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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사유화 의식, 초보 단계'


북한 라선지구의 주민들. (자료사진)

북한 라선지구의 주민들. (자료사진)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또 북한 주민들의 사적 경제활동에 대한 실태도 공개됐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사적 경제활동이 확대됐는데도, 규모와 의식 수준은 여전히 초보적인 단계에 그쳐, 체제 변화의 동력이 되기에는 미흡하다는 분석입니다. 계속해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 해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1백27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 명 중 7 명이 ‘장사를 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노동자나 가정주부, 외화벌이 일꾼,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사무원이나 군인도 일부 있었습니다.

이는 장마당 등을 통한 사적 경제활동이 북한 주민들의 주요한 생계 수단으로 자리잡았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들이 북한에 있을 당시 당국으로부터 받은 임금은 평균 천 4백원이었습니다.

반면 장사 등으로 번 비공식 소득은 평균 10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지난 해 2만5천원에서 크게 늘어난 겁니다.

이들은 주로 싼 값에 물건을 사서 비싸게 되파는 소매나 ‘되거리 장사’로 이윤을 챙겼습니다. 중국과 거래하거나 돈 장사, 소토지 농사, 운전도 주요 수입원이었습니다. 조사를 실시한 장용석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장용석 선임연구원] “북한 내에서 사적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 부문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자본가라는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기보다는 여전히 유통 분야에서 장사를 통해 영위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통 분야에서의 사적 경제활동이 생산 부분으로까지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들 10 명 중 8 명은 노동력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서 장사를 했고, 10 명 중 7 명은 장사 밑천으로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했습니다.

이들은 ‘사업자금 마련’을 경제활동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이어 당국의 단속과 뇌물 제공, 원자재 확보,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순이었습니다.

이는 사적 경제활동의 확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장용석 선임연구원]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을 번다는 고소득자의 경우 80%가 장사 밑천으로 재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들은 사실상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계층으로, 문제는 이들이 재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앞으로 저축을 하거나 돈을 빌려줄 수 있는 여신기관 등 금융기관의 설립이 북한의 사적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생산 수단에 대한 주민들의 사유화 의식도 조사됐습니다.

응답자의 90% 이상이 사유화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그 대상은 시장매대와 뙈기밭, 살림집에 국한됐습니다.

반면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되는 분조 경작지(농경지)나 지방 공장에 대한 사유화를 원한다는 응답은 9%에 그쳤습니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의 사적 경제활동이 확대됐지만, 사유화 의식은 여전히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어 시장경제로의 전환 등 체제 변화의 동력이 되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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