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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병들 심각한 영양 결핍...군 부패 탓'


중국의 북한 접경 도시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측 병사들. (자료사진)

중국의 북한 접경 도시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측 병사들. (자료사진)

북한 군 사병들의 영양 상태가 심각하게 된 주된 원인은 장교들이 배급 식량을 중간에서 가로 채는 부패 행위가 만연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한 국책연구기관이 북한 군 장교 출신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들을 기초로 북한 군 실태를 분석한 자료에서 드러난 내용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일성정치군사대학을 나와 총참모부 경호부 등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09년 10월 탈북한 북한 군 대위 출신 A 씨는 군 지휘관들이 짜고 저지른 사병들의 배급분 빼돌리기 실태를 증언했습니다.

그는 지휘관들이 당국에서 지급된 쌀을 절반 정도 빼돌려 팔아 그 돈을 나눠 갖고 옥수수나 감자 같은 잡곡으로 메꿨다고 말했습니다.

공군사령부에서 소좌 계급의 정치군관 출신으로 지난 2006년 탈북한 B 씨는 상부의 공급 기준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치군관은 정치군관대로, 일반 지휘관들은 그들대로 떼어 먹고 나면 실제 사병들에겐 당초 배급분의 3분의 2 정도만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장교들 사이에 부정 행위가 퍼져 있는 것은 일반 주민들보다 배급 상태가 양호한 군의 장교들조차 쥐꼬리만한 봉급과 배급 식량만으론 가족을 부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북한 군 사병들의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는 배급량 부족 보다는 지휘관들의 부패 행위가 더 큰 원인이라는 실태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증언들은 ‘VOA’가 2일 입수한, 한국국방연구원의 북한 장교 출신 탈북자들을 상대로 한 심층면접에서 드러난 내용입니다.

평양 인근 탱크사단에서 소좌 계급의 중대장을 지낸 C 씨도 자신이 받은 월급으로는 쌀 2~3킬로그램 외에 아무 것도 살 수 없었다며, 장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사병들의 몫을 빼앗는 것이었다고 이들의 증언을 뒷받침했습니다.

A 씨 또한 1990년대 들어 동구권이 무너지면서 상부에서 경제가 어렵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옥수수를 먹는다며 봉급을 끊어 제대할 때까지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조사를 벌인 한국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는 사병들이 굶주리는 것은 배급량이 부족하고 부식이 부실한 탓도 있지만 그 보다는 군 지휘관들의 부패가 구조화된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국방연구원 박사] “특수부대는 하루 800그램이 배급량이고 일반병사는 700그램이 배급량입니다, 그런데 일반 부대는 위에서 군단급 이상부터 내려오면서 각 부대별로 조금씩 빼돌리다 보니까 실제 일반 병사한테 도착하는 게 절반 정도 밖에 배급이 안되고 있습니다.”

실제 사병들의 영양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에 대한 증언도 나왔습니다.

A 씨는 부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영양실조 상태에 놓인 사병들이 전체의 60% 정도는 됐다고 추정했습니다.

B 씨는 공군의 경우 사정이 나은데도 사병 10 명 가운데 6, 7 명은 영양상 문제를 갖고 있었다며, 이 때문에 민간인 집에 가서 도둑질을 해서라도 영양실조에 걸리지 마라,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은 바보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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