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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납북 피해자들, 정부에 강경 대응 촉구


북한에서 일본으로 송환된 후 기자회견을 가졌던 일본인 납북 피해자들. (자료 사진)
북한에서 일본으로 송환된 후 기자회견을 가졌던 일본인 납북 피해자들. (자료 사진)
일본의 납북 피해자들이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이런 요구는 북한의 납북 일본인 송환이 지난 15일로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 납치됐다가 10년 전 일본으로 송환된 피해자들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가 북한에 강경하게 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납북 피해자인 하스이케 가오루 씨는 납북자 송환 10주년을 앞두고 지난 13일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북한과의 일본인 납치 문제 논의 과정에서 절대로 양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도쿄의 대학에 재학 중이던 하스이케 씨는 지난 1978년 7월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 가시와자키를 방문하던 중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습니다.

당시 하스이케 씨는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즐기던 중이었고, 함께 납치된 두 사람은 북한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두 명의 자녀를 낳았습니다.

하스이케 씨는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납치로 삶의 꿈이 송두리째 박탈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70년대와 80년대 남파간첩에게 일본어 교육을 시키기 위해 일본인들을 납치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사실을 인정, 사과하고 하스이케 씨 부부를 포함한 피해자 5명의 일본 송환을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피랍 일본인은 17명이라며 납북자 문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17 명 가운데 8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4명은 북한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스이케 씨는 10년이 지났지만 일본에 돌아온 것이 여전히 꿈만 같다며, 북한에 남아있는 다른 일본인 납북자들이 자신들의 귀국 차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모든 납북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북한에 끝없는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도쿄에서는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들의 모임인 ‘피랍 일본인가족회’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들은 집회에서 일본 정부에 올해 안에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즈카 시게오 피랍 일본인가족회 대표는 지금까지 납치 문제 해결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어떻게든 북-일 회담에서 이 문제를 의제로 삼아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프랑스의 ‘리베라시옹’ 신문은 15일, 귀국한 납북 일본인 가운데 한 사람인 소가 히토미 씨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납북자 석방 청원운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가 씨는 지난 1978년 사도 섬에서 어머니와 쇼핑 도중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습니다.

신문은 북한에서 결혼한 월북 미군 찰스 젠킨스와 두 딸과 함께 사도 섬에 살면서 북한에 아직 억류돼 있는 피랍 일본인들의 석방을 위한 청원에 앞장서고 소가 씨의 근황을 소개하면서, 납북자 문제가 북-일 국교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유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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