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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북 지원,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


지난 2006년 8월 한국이 북한에 제공했던 수해 지원 용 쌀. (자료 사진)
지난 2006년 8월 한국이 북한에 제공했던 수해 지원 용 쌀. (자료 사진)
북한이 한국 정부의 수해 지원 제의를 조건부로 수용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수해 지원이 이뤄지도록 유연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단된 남북 대화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의도로, 수해 지원을 계기로 후속 회담이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북한에서 지원 품목과 수량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만큼 검토를 마치는 대로 답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원만한 협의를 거쳐 수해 지원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처럼 수해 지원이 무산되지 않도록 융통성 있게 협의해나겠다는 겁니다.

지난 해 북한은 한국 정부의 수해 지원 제의에 대해 쌀과 시멘트, 중장비를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수해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듯 지난 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의 수해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북한이 수해 지원 제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대한 수해 지원 규모는 지난 해의 4백40만 달러 규모보다 클 전망입니다.

또 북한이 원하는 쌀과 시멘트의 경우, 지난 2010년 수해 지원 물자로 보낸 적이 있는 만큼 제한된 수량 내에서 지원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굴착기 등을 포함한 중장비는 군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커 지원 대상에 포함되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지원 품목과 수량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남북간에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신범철 북한군사연구실장입니다.

[녹취: 한국 국방연구원 신범철 북한군사연구실장] “한국 정부가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기 보다는 지난 2010년 수해 지원 때와 비슷한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0년의 경우 쌀 5천t과 시멘트 만 t, 라면 3백만 개 등 100억 수준에서 이뤄졌거든요. 또 북한이 대면 접촉이 아닌 문서 접촉을 통해 협의하자고 밝힌 만큼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낮지만 우리의 제안에 따라선 얼마든지 접촉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수해 지원 제의를 받아들인 것은 올해 수해가 그만큼 심각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올 여름 태풍과 집중호우로 상당한 인명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지난 7일 국회 답변 내용입니다.

[녹취: 류우익 통일부 장관] “북한은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명 피해가 8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봄 가뭄 때도 20만 정보 이상의 농경지가 피해를 봤구요. 추정치라 하더라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적십자회의에서 올해 수해 규모를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을 받기 위해선 남북관계 개선도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수해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한국 현 정부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북한이 본격적인 남북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한국 정부의 수해 지원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다음 날인 11일에도 매체들을 동원해 이명박 대통령을 실명 비난하는 등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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