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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내, 한국 동경하는 병사 늘어"

  • 최원기

지난 5월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남측을 향해 사진을 찍는 북한 병사들. (자료 사진)

지난 5월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남측을 향해 사진을 찍는 북한 병사들. (자료 사진)

최근 석 달 사이에 북한 군 병사 3 명이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군의 잇따른 망명 뒤에는 ‘한국을 동경하는 신세대 젊은이’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북한 군의 실태를 전해 드립니다.

지난 6일 개성공업지구 경의선 근처를 지키던 북한 군 1명이 상관2명을 사살하고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앞서10월2일에는 동부전선을 통해 북한 군 병사 1명이, 그리고 8월17일에는 서부전선으로 하전사 1명이 망명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군의 잇딴 망명의 1차적 원인으로 ‘기강해이’를 꼽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영국 내 탈북자 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주일 씨의 말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주일] “최전방에서 철책이나 지뢰를 뚫고 월남할 정도면 북한 군 기강이 전보다 상당히 해이된 겁니다.”

탈북자들은 또 북한 군 병사의 잇딴 망명을 ‘청소년기에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한 북한의 신세대’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출신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의 말입니다.

[녹취:안찬일 소장] “북한 군의 하층을 형성하는 이 17-18세가 고난의 행군기에 태어나 노동당의 혜택 없이 장마당에서 먹고 살다가 남한의 CD나 DVD를 많이 본 세대거든요. 그런데 이 병사는 경의선을 지키면서 남한의 자동차나 자재를 많이 보니까, 쉽게 결단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인민군 출신으로 지난 2009년에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권효진 씨도 북한의 젊은 병사 중에 한국을 동경하는 젊은이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지금 입대하는 20-25세까지 애들은 북한 체제에 대한 신념이 떨어지고, 과거 같은 일편단심 같은 기강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지난 6일 망명한 병사는 18살로 ‘평소 개성공단을 보고 한국을 동경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인민군에 복무했던 탈북자들은 또 북한 군의 가장 큰 문제로 식량 보급 문제를 꼽습니다. 북한 군에서는 후방총국이 식량 보급을 담당하는데 90년대 초부터 군 부대에 대한 식량 보급이 줄어들면서 군의 기강이 허물어졌다는 겁니다. 다시 김주일 씨의 말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주일] “최전방에서는 91년도부터 공급이 안 돼서 800백 그램에서 6백 그램으로 줄었고, 고난의 행군 시절에는 군복도 되물림 해 입고, 식량, 피복 공급이 15년 이상 안됐죠.”

식량 배급이 제대로 안되자 북한 군 내에는 각종 은어가 생겼습니다. 예를 들어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을 ‘영실 동무’라고 부르며, ‘사단장은 사정없이, 연대장은 연대적으로, 대대장은 대대적으로 떼어먹는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군의 만성적인 식량난은 병사들의 키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젊은이들의 키가 갈수록 작아지자 군 입대를 위한 신장 기준을 지난 1994년 1m 50cm에서 다시 1m 48cm로 낮췄습니다. 한국 20대 젊은이의 평균 신장은 1m74cm입니다.

탈북자 권효진 씨는 15년 넘게 계속된 식량난이 일반 병사는 물론 장교와 장성들도 부패시켰다고 말합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군복 입은 군인들이 지휘관부터 돈벌이 밖에 몰라요. 군수기계를 이용해 돈벌이를 해요. 내가 뭐라고 하니까, 아이고 삼촌 이렇게 살아요, 이래. 지휘관이 이러니까 지휘관과 병사가 명령체계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움직이는 겁니다.”

북한 군인들의 어려움은 10년간의 군 복무로 끝나지 않습니다. 당국이 ‘무리 배치’라는 이름으로 군 복무를 마친 젊은이들을 탄광이나 농장에 강제로 배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청년들은 적성이나 능력과 관계 없이 당국이 정해준 직장에서 평생을 보내야 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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