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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 군사 전문가 버뮤데즈 “북한 2-3주내 미사일 발사 가능”


올해 8월 28일 '디지털글로브'가 제공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 지점을 촬영한 위성사진 (자료사진).
올해 8월 28일 '디지털글로브'가 제공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 지점을 촬영한 위성사진 (자료사진).
북한이 2-3주 안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 글로브’ 소속 전문가는 VO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디지털 글로브’ 분석 센터의 조셉 버뮤데즈 선임 분석가를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먼저 동창리 미사일 기지 현재 상황부터 전해 주시죠.

버뮤데즈 연구원)지난 몇 주간 주목할만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지난 4월 북한이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하기 직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기자)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그런가요?

버뮤데즈 연구원) 우선 사람과 차량이 부쩍 늘었습니다. 트럭, 트레일러 등이 발사 시설 주변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는 건데요. 특히 발사대 인근 두 곳의 관측소 앞에 수많은 차량이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관측소 본관은 공사중이구요. 발사대 앞에서도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연료와 산화제 저장소 부근에도 많은 트럭과 트레일러가 보이는데, 그 앞엔 새로운 천막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 건물들 근처엔 이동식 연료. 산화제 탱크가 보이고, 미사일이나 로켓을 조립하는 수평조립시설 앞엔 대형 트럭과 트레일러가 주차돼 있습니다. 바로 옆에 새로 건설된 기차역에선 하역 작업 움직임도 있구요.

기자) 앞서 로켓 부품을 실은 화물열차가 평양에서 동창리 기지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있었거든요. 열차가 도착한 건지, 혹시 확인이 되나요?

버뮤데즈 연구원) 열차가 도착하는 모습은 못봤습니다. 하지만 보도가 정확하다면 열차가 이미 동창리 기지에 도착했겠죠. 앞서 수평조립시설 앞에 대형 트럭과 트레일러가 보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걸 보면 최근 아주 큰 물체가 이 곳으로 옮겨진 걸로 보입니다. 실제로 기차역에서 수평조립시설까지 땅위로 바퀴자국이 선명합니다.

기자)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선 계측장비와 레이더가 설치돼야 할 텐데요. 그런 흔적도 보입니까?

계측장비와 레이더망은 2개 그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발사 시설에 설치되는 게 있구요, 여기서 놓치는 신호를 잡아내기 위해 원거리에도 설치돼야 합니다. 만약 동창리 기지에 계측장비와 레이더가 설치됐는지 묻는 질문이라면, 11월23일과 26일 위성사진에선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직전 사진을 보면 발사대보다 위쪽 지역에 통신 안테나로 보이는 물체가 지붕 위에 놓여있는 게 보입니다. 그런데 23일, 26일 사진엔 이게 큰 방수포로 덮혀 있습니다. 앞서 4월 위성사진엔 다른 지역에 레이더가 설치돼 있는 게 보였거든요. 그런데 11월 23일 사진엔 대형 트레일러가 방수포를 덮은 물체를 싣고 있는 게 포착됐습니다. 26일 사진엔 이 트레일러마저 사라지구요. 레이더가 있던 바로 그 지점이어서 이게 과연 뭘 의미하는 것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기자) 2주전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분석한 동창리 미사일 위성사진이 주목받았습니다. 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최근까지 로켓 엔진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는 관측이었는데요. 같은 결론을 내리셨는지요?

버뮤데즈 연구원) 저흰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38노스’ 측은 로켓 엔진 화염이 지나가는 참호에 주황색 얼룩자국이 선명하다는 걸 근거 중 하나로 제시했는데요. 이 색깔을 분석한 결과 수직엔진시험대 주변의 흙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험대가 젖어 있는 것도 보였구요. 당시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까 위성사진 날짜 바로 직전에 비가 왔더군요. 따라서 흙이 폭우에 씻겨 참호에 얼룩을 남긴 걸로 보입니다. 또 엔진시험을 하면 주황색이 아니라 검은색에 가까운 얼룩이 길게 남습니다. ‘38노스’ 측이 제시한 또다른 증거는 주변 식물들이 타들어간 듯한 모습이라는 건데요. 이 역시 새로운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보였던 흔적입니다.

기자) 정말 다른 분석을 하고 계시군요. 북한의 로켓 발사 시기를 앞으로 3주 내로 잡으셨습니다. 빠르면 그렇다는 건가요?

버뮤데즈 연구원) 북한의 과거 움직임을 보면, 그들이 원할 경우 앞으로 3주 내에 발사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여긴 큰 변수들이 있습니다. 북한의 과거 로켓 발사가 순수히 실용적 이유로 이뤄진 적은 한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국내외 정세를 포함한 정치적 환경을 늘 고려해 왔죠. 앞으로 3~4주 안에 한국에선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북한과 일본 간 양자회담도 걸려있구요. 게다가 이번 미사일 움직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이런 변수들을 모두 고려해 발사를 앞당길 수도, 늦출 수도, 혹은 아예 취소해 버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기자) 그런 정치적 요소를 모두 배제하고 기술적 측면만 보면 3주 안에 발사가 가능하다, 그렇게 이해하면 되나요?

버뮤데즈 연구원) 2~4주 사이로 봅니다. 외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난 4월 로켓 발사가 실패한 원인을 북한이 너무 서두른 데서 찾고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1백회 생일에 맞추느라 조급했다는 거죠. 북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면 발사 전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겁니다. 북한이 전력을 다한다면 2주 안에도 발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지체된다면 6주까지도 걸릴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주는 기술적 시사점은 뭘까요?

버뮤데즈 연구원) 이번 발사 움직임은 분명히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북한의 과거 4차례 로켓 발사 사례를 보십시오.
1998년 발사로부터 2006년 발사까지 8년 걸렸죠? 그리고 2009년까진 3년이 걸렸습니다. 올해 4월까지 다시 3년이 걸렸구요. 그리고 불쑥 7개월 만에 다시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겁니다. 발사체가 미사일이든 위성이든 이건 북한의 관련 생산 시설과 준비 능력에 상당한 시사점을 줍니다. 북한이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로켓 발사 시도를 하는 건 처음이니까요. 새로운 잠재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미국 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 분석 센터의 조셉 버뮤데즈 선임 분석전문가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과 전망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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