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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남북합영회사, 남측 동의 없이 북-중 박람회 참가


첫 남북합영회사인 평양대마방직의 북한 근로자. (자료 사진)

첫 남북합영회사인 평양대마방직의 북한 근로자. (자료 사진)

남북한 첫 합영회사인 평양대마방직이 최근 중국 단둥에서 열린 대규모 박람회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한국 측 참여업체의 동의 없이 중국 업체들과 공장 설비를 가동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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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첫 합영회사인 평양대마방직이 지난 12일부터 닷새 동안 중국 단둥에서 열린 중-조 경제무역문화관광박람회에 참여했다고 합영회사의 한국 측 참여업체인 안동대마방직의 김정태 회장이 밝혔습니다.

김 회장은 단둥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마직포와 마직품이 전시됐고 회사 관계자들도 꽤 많이 참석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말했습니다.

평양대마방직은 지난 2003년 김 회장이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새별총회사와 공동으로 평양에 세운 회사입니다. 한국 측에선 기술과 설비를, 그리고 북한 측에선 공장부지와 건물을 제공했습니다.

평양대마방직은 출범 당시 사상 처음 남북한이 공동 경영하는 합영회사로 주목을 받았지만 2009년 개성공단 한국 측 근로자 억류 사건 이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2010년 한국 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맞서 북한과의 모든 왕래를 차단하는 5.24 조치를 하면서 첨단설비를 다룰 한국 측 기술진의 방북길이 끊기자 공장 가동을 못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단둥박람회에 제품이 전시된 것은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올해 초 평양을 다녀 온 중국 기업가로부터 평양대마방직이 극히 일부분의 재래식 설비만 가동되고 있고 첨단 생산라인들은 못쓰게 될 정도로 방치된 상태라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박람회에 나온 제품이 재래식 설비에서 나온 생산품일 수 있지만 일각에선 중국 측 업체와 무단으로 설비를 운영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중국 업체들이 그동안 몇 차례 평양 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남북한 양측은 평양대마방직을 세울 때 6개월 동안 한국 측 기술 지원이 중단되면 합영사업을 파기할 수 있도록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계약이 파기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 업체와 공장을 가동 중인 사실이 확인될 경우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안동대마방직 김정태 회장입니다.

[녹취: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 “북한이 양해 없이 중국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게 제 생각이죠.”

앞서 북한은 지난 해 10월 공장 가동이 장기간 중단된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업을 지속할 지 여부를 빨리 결정하라고 압박했지만 계약 파기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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