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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교생, 국군포로수기 번역 출간


미국의 한인 고등학생 폴 김이 영어로 번역 출간한 한국전 국군포로 유영복 씨의 수기 'Tears of Blood(피눈물)'.

미국의 한인 고등학생 폴 김이 영어로 번역 출간한 한국전 국군포로 유영복 씨의 수기 'Tears of Blood(피눈물)'.

미국의 한인 고등학생이 북한에서 탈출한 국군포로 유영복 씨의 수기를 영문으로 번역 출간했습니다. 역사 속에 잊혀져 가는 국군포로들의 아픈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 해법을 찾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저희 ‘VOA’ 방송은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영문판 수기 ‘피눈물-Tears of Blood’ 의 출판 배경과 수기의 주인공인 국군포로 유영복 씨의 파란만장한 삶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군포로 유영복 씨의 수기를 영문으로 옮긴 주인공은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17살 한인 2세 폴 김(김태완) 군입니다.

김 군은 8일 ‘VOA’ 에, 국군포로 관련 민간단체의 국제법 연구를 돕는 아버지를 통해 유영복 씨의 책을 접한 뒤 영문 번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폴 김] “진짜 감동적인 게 많았죠. 처음으로는 이 할아버지와 수 만 명의 국군포로들이 다 심한 고통을 당한 것도 되게 슬프고 알려져야 하는 이야기인데, 사람들과 사회가 그러니까 한국과 미국 사회 아니면 전세계 사회가 그 얘기를 알고 이 분들을 기억해 주면 그 고통이 좀 덜 할 텐데, 제일 슬픈 게 사람들이 이 얘기를 잘 모르잖아요.”

6.25 전쟁과 남북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전투 장면과 이념적 갈등, 혹은 북한의 도발 등 안보 사안에 치중할 뿐 국군포로들은 역사 속에서 잊혀져 가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는 겁니다.

올해 82 살인 유영복 씨는 6.25 전쟁 중 포로가 돼 함경남도 검덕 광산에서 수십년 간 강제노동을 하며 살다가 지난 2000년 탈북해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한국에서 2010년 ‘지옥의 별밤’, 그리고 지난 해 개정판 ‘운명의 두 날’ 이란 제목으로 출판된 유 씨의 책에는 가족들이 전쟁 때문에 남북으로 나눠진 이야기, 포로 출신이란 성분 때문에 자신 뿐아니라 가족까지 고통을 받아야 했던 아픈 사연들, 그리고 자신과 동료 국군포로들이 겪은 고통스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유영복 씨는 9일 ‘VOA’ 에 자신의 수기가 영문으로 출간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영복 씨] “ 저는 그 학생이 그런 것까지 생각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미처 정말 반가워서 감사의 말을 했습니다만 잘 쓰지도 못한 글인데 미국에서 번역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관심 못 가지는데 그 게 미국까지 가서 번역 돼 출판됐다는 데 저는 아주 긍지가 크고 기쁘고 반갑게 생각합니다.”

유영복 씨는 북한에서 함께 고통을 당한 동료들과 가족들에 대한 사명감 때문에 책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영복 씨] “사명감을 갖고 할 일은 북한에서 억울하게 비참하게 죽은 국군포로들 이런 분들의 가족들의 모습들을 대한민국에, 온 세상에 알려야겠다. 6.25 전쟁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 세대도 있고 어떻게 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했는가 이런 발전 뒤에는 지난 날의 억울하고 비참한 모습이 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한 거죠.”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유엔군이 추산한 6.25 전쟁 국군 실종자 수는 8만 2천 명에 달하지만 한국으로 최종 인도된 국군포로는 8천 343명에 불과합니다.

한국 당국은 1994년 탈북한 조창호 소위 이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입국한 국군포로는 80 명이며, 지난 해까지 북한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는 5백여 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영문으로 번역 출간된 ‘피눈물’은 6.25 전쟁에 대한 좌파적 시각으로 잘 알려진 미 시카고 대학의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추천사를 썼습니다.

커밍스 교수는 폴 김 군이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명확하고 읽기 쉬운 문장으로 독자들이 한반도 분단과 비극이 투영된 유영복 씨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정치성을 벗어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산 증인의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책을 번역한 폴 김 군이 1983년 북한의 아웅산 테러 공격으로 숨진 김재익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손자란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김 군은 그러나 할어버지에 대한 보복이나 정치적 의도 없이 국군 포로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순수한 사명으로 책을 번역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폴 김] “하나도 할아버지의 기억을 보복하거나 그런 것이 하나도 아니에요. 제 생각에는 국군포로의 이야기는 정치를 전혀 떠난 얘깁니다. 한 사람의 대단히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왼쪽 오른쪽 어떤 정치 정당이라도 이 문제는 진짜 사람들이 다 알고 다 생각해 주고 어떻게 국군포로들을 데리고 오고 식구들을 데리고 오고 국군포로들의 시신이라도 옮겨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눈물’은 지난 주부터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판매업체인 아마존닷컴 등에서 미화 12 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김 군은 저자인 유영복 씨와 출판사인 ‘원북스’ 와 책 판매 수익금을 모두 국군포로와 가족들에게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피눈물’의 저자인 국군포로 유영복 씨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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