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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 "한반도 위기 높아지고 있어"


앤드류 나치오스 전 미 국제개발처장. (자료사진)
앤드류 나치오스 전 미 국제개발처장. (자료사진)
날로 악화되는 북한의 식량난이 정치적 위기를 초래해 한반도에 군사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가 말했습니다. 북한 안팎의 상황이 과거와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위기가 한반도에 찾아올 수 있다는 겁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앤드류 나치오스 전 미 국제개발처장(USAID)은 12일 미 시사 전문지 ‘유에스뉴스엔월드리포트’ 기고문에서 한반도에 위기의 조짐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나치오스 전 처장은 북한의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이는 인도적 위기 뿐아니라 정치적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라진 북한 안팎의 변화된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나치오스 전 처장은 우선 식량난이 북한에서 정치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핵무기 개발 등 선군정치의 폐해로 극심한 빈곤과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과 군인들의 불만이 표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나치오스 전 처장은 이런 기근과 불만은 장기적으로 정치적 폭동과 혁명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60년 역사에 이례적으로 발생했던 군대(6군단)의 쿠데타 시도가 수 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있었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선전선동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현실도 지적했습니다.

나치오스 전 처장은 중국의 손전화기(휴대폰), 대북방송, 북한을 오가는 중국 상인들, 그리고 한국 드라마 DVD 등을 통한 외부정보의 유입으로 인민들이 진실에 눈을 뜨면서 북한당국의 거짓 선전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년간 크게 늘어난 탈북자가 이런 현실을 반증하는 것이란 겁니다.

나치오스 전 처장은 또 중국의 입장과 북한 정부 내 불만 세력의 증가도 한반도의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지도부는 20대 지도자 김정은을 여전히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권력 교체 과도기와 경기 침체 등 내부 문제로 북한에 대한 대규모 지원 역시 꺼릴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북-중 간의 교역이 지난 2년 간 급증했지만 그 수익이 북한 내각을 통해 주민들의 식량난 해결에 쓰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치오스 전 처장은 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는 관리들에 대한 숙청으로 김정은 정권에 불만을 갖는 세력들이 등장하고 있는 현상도 새로운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각 중심의 정책을 시도하면서 기존에 돈줄을 장악해 특권을 누리던 국방위원회 소속 관리들과 기득권층 사이에 불만이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원세훈 국정원장도 지난달 국회 보고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체제관리의 난맥상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나치오스 전 미 국제개발처장은 북한 정권이 이런 위기 상황을 의식해 지난 몇 달 동안 추진 중이던 경제와 농업에 대한 개혁 정책을 재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식량 위기로 가뜩이나 불안정해진 북한 체제가 개혁을 시도했다가 자칫 정권이 붕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는 겁니다.

나치오스 전 처장은 북한이 전통적으로 이런 국내 위기를 대외 도발을 통해 극복하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국의 군사적 대응을 자제시켜온 미국의 시도가 북한의 도발을 오히려 부추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에 북한의 도발이 벌어질 경우 남측은 적극 대응할 수밖에 없고 결국 한반도에 예상밖의 위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나치오스 전 처장은 그런 위험한 상황이 벌어 지더라도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군사적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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