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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당국자 "북-중 경제협력 공은 북한에"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오른쪽)을 면담한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오른쪽)을 면담한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중국 최고 수뇌부가 북한의 실력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게 경제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중 경협을 둘러싸고 공이 북한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 북한의 후속 대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17일 중국을 방문한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두 나라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북한이 먼저 개선해야 할 다섯 가지 조건들을 제시했습니다.

요구사항에는 법률과 법규를 개선하고 지방정부간 협조를 강화할 것, 토지와 세금에 시장시스템을 적용할 것, 그리고 투자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과 세관과 품질관리 서비스의 간소화 등이 포함됐습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도 같은 날 장 부위원장을 만나 두 나라간 새 경제협력 방식을 찾자고 제안한 것으로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특히 중국 측은 원 총리의 발언을 외교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조목조목 실어 북한에 대한 압박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도 “원 총리가 제시한 원칙들은 이제 북-중경제협력이 북한 하기에 달렸다는 메시지”라며 공을 북한에 넘긴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임강택 박사는 특히 토지와 세금 분야에 시장시스템을 적용하라는 원 총리의 주문은 사실상 시장 원리를 광범위하게 받아들일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S.Korea official act1 hyk 8-20-12> [녹취: 임강택 통일연구원 박사] “기업간의 거래라는 게 계속해서 북한 당국의 자의적 결정이나 판단에 의해서 무시돼 왔거든요, 그것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게 시장에서 경제주체들이 결정해서 운영되는 행위에 대해선 정부가 간여하지 말라는 거거든요.”

때문에 관심은 북한이 앞으로 중국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에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황금평이나 라선 등 경제특구 개발 가속화에 합의했다곤 하지만 중국 지도부가 투자에 앞서 풀어야 할 사항들을 분명히 밝힌 만큼 북한도 깊이 고민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새 지도부가 민생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중국 측의 요구를 한꺼번에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중국이 이례적으로 북한에 경제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일정 규모의 차관 제공 등을 함께 약속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선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라도 중국 측이 경제개혁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장 부위원장을 빈손으로 보내진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부의 결론에 따라 중국의 협력과 지원 규모, 그리고 방식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북한의 개혁 여부는 중국 기업들의 투자 움직임의 변화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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