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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찰스 암스트롱 미 컬럼비아대 교수 “북한 대학과 교환 프로그램 추진”


찰스 암스트롱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사진 제공: 컬럼비아 뉴스)
찰스 암스트롱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사진 제공: 컬럼비아 뉴스)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이 북한의 대학들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 북한 관계자들과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를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문) 암스트롱 교수님, 두어 달 전에 컬럼비아대학교 학생들이 북한을 다녀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뭔가 장기적인 교환 프로그램의 일환인가요?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We had a group of Columbia graduate students…”

답) 지난 5월 대학원 학생들이 김일성 대학과 김책공업종합 대학을 방문하고 돌아온 건 맞습니다. 북한 당국은 여전히 미국에 학생을 보내는 걸 상당히 조심스러워 합니다. 학생들을 감시.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컬럼비아대학은 뉴욕에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근처에 북한 유엔대표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북측이 걱정을 좀 덜 수 있죠. 그래서 현재 북한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추진 중입니다.

문) 학교 차원에서 북한 대학과의 결연 계획을 갖고 있다는 말로 이해하면 될까요?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We are trying various ways to create channels of…”

답) 예. 컬럼비아대학 당국의 지원 아래 이뤄진 계획입니다. 현재 종합계획을 갖고 있기 보다는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북측과 소통채널을 쌓기 위해서 말이죠.

문) 가까이 있는 북한 유엔대표부가 아무래도 소통채널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그 쪽과 연락하고 계신 거죠?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I’ve talked to a few people and…we’ve had a visit from…”

답) 맞습니다. 북한 유엔대표부의 몇몇 인사들과 얘길 나눴습니다. 또 작년엔 김책공업종합대학 당국자가 컬럼비아대학을 방문해 가능성을 타진했구요. 이렇게 서로 연락을 주고받다 보면 결국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문) 지금 당장 어려운 점은 뭘까요?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The obstacle really is on the North Korean side…”

답) 역시 북측 사정입니다. 컬럼비아대학은 이미 준비가 다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북한 당국과 제대로 연결이 되고, 그쪽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문) 컬럼비아대학이 마련한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인가요?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The School of International and Public Affairs is very…”

답) 우선 국제관계학과에서 북한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데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인문학 강의도 준비돼 있구요. 순수과학과 기술 관련 학과들도 북한 학생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북한 학생들을 계속 초청하고 있지만 현재까진 성사가 잘 안 됐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쓰고 있죠. 바로 컬럼비아대학 학생들을 북한에 보내는 겁니다.

문) 그럼 지난 5월 이뤄진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북한 방문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건가요?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Well, they went for a visit but I’m talking about sending…”

답) 그건 성격이 좀 다릅니다. 일회성 방문이었으니까요. 컬럼비아대가 지금 계획 중인 건 저희 학생들을 실제로 북한에 유학 보내는 겁니다. 가령 김일성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북측에서 여기에 대한 답을 주진 않았습니다.

문) 결국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가겠다는 학생은 있습니까?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Oh, the students are extremely interested and I have talked…”

답) 학생들은 굉장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얘기도 직접 나눴죠. 국제관계학과 학생들이 많습니다. 또 지난 5월 북한을 다녀온 학생들도 그렇구요. 이들 모두 북한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북측과 소통채널을 넓히는 중입니다.

문) 얘길 듣고 보니까 교수님도 뉴욕채널을 이용해 북한과 대화를 하시는 군요.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Yes, and it’s very good to have them here and it makes…”

답) 그렇다고 볼 수 있죠. 북한 유엔대표부가 컬럼비아대와 가까운 곳에 있어서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북한과 소통할 창구가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그들에게 결정권이 있는 건 아닙니다. 최종 결정은 평양에서 내립니다.

