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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설문] "북한, 평화협정 주장 앞서 도발 중단해야"


지난 4월 북한의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

지난 4월 북한의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

북한은 그동안 줄곧 6.25 전쟁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것을 주장해 왔는데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그러나 평화체제 구축 보다 북한의 행동 변화가 우선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정전협정 체결 59주년을 맞아 ‘미국의 소리’ 방송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전해 드립니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체결된 정전협정.

협정 체결로 3년 간에 걸친 6.25 전쟁은 막을 내리고 무장행동을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는 금지됐지만, 한반도 평화가 보장되진 않았습니다.

이를 빌미로 북한은 그동안 줄곧 한국을 배제한 평화협정 체결을 미국에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평화협정 체결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25일과 26일 이틀간 21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압도적 다수인 17명이 평화협정 체결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A true state of peace in Korean peninsula is not going to be the one...”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한국을 제쳐놓고 정전협정 서명국들과만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북한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중요한 건 평화협정 자체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 정착 여부로, 이를 위해선 북한의 행동 변화가 우선이라는 겁니다.

6.25전쟁 정전협정은 미국과 북한, 중국 세 나라가 서명함으로써 발효됐으며, 남한은 당시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수석부회장은 특히 한국이 평화협정 체결 당사자가 돼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스티븐 노퍼] “It’s important then to include the Republic of Korea…”

한국이 포함돼야 평화협정이 북한과의 통합과 남북통일을 잇는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래리 닉시 박사와, 같은 연구소의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소장도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미-북 간 평화협정 체결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논리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진정한 평화가 담보되지 않는 평화협정 체결을 공허한 조치로 간주했습니다.

미 국무부 한국과 부과장과 한국주재 미국 부대사를 지낸 리처드 크리스텐슨 씨의 말입니다.

[녹취: 리처드 크리스텐슨] “I see no point in trying to agree on a theoretical peace treaty…”

평화 정착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합의가 결여된 상황에서 맺는 평화조약은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북한의 주장은 미국과 한국이 내걸고 있는 평화협정 체결 조건과 판이하게 다릅니다.

북한은 협정의 주체가 북한과 미국이어야 한다고 주장할 뿐 아니라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과 한국은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의 비핵화는 물론 군사적 신뢰 구축과 화해협력의 실질적인 내용이 축적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컬럼니스트 고든 창 씨는 미국과 한국의 이 같은 입장을 “평화협정 보다 평화가 앞서야 한다”는 표현으로 설명했습니다.

[녹취: 고든 창] “I think the discussion of a peace treaty with North Korea is premature. The North Koreans are not even honoring the armistice…”

정전협정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북한과 어떻게 평화협정 체결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입니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북한이 위협과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 한 평화협정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과 오공단 국방분석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등도 평화협정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행동 변화를 주문했습니다.

특히 미국기업연구소 (AEI)의 마이클 마자 연구원은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의 핵우산 철회, 그리고 미-한 동맹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협정 체결은 요원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비핵화라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준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나단 폴락 선임연구원은 바로 이 북 핵 문제를 평화협정 체결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녹취: 조나단 폴락] “Clearly North Korea seeks to have broader acceptance of its…”

이밖에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 등이 북한의 핵 위협과 군사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들어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소수이긴 하지만 평화협정을 북한의 도발을 막는 유용한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의 설문조사에 응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21명 가운데 4명은 이런 논리로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밝혔습니다.

리언 시걸 사회과학원(SSRC)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입니다.

[녹취: 리언 시걸] “Look, a peace process that would lead to a peace treaty…”

시걸 국장은 평화협정으로 가는 과정을 통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공격과 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존 페퍼 정책연구소 소장 역시 평화협정 체결이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 존 페퍼] “I believe that a peace treaty is a necessary precondition in order to…”

특히 평화협정을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에게 북한의 비핵화는 협정 체결의 결과물이지 그 전제조건이나 선결과제가 아닙니다.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북 핵 문제와 같은 중대 사안을 해결하기에 앞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북한의 핵 폐기가 전제돼야만 한반도 평화체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미국과 한국 정부의 시각과는 상반된 기류로 읽힙니다.

한편 북한은 올해도 정전협정 체결일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미국이 조건 없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입니다.

‘미국의 소리’ 설문조사에 참여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무순)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 현 미국진보연구소(CAP) 선임연구원 /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 /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선임보좌관, 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 리처드 크리스텐슨, 전 미 국무부 한국과 부과장, 전 주한미국 부대사 / 리언 시걸, 전 사회과학원 (SSRC)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선임연구원 / 조나단 폴락,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 / 존 페퍼, 정책연구소 소장 /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수석부회장 / 고든 창, ‘포브스’지 컬럼니스트 /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 대학 교수 / 오공단, 국방분석연구소(IDA) 선임연구위원 / 랠프 해시그, 매릴랜드 대학 비상근 교수 /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 / 마이클 마자,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 / 랠프 코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 포럼 소장 /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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