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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한 라진항 이어 청진항 진출


지난달 31일 촬영한 북한 청진항.
지난달 31일 촬영한 북한 청진항.
북한이 라진항에 이어 청진항도 중국에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30년 동안 두 나라가 청진항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이용하기로 한 것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과 중국이 청진항 3호 부두와 4호 부두를 30년 동안 공동 관리, 이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에서 발행되는 한글신문 ‘연변일보’가 10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린성 투먼시 소재 옌볜하이와 그룹이 지난 1일 평양에서 북한항만총회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청진항 해운항만합작경영회사를 공동 설립했습니다.
북한 측은 부두와 노천화물적치장의 30년치 임대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합작경영회사의 자본금으로 출자했습니다.

중국 측은 하역설비와 운수도구, 항만 건설기재 등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중국 측은 이미 청진항에 필요한 기중기 제작과 기중기 궤도 설치, 부두 지면 안정화 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올해 안에 기중기 장착을 끝낸 뒤 국내 무역화물과 국제화물 운송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연변일보’는 새로 설립되는 청진항 해운항만합작경영회사가
청진항 건설을 촉진하고 항만을 종합적으로 이용해 ‘항구를 빌려 바다로 나가는’ 중국 측 전략 추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IBK 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중국이 라진항에 이어 청진항에 진출하면 동북3성의 물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라진항은 개발이 되면 연간 8백만 t을 소화할 수 있고, 청진항은 보수 자체가 끝나면 4백만t을 소화할 수 있거든요. 라진항과 청진항을 합치면 연간 1천2백만 t을 소화할 수 있으니까 중국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동북3성의 물동량을 소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08년에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소재 촹리그룹에 라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넘겼습니다.

촹리그룹은 부두 정박지 보수, 확장을 통해 이미 연간 1백만t의 하역 능력을 갖추고 중국 남방 지역으로 석탄을 수송하고 있습니다.

중국 측은 이밖에 라진항 4, 5, 6호 부두 건설권과 50년 사용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라진항과 청진항은 물론 단천항과 원산항까지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봉현 연구위원은 특히 중국이 청진항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청진항이 군사항구로서 기능할 수 있는 항구거든요, 옛날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중국은 북한을 단순하게 무역항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니잖아요. 한편으로는 언제든지 군사항구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선점하는 형태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청진항이 굉장한 장점을 가지고 있고…”

조 연구위원은 러시아나 일본이 중국의 청진항 진출을 민감하게 주시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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