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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총리, 미국 부통령과 시리아행 북한 항공기 처리 논의'

  • 최원기

지난해 1월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자료 사진)

지난해 1월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자료 사진)

무기를 실을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항공기가 시리아로 가려다 이라크 정부에 의해 차단됐습니다. 북한의 무기 수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이기도 한데요. 이번 사건의 배경과 의미를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진행자) 최 기자, 언제 이 사건이 일어났습니까?

기자) 지난주 20일 입니다. 당시 북한 당국은 항공기를 시리아에 보내겠다며 이라크 정부에 영공 통과를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이라크 정부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에 이라크 그리고 북한 항공기까지 연계돼 있어 상당히 복잡한 사건같은데요. 하나씩 짚어볼까요. 먼저 북한 항공기가 왜 시리아에 가려고 했던 것인가요?

기자) 네, 아직 정확한 사건 전모가 자세히 밝혀지지 않아 상당 부분 추정과 짐작에 의존할 수밖에는 없는데요. 아시겠지만 시리아는 지난해 1월부터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 충성하는 정부군과 반군간 충돌이 계속돼 지금까지 2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유혈사태 와중에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반군이 수도 다마스커스와 알레포 등지에서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군 입장에서는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무기와 탄약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반군 진압을 위해 북한을 포함한 외부 세력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 요청에따라 북한이 무기를 실은 항공기를 시리아에 보내려 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리아에 항공기를 보내려는 북한이 왜 이라크에 영공 통과를 요청한 것일까요?

기자) 그 대답은 지도를 보는 것이 빠를 것같은데요. 중동 지도를 보면요, 북한에서 시리아를 가려면 우선 중국을 통과해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이란을 지나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또 다시 이라크를 통과해야만 시리아에 갈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 당국이 이라크 정부에 영공 통과 요청을 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공 통과 요청을 받은 이라크 당국은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기자) CNN방송과 AP 통신 등에따르면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미국의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부통령은 말리키 총리에게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에 외부의 무기가 반입되는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한가지 궁금한 것은 이라크 총리가 왜 자체적으로 영공통과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미국 백악관에 전화를 걸었을까 하는 것인데요?

기자) 그 같은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라크가 미국에 대해 생색을 내려 한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과거 국무부 정책실장을 역임한 미첼 리스 워싱턴 대학 총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미첼 리스 워싱턴 대학 총장] “이라크는 미국에 생색을 내기 위해서 백악관에 전화를 걸었으며 북한은 돈을 벌기위해 무기를 실은 항공기를 시리아에 보내려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나 더 궁금한 것은 문제의 항공기가 평양을 출발하기 전에 이라크 정부에 영공통과를 요청한 것인가요, 아니면 항공기가 이미 출발한 상태에서 영공통과를 요청한 것인가요?

기자) 아직 정확한 경위는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요. 관측통들은 전자, 즉, 북한이 항공기를 아직 출발시키기 전에 이라크에 영공통과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무기를 실은 항공기를 시리아에 보내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지난 2009년 2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채택했는데요. 이 결의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같은 대량살상무기는 물론 무기와 관련 물자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따라서 북한이 항공기로 시리아에 무기를 수출한다면 이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위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북한 항공기의 영공통과를 불허한 이라크의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이라크 정부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라크의 이번 결정에 박수를 보낸 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We applaud Iraq’s initiative in denying overflight permission…”

이라크가 국제사회 의무와 약속을 준수하는 긍정적 조치를 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한 데 감사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과 시리아가 무기 거래 또는 군사 협력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관측통들은 북한과 시리아아 핵과 미사일 같은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시리아는 지난 2007년 핵개발을 위해 비밀리에 원자로를 건설했는데요, 이는 북한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언론 보도에따르면 북한은 이 원자로 건설을 위해 설계도와 기술인력을 시리아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원자로는 시리아의 핵개발을 우려한 이스라엘에 의해 지난 2007년에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이번 사건이 주는 시사점은 무엇입니까?

기자) 두가지로 압축할 수있는데요. 하나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무기를 수출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것은 중동을 비롯한 국제정세가 워낙 복잡해져서 북한의 무기 수출이 예전만큼 쉽지는 않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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