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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원, 탈북자 도운 조선족 첫 난민 인정


한국 서울중앙지방법원 건물. (자료사진)

한국 서울중앙지방법원 건물. (자료사진)

한국 법원이 어제 (22일) 탈북자를 도운 한 조선족 여성을 난민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탈북자 지원 활동가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중국에서 탈북자를 도운 조선족들에 대한 난민 인정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의 서울행정법원은 22일 중국에서 탈북자 20여 명을 도운 조선족 여성 이모 씨를 난민으로 인정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중국 정부가 탈북자를 도운 행위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어 이 씨가 중국으로 돌아갈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정치적 이유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겁니다.

이 씨는 지난 해 3월 탈북자를 돕던 동료에 이어 남편마저 체포되자 단속을 피해 딸, 오빠와 어선을 타고 서해안을 통해 한국에 밀입국하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한국 법원은 앞서 지난 해 2월 탈북자를 도운 한 조선족을 난민으로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한국 법원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 받는 조선족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회의 한 관계자는 22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탈북자를 도왔다는 조선족들의 증거가 불충분하고, 전통적으로 난민 수용에 인색한 한국 당국의 자세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역시 한국과 비슷한 이유로 조선족들의 망명 신청을 대부분 기각하고 있습니다.

미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 해 2월 탈북자를 도운 뒤 중국 정부의 박해를 피해 탈출했다고 주장한 조선족 이롱하오 씨의 추방보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불법 입국자 (탈북자)를 지원한 것이 자동으로 정치적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며, 정치적 박해의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그러나 국제사회가 탈북자들을 돕는 조선족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탈북자 탈출을 지원한 혐의로 4 년간 옥고를 치렀던 한국계 미국인 김모 선교사의 말입니다.

[녹취: 김모 씨] “우리들은 그냥 거기서 사역하다가 움직이면 되는데 그 분들은 가족이 있고 연고가 있기 때문에 그게 굉장히 힘듭니다. 게다가 리스트에 오르니까 온갖 건수만 터지면 계속 불려가고 제가 아는 분도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4번이나 불려갔어요. 그래서 참 이 분들이 그런 것 때문에 굉장히 고통이 많구나.”

김 씨는 가장인 조선족이 체포되면 가족들마저 생계 문제 등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된다며, 그러나 이들을 보호하거나 지원할 안전장치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정의연대의 정 베드로 대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10년 넘게 탈북자와 연관된 조선족들에 대한 체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녹취: 정 베드로 대표] “굉장히 많은 조선족 활동가들이나 브로커들이 탈북자를 돕다가 감옥에 갔었고 저도 수감 중에 그런 분들을 참 많이 봤습니다. 중국 사회안전부에 체포돼 고문을 당하는 분들도 봤었구요.”

중국에서 수감됐던 경험이 있는 한국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고문과 노동 등 열악한 환경 때문에 감옥에서 숨지는 조선족도 종종 있다고 말했습니다.

<S.Korea/Chinese Act 3 YKK 8/22> [녹취: 천기원 목사] “내가 만주리 감옥에 있을 때 같이 잡혀있던 이희만 씨는 결국 만주리 감옥에서 7년형을 받고 있다가 3년 만에 사망했죠. 감옥 내에서 몸도 약했고 그래서 사망한 경우도 있고요.”

중국 형법은 타인의 월경을 돕거나 조직한 자에게 2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직의 우두머리나 적발 횟수가 많은 경우는 7년 이상에서 무기징역에까지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소식통들은 최근 체포되는 조선족들 가운데는 특히 탈북 중개인들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합니다. 브로커로 불리는 이들 중개인들은 탈북자들과 돈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한국이나 미국에서 망명 신청 자격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탈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그러나 중개인들 역시 박해 위험으로부터 보호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국계 미국인 김모 선교사의 말입니다.

[녹취: 김모 선교사] “브로커라는 말 자체도 좀 그런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이 있기에 지금 한국에 2만 5천여 명의 북한 분들이 탈북할 수 있었고,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한국 분들은 너무나 위험할 수 있잖아요. 그러나 이 분들은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활동하고. 또 그 전처럼 돈을 많이 착취하는 것도 아니고.”

탈북지원 단체들은 한국 법원이 이번에 조선족을 난민으로 인정한 것을 계기로 이 사안이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부각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북한정의연대 대표인 정 베드로 목사는 난민보호 국제원칙에 따라 국제사회가 탈북 난민을 돕는 조선족 보호에도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 베드로 목사] “ 국제법과 국제난민협약이나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중국에서 활동하는 조선족 사역자, 활동가, 또는 선한 의도의 브로커들을 위한 인도적 개입이 국제사회에서 계속 천명돼야 한다고 보구요. 그런 노력들이 앞으로 많이 전개돼서 중국 내 탈북자 보호에 대한 활동이 양성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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