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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병광 박사 "북-중 연대 점점 멀어지는 추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 (자료사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 (자료사진)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면서 북한 새 지도부에 대한 중국의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정은 등장 이후 북-중 관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쓴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와 함께 두 나라 향후 관계를 전망해보겠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외국 손님으로는 첫 단독 접견 상대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는데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해서 북한 새 지도부와 중국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이 갈등이 해소된 것으로 봐야 할까요?

박병광 박사) 해소가 됐다고 단언하기는 어렵겠지만, 북한과 중국 모두 양국간의 긴장 관계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 해소를 추구하기 위한 접촉 내지는 해소를 추진 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성과라고 평가하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행자) 아직까지는 큰 변화라기보다는 시작 단계라고 평가하시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박병광 박사) 예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작년 겨울 김정일 사망 이후 중국에서는 북한에 대해서 후진타오 주석이 특사 파견을 두 차례나 요청한 것으로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북한이 이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조기에 북한과 고위급 접촉을 통해서 중국 측이 희망하는 의사를 전달하고, 북한 내부 정세도 파악하고자 했던 의도가 있었던 것이죠. 반면 북한이 그런 중국의 특사 파견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은 북한으로서는 좀 더 내부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었고 우선적으로는, 그 다음으로는 북한의 내부 상황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에 자신들의 의도나 의사를 전달하고 싶지 않은, 그리고 내부 사정을 조기에 중국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그런 의도들이 작용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 왕자루이 중국 대외연락부장을 받아들였다고 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로서는 나름대로 체제 공고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붙었다고 할 수 있고요. 이제는 나름대로 대내외 정치에 대한 자기들만의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에, 중국의 고위급 인사의 평양 방문을 받아들임으로써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해 나가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했다라는 판단 아래서 왕자루이의 평양 방문이 이루어졌다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입장에서는 이미 김정은 체제를 확실히 인정했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박병광 박사) 인정했다고 볼 수도 있고요, 사실은 좀 더 정확히 분석하자면, 중국 입장에서는 김정은 체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해 나가는 것을 바라고 있죠. 왜냐하면 중국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한반도 정책, 대북 정책 기조의 핵심은 북한 체제의 안정이거든요. 김정일 사후에 어떤 면에서 봤을 때는 북한이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로 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곧바로 후계자로 등장했고, 그런 상황에서 내부가 어떻게 정리되었든 간에,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 체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북한이 내새운 김정은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가 안정적으로 가는 것이 자신들의 국가에 대해서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 체제가 안정화 되는 것을 중국도 원하든 원치 않든 도와줄 수 밖에 없는 입장이고요. 김정은 체제가 흔들려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고 할 것 같으면 중국으로서는 또 새로운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어떤 부담이 있는 것이죠. 그 새로운 인물들하고 또 새롭게 조중관계를 개설해야 되고, 또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과 그 권력 세력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리해야 되는, 그런 부담들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체제, 즉 김정은 체제로 가는 것이 중국에게도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말씀하신대로 북한이 김정은 체제 아래에서 중국과 관계를 다져 나갈 본격적인 채비를 한 것 같은데, 중국 쪽을 보면 10월에 공산당 차기 지도부를 뽑게 되지 않습니까? 북한의 새 지도부와 중국의 새 지도부 양쪽이 과거에 유지해 왔던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박병광 박사) 상당히 좋은 질문이신데, 그 부분에 관해서는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양국의 새로운 지도부가 등장 할지언정, 사실은 현 동북아 정세와 세계 국제 정세 구조 속에서 중국의 대북한 전략적 이익과 북한이 중국과 가지는 전략적 이익에 관해서는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라는 것이죠. 그 때문에 새로운 지도부가 등장하더라도 적어도 표면적으로, 레토릭 상으로 양국이 강조하고 있는 전통적 우호관계라고 하는 북중관계는 아마 계속 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좀 더 깊이있게 들여다보면, 과거 모택동이나 김일성 시대, 또는 등소평과 김일성 시대에는 같이 항일운동을 했었고, 연령대도 비슷하고 경험도 비슷하고, 그렇기 때문에 인적인 연대가 굉장히 강했고, 과거 냉전 시대에는 이데올로기적인 연대가 상당히 깊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후진타오나 김정일 시대에 들어오면서 인적 연대나 이데올로기적인 연대가 약해지고 했는데, 이제 그것이 더욱 더 뒤로 가서 김정은과 시진핑 체제가 만약 등장한다고 한다면, 국가 이익의 차원에서 전통적 우호관계를 강조할 수 밖에는 없겠지만, 내면적으로는 사실 인적 연대나 이데올로기적인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연대감은 점점 더 멀어지는 추세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 상황이죠.

진행자) 중국과 북한 관계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북한 핵 문제일텐데요, 사실 해결의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 이 문제에 대해서 입장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있습니까?

박병광 박사) 제가 볼 때에는, 그렇게 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목표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제, 중국의 주장이나 희망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느냐라고 하는 것이죠. 이미 북한이 두 차례나 핵실험을 했고,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가 되었고. 과연 그런 상태에서 북한이 중국의 설득이나 국제 사회의 압박에 호응해서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를 포기하겠느냐 하는 문제는 현 상황에서 사실 쉽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중국은 지속적으로 6자 회담 체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이끌어 가면서, 6자 회담 의장국이 중국이니까, 결국은 6자 회담 체제를 운영해 가는 과정 속에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북핵 문제를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죠. 반면에 북한은 6자 회담을 받아들이는 댓가로 국제 사회의 원조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구요. 6자 회담에 대한 필요성은 양국이 인정하지만, 그 목적은 북핵 문제의 해결인데, 중국은 정말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데 반해서 북한은 그 문제의 해결이 아닌 단지 자신들이 필요한 물자 지원이나 전략적 이익을 충족시키려고 하는 도구로만 활용하려 하기 때문에, 결국은 중국과 북한이 북핵 문제를 놓고 근본적이고 전략적인 목표 달성에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대북 경제 지원과 협력, 이 문제도 관심을 얻고 있는데요.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또 그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과 협력,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박병광 박사) 사실은 북핵 문제가 심화되면서 그로 인해 국제 사회의 대북 압박과 제재가 계속되면서 북중간의 경제 협력이 급증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남북한간의 무역은 현 정부 들어 점점 약해지는 추세에 있고, 그 상대적 공백을 북중간의 무역, 즉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 가운데서 중국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견인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거든요. 왜냐하면 북핵 문제 뿐만 아니라 북한이 지금 현재 놓여 있는 위기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는, 경제 개선 조치를 취하는 길 밖에는 없다고 중국 정부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입장에서는 좀 더 중장기적인 계획과 목표에 따라서 북한과의 무역 또는 경제 교류, 그러한 것들을 상당히 진전시켜 나가길 바라는 것이죠. 그런데 경제 교류의 측면 중에 대외 원조라는 부분이 있는데,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가지는 영향력 중 하나는 북한에 대해 중국이 주는 대외 원조입니다. 소위 석유나 양식 같은 전략 물자들을 중국이 북한에 지원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이 시진평 시대에 들어서도 과연 지속적으로 가겠느냐, 제가 볼 때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위해 어느 정도 유지는 되겠지마는, 아마 그 방식은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양식이나 석유 등 전략 물자를 제공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수혈 정책은 될 수 있으나 조혈 정책은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죠.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시진평 체제가 등장한 이후에는 북한에 대해서 수혈 정책보다는 조혈 방식으로의 경제 지원이 좀 더 강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해 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오히려 경제적으로는 더욱 밀접한 관계가 될 수 있겠다는 말씀이 되겠네요.

박병광 박사) 네,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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