문) 컬럼비아대가 북한과 추진 중인 교환 프로그램은 그럼 학생에만 국한된 거군요. 교수진이 서로 방문하는 게 아니구요.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The one idea that we recently discussed is taking…”

답) 그렇습니다. 그런데 컬럼비아대학은 베이징에 ‘글로벌 센터’라는 학술협력기구를 두고 있는데요. 북측이 학생들을 뉴욕에 보낼 수 없다면, 베이징에 있는 컬럼비아대 부설기관으로 보내면 어떻겠는가, 이런 문제를 최근 북측과 논의했습니다. 저흰 그 곳에서 북한 학생들에게 경영학, 무역법 등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최근 금융 관련 업무, 경영, 무역, 국제경제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문) 앞으로 긍정적인 결과 기대해 보겠구요. 최근 북한에 다녀 오신 걸로 아는데요. 현지 분위기에 대해서도 좀 듣고 싶네요.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I was there from June 30th to July 7th. I went with a group…”

답) 예. 6월30일부터 7월7일까지 북한에 다녀왔습니다. 대부분 미국 학계 인사들과 동행했습니다. 우드로우 윌슨 센터의 제임스 펄슨 연구원도 그 중 한 명이었죠. 함께 북한 대학도 방문했고 평양 외에 함흥, 원산, 사리원, 개성 등 지방도 돌아봤습니다.

문) 작년에도 북한에 가셨었죠? 1년 만에 다시 찾은 북한, 변화를 좀 느끼셨습니까?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There is very strong atmosphere of a leadership change…”

답) 지도자가 바뀐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이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을 쥐고 있다는 신호들 말입니다. 거리 곳곳에 있는 구호들을 비롯해서요. 작년에 갔을 땐 뭔가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우려 같은 게 느껴졌었거든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 2012년 태양절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안감, 그런 것들이요. 그런 점에서 지난 4월 15일 행사는 이후 평양 분위기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봐요. 중요한 행사를 마쳤다는 안도감,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확신감 같은 게 생겼다고 할까요.

문) 지방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That made the contrasts with the rest of the country…”

답) 평양은 자동차라든지 고층 살림집이라든지, 물질적으로 삶의 질이 훨씬 나아진 듯 보였지만, 지방 모습은 대조적이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함흥은 상황이 안 좋아 보였습니다. 함흥은 원래 북한 산업의 중심지였던 곳인데, 심지어 비날론 공장마저 닫혀 있더군요. 함흥을 겨우 2년 전에야 외부인들에게 다시 공개하기 시작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90년대부터 최근까지 외국인들은 함흥에 접근할 수 없었던 겁니다. 함흠이 그만큼 90년대 기아 사태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원산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더 나아 보였습니다.

문) 혹시 북한에서 개혁개방을 조심스럽게라도 언급하는 걸 들으신 적은 없습니가?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They never talk about reform explicitly. You cannot use…”

답) 북한에선 여전히 개혁이라는 말 자체를 꺼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 개선에 대한 바람은 들을 수 있었습니다. 더 나은 음식, 주거환경, 의복 등에 대한 기대 말이죠. 이걸 개방을 통해 실현시켰으면 하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사람은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제재를 탓할 뿐이죠. 하지만 북한인들도 스스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요. 그게 결국 지도부 정책에 대한 `간접적 비난’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 최근 해외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가 북한에도 일부 흘러들어갔다는 보도가 있어서요. 이번 북한 방문 중에 그걸 짐작해 볼만한 경험은 없으셨는지요?

[녹취: 찰스 암스트롱 교수] “In fact, one of our members last year had a TV drama…”

답) 한류로 불리는 한국 대중음악과 TV드라마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작년에 북한에 갔을 때 일행 중 한 명이 컴퓨터에 드라마를 저장해 갔는데요. 그걸 북한 사람들과 함께 본 적이 있습니다. 아주 반응이 좋았습니다. 또 한국 음악에 익숙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갔을 때 ‘아이 팟’에 담긴 한국 노래들을 북한 사람들과 함께 듣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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