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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기지에 이상 징후 포착


올해 4월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의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 (자료사진)
올해 4월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의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 (자료사진)
북한의 미사일 기지에서 수상한 징후가 포착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준비 작업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23일 ‘VOA’에 북한의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기지로 화물을 운반하는 기차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부품들이 운반됐을 가능성과 관련해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로 판단하긴 이르지만 그런 정황이 잡혔기 때문에 미국과 함께 특이 동향들을 주시하면서 관련 정보들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 신문은 23일 미국이 이달 초 평양시 산음동에 있는 무기 공장에서 미사일 부품으로 보이는 화물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 조립동으로 운반되는 장면을 위성사진으로 포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위성에 포착된 화물의 모습은 지난 4월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사일 기지의 수상한 조짐은 앞서 지난 12일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드러났었습니다.

연구소는 북한이 지난 4월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뒤 성능개선을 위해 로켓 엔진 시험을 적어도 두 차례 실시한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더욱이 북한은 평화적 목적의 실용위성 발사체라며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혀왔습니다.
지난 15일 유엔 총회에서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보다 우위에 있는 보편적인 국제법률에 따라 자주적인 우주 이용 권리 차원에서 각종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의 북 핵 전문가 함형필 박사는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함형필 국방연구원 박사] “거기서 엔진테스트 활동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 상황이라면 만약에 실제 몸체가 이동됐다면 발사하려는 것 말고는 옮길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부품을 옮긴 뒤 20일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점을 고려할 때 발사 시점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일인 다음달 19일을 전후로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강조했었습니다.

반면 북한이 지난 번 발사 땐 발사 한 달 전에 국제해사기구와 항공기구에 사전 통보한 전례가 있고 겨울철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어려운 계절이기 때문에 발사 시점이 내년 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북-일간 회담이 진행 중이고 미국과 중국에서 새 지도부로 막 교체된 상황에서 북한이 단기간 안에 모험적인 행동을 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6자회담 참가국들이 비슷한 시기에 지도부가 바뀌면서 새로운 협상국면을 주도하려는 북한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미사일 발사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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