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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미국 입국 탈북자, 대부분 태국 경유 젊은 여성


미국 내 첫 탈북자 교회인 캘리포니아 주 '빛나리 교회'의 예배 장면.

미국 내 첫 탈북자 교회인 캘리포니아 주 '빛나리 교회'의 예배 장면.

올 회계연도에 미국에 입북하는 탈북자 규모는 지난 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배경과 입국 경향을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가 모두 얼마나 됩니까?

기자) 지난 2004년 북한인권법 발효 이후 7월 말까지 141 명이 입국했습니다. 지난 해 10월부터 시작된 올 회계연도에는 17명이 입국했습니다.

진행자) 올 회계연도가 9월 말까지니까, 앞으로 탈북 난민이 더 입국할 가능성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난민 관련 소식통은 2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8월 초에 이미 2명이 입국했고 30일에 2 명이 추가로 입국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올 회계연도에 난민 자격으로 입국한 탈북자는 이달 말 기준으로 적어도 21명이 되는 겁니다. 9월까지 더 기다려 봐야겠습니다만 작년 회계연도에 입국한 23명과 대략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올해는 탈북 난민들이 주로 어떤 나라를 경유해 미국에 입국했습니까?

기자) 대부분 태국을 통해 입국했고, 이밖에 벌목공 출신 탈북 난민 1 명이 러시아에서 입국했습니다. 과거에는 중국과 라오스, 몽골, 캄보디아를 통해서도 난민들이 입국했지만 올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 회계연도에 입국한 탈북 난민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이미 정착한 가족과 합류하기 위해 입국한 탈북자가 적어도 5명 이상 됐구요. 대부분 20-30대 독신 여성들로 나타났습니다. 가족의 경우 지난 1월 자매 2명이 미국에 정착한 부모의 도움으로 입국해 미 남부에 살고 있구요. 7월에는 리모 씨 부부와 아들 등 일가족 3 명이 앞서 미 남서부에 정착한 리 씨 동생의 도움을 받아 입국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태국을 경유해 미국에 왔습니다.

진행자) 여성들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올해 입국한 탈북 난민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20대 여성들이 비교적 많다는 겁니다. 예년에는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 태국 등지에서 남성들이 입국한 경우가 있었는데 올 회계연도에는 젊은 여성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탈북 난민들이 주로 정착하는 미 중서부나 동부 도시들이 아니라 남부 텍사스와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과거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대기 기간이 상당히 길었는데 올해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는 과거보다 대기기간이 상당히 줄었지만 다른 탈북 난민들은 과거와 비슷했습니다. 미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이 지난 2010년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는 탈북자들의 평균 대기기간이 2008년 기준으로 평균 318일 정도라고 밝혔는데요. 올해 입국한 탈북 난민들은 짧게는 7개월에서 길게는 1년 4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 입국한 한 여성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함께 입국한 5명이 모두 1년 2개월 가량 대기한 뒤 미국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의 상황은 과거보다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스크바의 한 소식통은 2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과거에는 최고 6개월 정도 기다리면 한국이나 미국으로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1년 이상 체류 중인 탈북자가 상당수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 (UNHCR)가 관리하는 모스크바 인근의 안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는 20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4월과 7월에 소수의 탈북자가 한국으로, 그리고 5월에 1명이 미국으로 떠났을 뿐 진척이 매우 느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올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들은 현재 어떻게 생활하고 있습니까?

기자) 여성들은 상당수가 식당의 복무원 (웨이트레스)으로 일하고 있고, 일부는 대학 진학을 위해 검정고시 (GED) 준비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수의 남성 입국자들은 일식 식당에서 스시맨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스시업계에서 일하는 탈북 남성들이 많은가요?

기자) 네,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남성 수십 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스시맨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짧은 기간에 배울 수 있는데다 수입도 적지않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고 합니다.

진행자) 탈북 난민들의 정착 만족도는 어떻습니까?

기자) 대체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탈북 여성은 2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행선지를 고민하는 탈북자들이 있다면 미국행을 권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 여성] “ 당연히 저는 미국을 선택하라지요. 그래도 꿈이 넓잖아요, 여기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한국은 기래봤자 한 개 주보다 작은 나라잖아요. 그래도 우물에서 뛰어노는 개구리보다는 바다에서 뛰노는 고래가 낫다잖아요.”

하지만 한 탈북자 정착 지원단체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탈북자들의 적응과 성취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이 관계자는 본인의 자립 의지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주위의 지원 여부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습니다. 초기 정착 과정에는 기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지나친 도움을 받는 탈북자들은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관계자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민간단체 관계자] “도움을 덜 받고 본인 스스로 지역사회에 잘 적응한 사람들이 제일 적응이 빠른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 보면. 또 잘 정착한 사람들을 보면 먼저 잘 정착한 탈북자가 이끌어 주면 잘해요. 서류 등을 가르쳐주고. 하지만 주위에서 탈북자들이란 명목으로 잘 해주는. 이렇게 저렇게 도움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야성을 잃는 것 같아요.”

진행자) 그러니까 교회나 한인사회 등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은 탈북자들일수록 오히려 적응력이 약하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입국한 지 2-3년 만에 세탁소나 생선가게 등 자영업으로 성공한 탈북자들의 경우 스스로 성실하게 일해 인정을 받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지원을 많이 받은 일부 탈북자들은 몇 년이 지나도록 제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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