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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호 숙청, 한국 국정원 분석 설득력 있어"

  • 최원기

지난해 12월 김정일 위원장 장례식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과 나란히 섰던 리영호 총참모장(왼쪽).

지난해 12월 김정일 위원장 장례식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과 나란히 섰던 리영호 총참모장(왼쪽).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리영호 총참모장이 북한 군의 세대교체와 외화벌이 사업을 노동당으로 이관하는 데 반발해 해임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군의 최고 실세인 리영호 총참모장의 갑작스런 실각 배경에 외화벌이를 둘러싼 군부와 노동당 간의 갈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부가 해오던 외화벌이 사업을 노동당에 이관하고, 나이가 많은 군 장성을 물러나게 하는 과정에서 리영호가 반발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자 김정은 제1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는 지난 1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리영호를 당,정,군의 모든 직위에서 해임했다는 겁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의 `조선중앙TV’가 지난 해 김정일과 김정은의 대동강 과수농장 방문 기록영화를 재방영하면서 리영호가 등장한 장면을 모두 삭제한 점을 볼 때 리영호는 숙청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리영호가 외화벌이 사업 관할권을 놓고 노동당과 갈등을 벌이다 해임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벨퍼센터의 한반도 전문가인 존 박 연구원입니다.

[녹취: 하버드대학 존 박 연구원] “LUCRATIVE TRADING COMPANY…

북한 군부가 그동안 외화벌이 사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기 때문에 이를 내각으로 이관할 경우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 군에 근무하다 2007년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권효진 씨는 북한 군부의 외화벌이는 하루이틀된 얘기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군부 자체가 외화벌이 없이 못 삽니다. 총참모부 산하 27개 부서와 군단, 사단이 모두 외화벌이 기관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 오진우가 김일성에게 군대생활은 자기가 책임진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리영호 때 와서 갑자기 없애자고 하니까 리영호로써는 충격이었겠죠.”

실제로 북한 군부는 ‘청송연합’과 ‘매봉’ ‘조선흥진무역회사’ 등 각종 회사를 산하에 두고, 석탄을 비롯한 광물자원과 수산물에서부터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 수출을 통해 연간 수 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영호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추진하는 군부 세대교체에도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백두산 줄기’ 1세대에 속하는 원로 장성들을 퇴진시키고 젊은 40-50대 장성들을 대거 중용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 권효진 씨는 30대 나이에 사단장이 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776 사단장이 이정배라고, 36살 중령 계급일 때 김정일이 직접 사단장으로 임명했거든요. 40대 사단장이 많습니다.”

특히 지난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북한은 이른바 ‘백두산 줄기’ 2-3세대를 대대적으로 승진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오일정은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상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또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최룡해도 지난 2010년 대장이 된 지 2년도 안돼 차수로 승진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은 최룡해처럼 군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대장 계급을 달고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는 과정에서 리영호 같은 정통 야전군 출신 인사들과 마찰을 빚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 “핵심은 최룡해입니다. 최룡해는 군 경력이 전혀 없는데 갑자기 차수에 총정치국장에 임명됐거든요. 군부에서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룡해 성격이 젊잖지 못하고 자기 과시가 심해 눈에 거슬렸을 수 있습니다.”

군부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을 보좌하던 나이 든 장성들은 하나둘씩 밀려나거나 도태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해 5월 인민무력부장을 지낸 김일철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한다”고 밝혔고, 인민무력부장에서 물러난 김영춘도 근황이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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