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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4년만에 당국간 회담…탈북자 의식 조사 '한국에 호의적'


오늘의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입니다. 오늘도 김근삼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북한과 일본이 북한에 남아있는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부 당국간 예비회담을 열었습니다. 오늘 회담은 중국 베이징의 일본대사관에서 열렸는데요. 북한과 일본의 당국간 회담은 지난 2008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입니다.

진행자) 예비회담이라고 하셨는데, 본회담도 따로 열리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앞서 적십자 회담을 갖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한에 남아있다가 사망한 일본인들의 유골 반환 문제를 협의했고, 양측 정부가 관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따라서 당국간 회담이 열리게 됐는데요. 이번 회담은 본회담 의제와 일정 등을 정하기 위한 겁니다.

진행자) 양측에서 누가 참석했나요?

기자) 당초 국장급 인사들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만, 북한 측의 요청에 따라 과장급으로 격을 낮췄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는 유성일 외무성 일본담당 과장이 대표로 참석했고, 일본에서는 오노 게이이치 외무성 동북아시아 과장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회담 결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까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가 주가 될 거고요. 또 한 가지 주목되는 점은, 일본인 납치 문제가 앞으로 본회담의 공식 의제로 채택될 지 여부인데요. 일본은 이 문제를 북-일 관계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어제 겐바 고이치로 외상도 납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회담에 임할 거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본은 또 북한이 이 문제에 있어서 충분한 협조를 할 경우, 다른 어느 나라보다 큰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할 의사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었습니다.

진행자) 회담 결과가 주목되는데요, 이번 예비회담은 오늘 하루로 끝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오늘 회담에서 진전이 있을 겅우, 내일 북한대사관에서 이틀째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다음 소식 살펴보죠?

기자) 한국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비교적 최근에 한국에 온 탈북자 127 명에 대한 면접을 바탕으로 한, ‘북한 주민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흥미로운 내용들이 있어서 오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들인가요?

기자) 우선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국을 협력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응답자의 비율이 65%로, 지난 해 같은 조사의 51%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반면, 한국을 적대 대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그쳤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의 무력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도 지난 해 61%에서 55%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에 대한 호의적 인식은 커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한국의 대북 지원에 대해선 68%가 알고 있다고 답했고요. 그 효과에 대해서도 7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지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응답자도 62%나 됐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 한국의 탈북자 단체 일각에서는 대북 지원물품이 군 부대 등으로 유용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왔었는데요. 좀 다른 결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북한의 사회통제가 전반적으로 느슨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도 있었는데요. 국제사회에서 불고 있는 한국의 대중문화 바람, 즉 ‘한류’를 접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1년 사이 13%나 늘어난 90%로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또 눈에 띄는 조사 결과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북한 주민들의 경제활동에 관한 내용도 있는데요. 응답자 10 명 중 7 명은 ‘장사를 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중에는 노동자나 가정주부, 외화벌이 일꾼,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부분이었고요, 일부 사무원이나 군인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장사같은 사적 경제활동이 이미 북한 주민들의 주요 생계 수단으로 자리잡은 점을 반영하는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응답자들이 북한에 있을 때 당국으로부터 받은 임금은 평균 1400원 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사 등으로 번 비공식 소득은 평균 10만원으로 조사됐는데요. 지난 해 2만5천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겁니다. 북한 주민들이 점점 더 장사에 매달리는 가장 큰 이유가 되겠죠.

진행자) 주로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나요?

기자) 주로 싼 값에 물건을 사서 이윤을 붙여서 되파는 방법인데요. 중국과 거래하거나 돈 장사, 소토지 농사, 운전도 주요 수입원이었습니다. 다만 북한의 사적 경제활동이 유통 분야에만 머물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데요. 조사를 실시한 장용석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장용석 선임연구원] “북한 내에서 사적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 부문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자본가라는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기보다는 여전히 유통 분야에서 장사를 통해 영위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통 분야에서의 사적 경제활동이 생산 부분으로까지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응답자의 90%는 북한에서 사유화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그 대상도 시장매대와 뙈기밭, 살림집에 국한돼 있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사유화 의식이 여전히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만 더 살펴볼까요?

기자) 유엔이 오는 9월 말부터 2주간 북한에서 농작물 수확량 조사를 실시합니다.

진행자) 올 수해가 작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 살펴볼 수 있겠군요?

기자)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 중 하나인데요. 올해는 특히 예년보다 1~2 주 정도 앞당겨서 실시하기 때문에, 수해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을 거란게,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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