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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탈북자 지원 한국 선교사 억류


지난 3월 서울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 (자료사진)
지난 3월 서울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 (자료사진)
한국인 선교사가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도운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한 달 넘게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붙잡힌 선교사의 가족들과 한국 내 탈북자 인권단체들은 중국 측에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던 전재귀 선교사가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구금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의 한 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조선족 지원 활동을 벌여 온 전 선교사는 지난 3월 우연히 알게 된 탈북자 5 명이 도움을 요청해 이들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등 구호활동을 벌였습니다.

중국 공안은 이를 문제 삼아 지난 달 9일 하얼빈 공항으로 입국하던 전 선교사를 ‘탈북자 밀입국 알선’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한 달 넘게 구금돼 있는 전 선교사는 현재 산둥성 옌타이 구치소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 선교사의 가족들과 탈북자 인권단체인 기독교사회책임 등은 이와 관련해 14일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 선교사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기독교사회책임 김규호 사무총장입니다.

[녹취: 김규호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총장]“탈북자들이 도와달라고 해서 단순히 도와준 것 뿐인데 이것을 죄라고 한다면 잘못된 부분이다, 그리고 중국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면 추방을 해달라고 가족분들이 요청했습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혐의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어 중국 측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중국 측에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중국 당국은 가족들의 면회 요구를 거부하고 있고 영치금 전달도 한국 영사를 통해 접수하라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 씨의 고문설에 이어 전 선교사도 중국 당국으로부터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 선교사는 지난 6일 한국 영사와의 면담에서 다롄에서 산둥성으로 이송되는 배 안에서 중국 공안원에게 압수당한 휴대전화로 수 차례 머리를 맞고 목을 졸리는 등의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중국 측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해 중국 측에서 알아보겠다고 반응이 나왔지만 언제 조사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외교통상부는 전 선교사와의 2차 영사 면담을 중국 측에 신청했습니다.

기독교사회책임 김규호 사무총장은 전 선교사의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음 달 6일 전세계 20여개 나라 중국대사관 앞에서 동시에 열리는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지 촉구 집회에서도 이 문제를 함께 제기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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