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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결의안 통과, 국제사회 공감대 반영"


올해 9월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자료사진)

올해 9월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자료사진)

북한인권결의안 통과 의미 등 이모저모에 관해 김영권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다음달 유엔총회 본회의 통과 과정이 남아 있지만 형식적 절차이기 때문에 사실상 8년 연속 결의안이 채택됐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 의미를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기자)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을 국제사회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게 유엔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유엔 주재 노르웨이 대표부는 어제(27일)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인 트위터를 통해 결의안이 표결없이 합의로 통과됐다는 속보를 전하면서 이는 ‘역사적-Historic’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특정 국가의 인권상황에 대해 표결이 필요없을 정도로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란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부 나라들이 어제 회의에서 결의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들 나라들은 북한에 인권유린이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을 옹호한 게 아니라 대부분 특정국가에 대한 결의안에 반대한다는 근본적인 원칙을 주장한 겁니다. 이런 주장은 제3세계 국가들이 주도하는 비동맹 운동(쁠럭 불가담 운동)이 내세우는 기본 원칙입니다. 내정 간섭일 수 있으니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많은 비동맹 운동 회원국들과 참관국들이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했고 일부는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거죠?

기자) 북한의 개탄스런 인권 상황을 옹호할 구실을 찾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표결을 계속하면 압도적인 표차 때문에 자신들에게 쏟아질 부담이 너무 크다는 거죠. 북한인권결의안은 작년에 제3위원회에서 112개국이 찬성했고 유엔총회 표결에서는 123개국이 찬성해 채택됐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인 이란에 대한 인권 결의안은 올해에도 표결에 부쳐져 83개국만이 찬성해 채택됐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결의안에 이렇게 강한 지지를 보냈지만 일각에서는 결의안 내용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결의안이 사실상 지난 2005년 부터 8년 연속 통과됐는데 북한의 인권 상황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고 일부는 오히려 더 악화됐다는 지적입니다. 결의안이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 개선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따라서 유엔이 구속력 있는 보다 강력한 결의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국제인권단체들과 유럽의회는 대안 가운데 하나로 유엔 조사위원회 구성을 강하게 촉구했는데 이번 결의안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 국제인권단체들 뿐아니라 정치범수용소 출신 등 많은 탈북자들이 서명까지 하면서 유엔에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었는데, 결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강력한 절차 보다는 우선 유엔 회원국들의 지지를 늘려 공감대를 이루는 게 급선무라는 인식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부르킹스연구소의 로버타 코헨 객원선임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코헨 연구원] “If you change the text of resolution and make it include commission…”

기존의 결의안에 대해 찬성국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내용을 바꾸거나 조사위원회 구성 같은 강한 문구가 포함될 경우 지지하는 나라가 줄어들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래서 결의안 내용이 작년과 거의 같은 것이군요. 그럼 사상 처음으로 제3위원회에서 표결없이 결의안이 통과 됐는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 당국에 인권 개선을 압박하는 강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유엔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조사한 신뢰있는 보고서들에 대해 포괄적 검토 후 후속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는데요. 다루스만 보고관은 포괄적 검토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를 내년 2월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제3위원회 보고회에서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사위원회 구성 보다는 유엔인권기구의 주요 분야 특별보고관들이 공동조사를 하는 ‘특별 절차’ 가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별보고관들의 공동 보고서에 따라 조사위원회 같은 보다 강한 조치들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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