 때문에 여세를 몰아 3차 핵실험까지 감행함으로써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욕심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홍 박사는 다만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수위와 미국과의 실효성이 있는 물밑 대화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홍현익 세종연구소 박사] “북한으로선 사실 양단간에 카드를 갖고 있다가 미국을 위주로 해서 강력한 제재가 일어난다면 이번이 3차 핵실험을 해서 실질적인 핵을 보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 국방연구원 신범철 박사도 3차 핵실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면서 다만 2기 오바마 미 행정부가 정식 출범하고 대북 정책이 구체화된 뒤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신범철국방연구원 박사] “내년 3월까진 안 할 것 같아요. 협상카드로 활용해야지 써버리면 협상카드가 없어지거든요. 대화를 하려면 핵 실험을 카드를 갖고 제재를 다시 완화하는 방향으로 합의하려고 할 거거든요”

한편 국방연구원 함형필 박사는 한반도 관련국들에 모두 새 정권이 들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경제난을 부분적으로나마 해결하기 위해선 대외관계를 한층 악화시킬 핵 카드를 섣불리 쓰진 않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녹취: 함형필국방연구원 박사] “아직 중국이나 미국의 오바마 2기 정부 또 한국의 신정부를 앞둔 현재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건 스스로 정권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자가당착적인 조치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함 박사는 그러나 북한이 동북아시아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관계를 활용해 과감한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여지는 더 커진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다면 이전처럼 플루토늄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농축 우라늄을 사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의 양이 제한돼 있는데다 농축 우라늄 방식은 은닉과 보관이 쉬워 그만큼 미국에 더 큰 압박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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