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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북 모란봉악단 공연의 조각난 노동당 기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한 지난 6일 모란봉 악단 공연 장면.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한 지난 6일 모란봉 악단 공연 장면.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모란봉 악단 공연 관람 소식이 외부 세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었는데요,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 “김정은 제 1위원장께서 새로 조직된 모란봉 악단의 시범공연을 지도 하시었습니다. 뜻깊은 시범공연의 막을 올리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지난 6일 1시간 40분 분량의 모란봉 악단 시범공연을 내보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북한 최고 지도자가 직접 지도하고 관람한 이 공연에 주목했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 모란봉 공연]

화려한 의상에 전자악기를 갖춘 10명의 여성 악단이 개막곡 ‘아리랑’을 연주하고, 뒤이어 여성4중창단이 ‘그대는 어머니’라는 곡을 불렀는데요, 무대 배경에 과거 북한 공연예술에서는 볼 수 없던 특이한 장면이 나타납니다.

조선노동당의 상징 ‘노동당 기’가 뒷무대에 설치된 전광판에 나타났는데요. 전광판에 비춰진 ‘노동당 기’가 9개 조각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기둥모형의 전광판이 9개로 갈라졌기 때문인데요. ‘형상을 쪼개는 무대예술’과 ‘조각난 노동당 기의 출현’은 이전엔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연출입니다. 한국의 북한문화 전문가 박영정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박영정 박사] “과거의 북한에서는 온전한 형상을 유지하는 주체미학에 기반한 예술 표현들인데 형상이 조각조각 나있는 파격적인 것입니다. 노동당 기가 쪼개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죠. 개인 예술가가 이런 시도를 했다면 상당한 비판을 받았을 장면입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도 서구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 같다며 같은 해석을 내놓습니다.

[녹취:김용현 교수] “과거 같으면 불경스러운 건데 조선노동당 기를 쪼개서 배경화면으로 쓴다는 것은 새로운 문화 예술이 김정은 시대에 나타나는 징조로 볼 수 있겠는데요.”

공연 시작 10분도 안 돼 파격적인 시도를 보이더니 공연이 끝날 때 까지 무대배경과 출연진, 그리고 공연 내용에서 잇따라 새로운 첫 시도를 선보이는데요.

일단 북한이 새로운 음악단의 첫 번째 공연을 ‘시범공연’이라 소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불꽃이 솟아오른 무대장치, 11개의 외국곡 연주, 그리고 북한의 전승절을 앞둔 ‘반미공동투쟁월간’에 복수의 대상이라 가르쳐온 미국의 대중음악과 만화주인공이 등장한 점 모두가 파격적입니다.

[녹취:김용현 교수] “결국 북한 내에서만 그치는게 아니고 미국이나 국제사회에서도 이러한 시도를 통해서 북한이 어두운 운둔의 나라가 아니라 세계사조에 맞춰가는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공연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명된 2009년 이후3년 동안의 예술 관련 활동과 무관해 보이지 않습니다. 박영정 박사입니다.

[녹취:박영정 박사] “지난 2009년부터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가극을 리메이크 했습니다. 60년대 후반부터 김정일에 의해서 주체 예술로 통일 되었다 볼 수 있는데 최근 2009년서부터 흐름을 보면 주체예술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외국 공연물들을 다시 북한을 공연하는, 북한의 예술의 폭이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모란봉 악단 공연도 같은 맥락이고 이런 레파토리는 추세로서 흘러가지 않을까 평가합니다.”

전문가들은 모란봉 악단의 시범공연에 대해 ‘첫 시도, 파격적’ 이란 단어로 그 배경과 의미를 풀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세계적 추세, 외국의 장점을 배우자’고 강조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최근 발언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장양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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