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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로켓 발사로 대미 협상력 높아져"


12일 한국 서울역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소식을 지켜보는 주민.
12일 한국 서울역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소식을 지켜보는 주민.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 완성에 한 발짝 다가선 것으로 보고, 미국에 대한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내부적으론 김정은 체제 안착의 계기로 삼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자들과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의 ‘은하3호’가 3단까지 정상적으로 분리되고 탑재물이 궤도에 정상진입한 만큼,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완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채연석 박사입니다.

[녹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채연석 박사] “모든 부분이 정상적으로 작동한 만큼 그동안 발사했던 것 중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ICBM을 만드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에 대한 성능 시험은 이번에 충분히 됐다고 판단되구요. 이런 기술을 충분히 응용하면 훨씬 멀리 갈 수 있는 로켓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번 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가 만 3천 km이상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 4월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뒤 해외로부터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수 차례 성능 개선 시험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미국의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추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다른 나라들이 옴짝달싹 할 수 없이 북한을 핵 보유국이자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국으로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거죠. 미국과 동등하게 핵군축 협상을 하거나 대륙간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하자라는 식으로 강하게 주장하려 할 수 있는 거죠.”

내부적으론 지난 4월 실패를 만회함으로써 김정은 체제 안착과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김정은 체제 1주년의 축포 성격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선전 군중대회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다가 발사가 성공하자 전격 공개한 것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함에 따라 한동안 제재가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북한과의 협상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인제대학교 김연철 교수입니다.

[녹취: 한국 인제대학교 김연철 교수] “현재 미국이나 한국이 이미 북한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어 별도의 제재를 한다 하더라도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고,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핵무기 성능 향상과 사거리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전략적 인내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려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될 경우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등이 강화될 경우, 북한이 과거처럼 핵실험이나 군사 도발이라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한 뒤 석 달 만에, 2009년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한 달 만에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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