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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미국, 북한에 적대의사 없어”


25일 VOA 한국어 방송과 단독 인터뷰를 한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25일 VOA 한국어 방송과 단독 인터뷰를 한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미국은 북한과 뉴욕채널을 통해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밝혔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또 북 핵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무를 준수하는 등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4일 ‘미국의 소리’ 방송국에서 진행된 데이비스 특별대표와의 단독 인터뷰 전해 드리겠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문) 북한은 지난 5월 핵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면서도 당분간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는데요. 그러다가 바로 지난 주엔 핵 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떤 뜻으로 받아들이시는지요? 그리고 미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요?

답) “It’s not surprising that North Korea would have said…”

북한이 이렇게 나오는 건 놀랄 일이 아닙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거죠. 하지만 중요한 건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위해선 도발을 중지하고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거듭 강조했듯 북한은 자국민을 교육시키고 먹여살리는 일을 우선순위에 둬야 합니다. 북한이 이를 실천할 수 있다면 국제사회에 다시 합류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문) 북한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라는 말씀을 해 오셨습니다. 그럼 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이 어떤 행동부터 보여야 하겠습니까?

답) “Well, North Korea knows full well what it is obligated to…”

북한 스스로도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도 이미 명시돼 있으니까요. 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와의 숱한 합의를 통해 약속한 바를 지켜야 합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포함해서요.

문) 그런 조건이 충족된다면, 미국은 어떤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나요?

답) “We have said, we said this repeatedly, we said on…”

지난 2.29합의를 통해서도 분명히 했듯이,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사가 없다는 점을 다시 말씀 드립니다. 미국은 북한의 안정과 안보를 해치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북한이 의무를 다하도록 하는 길을 모색하자는 겁니다. 특히 비핵화와 관련해서요.

VOA 백성원 기자(왼쪽)와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VOA 백성원 기자(왼쪽)와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문) 현재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답) “That’s really up to North Korea. We came through…”

그건 전적으로 북한에 달렸습니다. 미국은 1년에 걸쳐 북한과 대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11개월 동안 3개 대륙에서 3번에 걸친 협상을 벌였으니까요. 그 과정에서 북한에 기회를 주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특히 북한이 국제사회에 합류할 수 있도록 말이죠. 하지만 북한은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기회를 놓친 것이고, 계산을 잘못 한 것이죠. 따라서 북한은 의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다시 나와야 합니다. 비핵화가 물론 중요하구요. 그 밖에도 인권, 인도주의 문제들, 남북관계, 다 중요합니다.

문) 그런 방향으로 나가보려는 노력 중 하나가 미-북간 2.29합의였는데요. 그 합의가 여전히 유효합니까?

답) “The February 29th agreement sadly is a history…”

슬프게도 이미 물건너가 버렸습니다. 합의 발표 2주 만에 로켓 발사 계획을 밝힌 북한이 그렇게 만들어 버렸죠. 그리고 미국 뿐아니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미 그 로켓을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결론 내렸구요. 이건 북한의 결정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 때문에 2.29 합의가 깨지게 됐기 때문에 이걸 계산착오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런만큼 이제 북한 스스로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 뿐아니라 국제사회에 의무 준수를 다짐해야 합니다.

문) 2.29합의가 깨지면서 영양 지원 형태로 계획됐던 대북 식량원조도 이뤄지지 못했는데요.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계획은 없는 건가요?

답) “We don’t have any plans right at the moment and…”

현재는 없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합의를 16일 만에 깨버렸기 때문입니다. 미국으로선 북한의 약속 이행 능력에 대해 신뢰를 잃은 겁니다. 이건 중요한 문젭니다. 왜냐하면 북한에 대한 영양 지원을 진행하는 절차가 그리 간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미국 관리들이 실제로 북한에 들어가1년에 걸쳐 벌여야 하는 작업이죠. 군부나 고위 관리들이 아닌 영양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식량이 돌아가도록 감시가 필요하니까요. 북한이 2.29 합의를 어긴 만큼 미국은 북한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고 영양 지원 계획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된 겁니다. 북한으로선 기회를 잃은 것이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문) 말씀하신 대로 2.29 합의 16일 만에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을 듣게 된 건데요. 당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답) “Well, what was going through my mind at that point was…”

북한이 뭔가 혼동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해가 안 갔습니다.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수 년간 노력을 쏟아 부어놓고 미사일 발사를 위해 그걸 끝내버린 거 아닙니까? 그래서 북한 지도부에 혼선이 있지 않나 생각한 겁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 간에 소통이 안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북한과의 3차례 협상을 통해 긴 시간을 대화하면서 그들도 로켓 발사와 같은 행동이 협상을 깨버릴 거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으니까요.

