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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시시콜콜 영도방식', 비효율적"

  • 최원기

북한 김정은 1위원장이 능라인민유원지 관련 자료에 친필과 함께 남긴 그림. 조선중앙 TV 보도.

북한 김정은 1위원장이 능라인민유원지 관련 자료에 친필과 함께 남긴 그림. 조선중앙 TV 보도.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그림까지 그려가며 ‘유원지에 벤치를 세워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고 지도자가 이렇게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지시할 경우 국정이 비효율적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준공된 능라인민 유원지에 대해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유원지에 벤치를 이렇게 세워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0일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3월29일 “골프 설비 사이에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문건을 친필로 지시 하면서 나무 밑 그늘에서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그림까지 직접 그려넣고 설명도 달았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유원지를 찾는 사람들이 나무 그늘을 찾도록 몸소 그 도안까지 그려주시는 김정은 원수님.”

탈북자 출신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북한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런 ‘친필지시’는 무조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소장]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가 직접 지시하면 이를 친필지시로 규정하고 무조건 집행하고 보고하게끔 그렇게 돼있습니다.”

탈북자에따르면 과거 김일성 주석은 정책과 관련된 ‘교시’를 자주 내렸습니다. 반면 김정일 위원장은 현지 지도와 ‘친필지시’를 통해 세부 내용을 시시콜콜 지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김정일 위원장은 과거 평양 근교 용악산 유원지를 찾아 등산길 안내도가 햇볕에 변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며 모자이크 벽화를 만들라고 지시한데 이어 평양 껌공장을 방문해서 “껌의 향기와 단맛이 빠지지 않게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은 냉면을 먹을 때 식초를 육수가 아닌 면발에 치라는 말하는가 하면, 여자들이 바지를 입고 자전거를 타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적도 있다고 탈북자 이숙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이숙] “여자들은 자건거를 타지 말아라는 친필지시가 있었습니다. 그 후부터 여자들은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됐는데, 지방에는 여자들이 자건거를 타고 다니며 장사를 하는데, 제가 올 적에 많은 여자들이 걸어다니면서 힘들어서 못살겠다고 불평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처럼 최고 지도자가 세부적인 문제에 지시를 내릴 경우 국가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고 지적합니다. 워싱턴 존스홉킨스대학 방문연구원인 한국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위로부터의 교시,지시에만 따르니까 현장, 아래로부터 스스로 문제를 개선하기가 힘든 단점이 있습니다.”

이와관련 안찬일 소장은 총리와 비서를 비롯한 간부들이 설자리가 없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소장] “최고 지도자가 미니 골프장에 벤치를 이렇게 만들어라, 이런 지시까지 일일히 다 내리니까, 총리,상, 비서 이런 사람들이 할 일이 없어지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유원지를 찾아 세부적인 지시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5월초 김정은 제1위원장은 평양의 또다른 놀이공원인 만경대유희장을 찾아 책임자들을 질책했습니다.

이날 밀짚 모자 차림의 김정은 제 1위원장은 유희장 구내를 돌아보며 “회전관성열차 출입구 마당을 타산 없이 크게 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유희장 도색이 제대로 않됐다”며 “왜 잡풀을 뽑지 않느냐”고 현지 관리들을 꾸짖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미 남부 조지아주립대학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가 되려면 최고 지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데서 탈피해 주민들의 자유와 창의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오 교수] "I THINK CREATIVITY AND FREEDOM…."

전문가들은 최고 지도자가 일일히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공장과 기업소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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