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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대북 수해 지원 찬반 엇갈려


지난 7월 북한에 내린 폭우로 무너진 다리. (자료 사진)

지난 7월 북한에 내린 폭우로 무너진 다리. (자료 사진)

북한은 올 여름 수해 피해와 관련해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대북 수해 지원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인도주의를 내세우는 쪽과 실용노선을 주장하는 쪽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백성원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북 수해 지원 주장의 근거는 역시 인도주의 원칙입니다. 곤경에 처한 나라에 대한 원조는 정치와 분리돼야 한다는 겁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미국이 이 같은 대외정책의 근간을 지켜야 한다며 대북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로렌스 코브 전 차관보] “Yeah, I think we should do because doing something…”

정책 상의 의견 불일치 때문에 곤궁에 처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켜선 안된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정책연구소 존 페퍼 소장도 대북 지원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철저히 북한의 수요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존 페퍼 연구원] “The United States food aid should be distributed according to needs…”

다만 최근 한국의 수해 지원 제안을 거절한 북한의 행태를 볼 때 미국의 지원 의사 역시 무시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북한 문제에 단호한 태도를 보여왔던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대북 지원만큼은 늘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녹취: 마이클 오핸론 연구원] “As a rule and also without exception, the United States and other international actors…”

특히 북한에 새 지도부가 들어선만큼, 미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문은 열어놔야 한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 수해 지원이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면서도, 지원의 전제조건에 더 큰 무게를 뒀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원된 식량이 철저한 감시 아래 공정하게 분배돼야 한다는 조건을 가장 우선적으로 내걸었습니다. 미국기업연구소 (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녹취: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연구원] “It must be delivered under strict condionality…”

국무부 정책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학 총장은 부시 행정부 시절 수립된 3대 원칙이 대북 지원에도 철저히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총장] “There’s a standard three-part formula developed under Bush 43 for determining food assistance…”

우선 어려움의 실체를 확인하고, 다른 나라의 필요 상황과 비교한 뒤, 식량 등이 지원 대상에게 정확히 전달된다는 게 보장될 때만 대북 지원을 지지하겠다는 겁니다.

대북 수해 지원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마이클 마자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과의 2.29 합의에서 식량 지원을 북 핵 활동 유예와 결부시켰다며, 이 것이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마이클 마자 연구원] “Unfortunately, if the president doesn’t stick to that policy now, he will undermine any potential future efforts to negotiate effectively with Pyongyang…”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2.29 합의가 깨졌는데도 미국 정부가 지원 결정을 내리면 차후 대북 협상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마자 연구원은 이어 최근 북한이 한국의 수해 지원 제안을 거절한 건 북한의 새 지도부 역시 주민들의 안위에 관심이 없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미국이 이미 북한에 식량을 충분히 지원했다면서, “2.29 합의에서 대북 지원을 핵과 미사일 문제와 결부시킨 건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주재 영국대사를 지낸 존 에버라드 유엔 자문관은 미국이 대북 지원 제안을 해도 북한은 쌀과 시멘트 등 품목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경우 미국의 지원 제안도 결국 한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묵살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입장은 더욱 단호합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사령관] “Any food aid needs to be conditioned and the first condition…”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이 한국에 군사적 도발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대북 지원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올여름 발생한 태풍과 집중호우로 9백 명이 넘는 인명 피해와 29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다른 나라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과 관련, 정치적 고려는 배제한 채 지원 대상국의 수요를 감안해 결정한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같은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과의 형평성, 그리고 분배의 투명성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 설문조사에 참여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무순)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 / 현 미국진보연구소(CAP) 선임연구원;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실장 / 현 워싱턴대 총장; 존 에버라드: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리언 시걸: 사회과학원 (SSRC)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 조나단 폴락: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 대학 교수; 브루스 벡톨: 텍사스 앤젤로 주립대 교수; 앤드루 스코벨: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 랠프 코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 포럼 소장; 니컬러스 에버스타드: 미국 기업연구소 (AEI) 선임연구원;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이어티 부회장; 존 페퍼: 정책연구소 소장; 마이클 마자: 미국 기업연구소 (AEI) 연구원; 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회장;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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