문) 북한의 로켓 발사 직전에 미국 관리가 평양을 방문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없으신지요?

답) “I’ve seen those reports, I understand the curiousity…”

저도 그 보도를 읽었고,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도 알지만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문) 어쨌든 미국으로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을 것 아닙니까?

답) “Not just the United States but all concerned nations…”

미국만이 아니었죠. 중국, 러시아 등 관련국들 모두 미사일 발사가 실수라는 점을 북한 지도부에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한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그외에도 수많은 나라들이 미사일 발사 계획을 만류했지만 북한은 이를 모두 무시하고 발사를 강행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제라도 국제사회에 합류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문) 미사일 발사를 전후로 북한과 이른바 `뉴욕채널’을 통해 그 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으신가요?

답) “We stay in touch with North Koreans through…”

그렇습니다.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계속 대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측과 모든 주제에 대해 때때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아주 많이 얘기하고, 그들의 얘기를 듣기도 합니다. 우린 언제나 북한 측의 얘기를 들을 용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북한 측의 행동입니다. 그들의 말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된 건 유감스런 일이죠. 앞으로 북한과 좀 더 나은 상황을 맞길 기대하지만 현재로선 그런 조짐이 안 보입니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북한 지도부에 직접적인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국제사회에 합류할 의지가 있다는 걸 증명하라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도발을 중지해야 하고요, 비핵화 의무를 준수하고, 자국민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합니다. 또 역내 국가들과 전세계 국가들에게 자국민을 존중한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문) 말씀을 들으니까, 뉴욕채널이 여전히 유효하고 또 작동하는 걸로 봐도 되겠군요. 그럼 최근엔 뉴욕채널을 통해서 어떤 대화가 오가고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순 없나요?

답) “As I said before, what I don’t want to do is…”

앞서 말씀드린대로 양국간 외교적 대화 내용을 밝히긴 어렵습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뉴욕 채널이 존재한다는 것, 필요할 때 우리가 사용한다는 것, 필요할 때 그들도 사용한다는 것, 그게 서로간 소통수단이라는 것, 이런 것들이 중요합니다. 서로 의견이 매우 불일치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서로 소통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뭔지, 언제 끝으로 그들과 대화했는지, 언제, 어떻게 뉴욕채널을 통해 협상했는지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비공개 영역으로 남겨두겠습니다.

문) 지난 2월 북한과의 베이징 회담장으로 잠시 돌아가 볼까요? 당시 합의가 이뤄졌다고 느낄만한 전환점은 어느 순간이었습니까?

답) “I don’t think there was one particular moment…”

드디어 타결됐다, 이렇게 느낄 만한 순간은 없었습니다. 협상을 통해 서서히 틀을 잡아 간 거죠. 베이징 협상에 앞서 제네바에서도 회담이 있었죠? 그 전 뉴욕에서도 만났었구요.

문) 혹시 베이징 회담에서 `위성 발사’와 관련된 논의가 있었는지 제가 직접 북한에서 그쪽 관리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들은 위성 발사 의도를 분명히 미국 협상대표들에게 알렸다고 하더군요. 그런 계획을 미리 알고 계시진 않았나요?

답) “That the North Koreans clearly expressed…”

북한 관리들이 정말 그렇게 말했습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베이징에서 미국 대표들은 위성 발사든 우주발사체든, 북한이 그런 계획을 추진하면 협상이 깨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협상대표가 제게 그 문구를 따라서 말했거든요. 따라서 북한도 그런 발사 계획이 협상을 깨버릴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때만해도 북한이 위성이든 로켓이든, 발사체를 쏴 올릴 줄은 몰랐죠. 하지만 북한은 결국 발사 강행 의지를 밝혔고, 외교적 관점에서 보면 그 날은 정말 슬픈 날이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과 6자회담 전망을 높이기 위해 거의 1년에 걸친 미국과의 협상이 깨져버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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