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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최전방 부실경계 질타 이어져


비무장지대(DMZ)의 철책을 검검하는 한국 군(자료사진)
비무장지대(DMZ)의 철책을 검검하는 한국 군(자료사진)
북한군 병사가 한국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군 경계 태세의 문제점이 연일 도마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최전방 초소를 둘러보며 질책을 쏟아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한국 국회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12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22사단을 방문했습니다.

북한 병사의 귀순과 관련해 제기돼온 여러 의혹들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2일 밤 북한군 병사 한 명이 바로 이 곳 경계망을 뚫고 한국으로 넘어갔습니다.

해당 부대 조성직 사단장의 말입니다.

[녹취: 조성직 사단장] “이 철줄을 잡고 올라가서 이 위로 이 철망 사이로 쏙 빠져나온 겁니다.”

한국 군 당국은 그동안 이 북한 병사가 3중 철책을 1개에 4분씩 12분만에 넘어왔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날 현장을 찾은 한국 국방위원들은 더 믿기 힘든 말을 들었습니다.

실행해 본 결과, 두번째 철책을 넘는 데 52초, 세 번째 철책을 넘는 데 1분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즉각 여야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졌습니다.

[녹취: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이 철망은 이번 사고 있고 나서 다시 한 건가요? (현형 절초잠은 이후에 조치 차원에서…) 그전엔 거기 없었고요? (이건 없었습니다.)

이 북한군 병사가 철책을 넘은 직후 철책선 바로 옆 초소로 갔지만 남측 병력이 없었던 사실도 이날 새로 확인됐습니다.

경계병이 이동 순찰할 때 잠깐 들러 특이사항을 점검한 뒤 돌아가는 무인 초소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한군이 철책을 넘은 당시에도 경계병력이 순찰하고 돌아간 뒤였다는 게 한국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이 병사는 다시 불빛이 보이는 동쪽으로 이동해 월책 지점에서 약 2백50m 떨어진 동해선 경비대 숙소 출입문을 두드렸지만 이중 유리문 안쪽 상황실에서 근무하던 병력은 이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북한 병사는 30m옆 GOP, 일반전방소초의 유리문을 두드렸고 그때 소초장과 전투분대장이 나와 북한군의 신원을 확보했습니다.

북한 병사가 철조망을 넘어 초소와 경비대, 내무반 등 부대 곳곳의 문을 두드리는 등 휴전선 경계지역을 활보하고 다닌 겁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GOP 생활관 폐쇄회로 TV는 출입구 위에서 철책 방향이 아닌 생활관 바로 옆 탄약수불대를 향해 있었습니다.

[녹취: 한국 국회 국방위 의원들]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CCTV가 이건가요?”

군사용 감시 목적이 아니라 탄약을 나눠주고 수거하는 ‘탄약 수불대’를 비추기 위해 1년 전 설치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그나마 녹화 기록도 없었습니다.

북한 병사가 넘어온 2일 오후 7시26분부터 다음날인 3일 오전 1시8분까지만 녹화가 돼 있지 않은 겁니다.

군은 당일 날짜가 잘못 입력돼 폐쇄회로 TV 녹화 기록이 삭제됐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원들은 경계 실패를 숨기기 위해 녹화내용을 지운 거 아니냐고 추궁했습니다.

한편 이 북한 병사는 부대에서 음식물을 훔쳐 먹다가 상관에게 걸려 싸움을 했고 처벌이 두려워 탈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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