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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의원들, BBC 대북 방송 신설 요구


영국 'BBC 방송' 로고가 새겨진 안테나. (자료사진)

영국 'BBC 방송' 로고가 새겨진 안테나. (자료사진)

영국 의회 일부 의원들과 영국 외교부가 ‘BBC방송’의 대북방송 가능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영국 외교부는 시장접근 가능성과 비용 때문에 대북방송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의원들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국 외교부의 의회 담당 데이비드 하웰 부장관은 지난 18일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면답변에서, ‘BBC 방송’이 대북방송을 포함한 새로운 외국어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의회 자료에 따르면 하웰 부장관은 답변에서 방송시장의 수요와 시청자와 청취자에 대한 접근성과 규모, 그리고 상대 비용 등을 고려할 때 ‘BBC’ 는 북한을 겨냥한 방송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BBC 월드 서비스’는 세계 최대 국제방송의 하나로, 전세계 1억 8천만 명이 넘는 시청자와 청취자를 상대로 27개 언어로 다양한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앨튼 상원의원은 앞서 미국의 민간 조사업체인 인터 미디어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를 제시하며, ‘BBC’ 의 대북방송 검토를 압박했었습니다.

인터 미디어는 보고서에서 탈북 난민들과 중국 내 북한인 방문자 수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7 퍼센트가 북한에 있을 때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들은 경험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앨튼 의원은 지난 3월 영국 외교부가 밝힌 입장을 반박하기 위해 이 보고서를 제시했습니다.

영국 외교부는 당시 앨튼 의원 뿐아니라 피오나 부르스, 마틴 하원드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BBC’ 에 대북방송을 권고하도록 요청하자 방송이 부적합한 이유를 의원들에게 설명했었습니다.

외교부의 하웰 부장관과 엔리 베링햄 차관은 당시 의원들에게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대북방송의 파급효과가 매우 미흡하기 때문에 방송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외교부와 ‘BBC 월드 서비스’ 가 정기적으로 갖는 전략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여러 걸림돌이 있었다는 겁니다.

두 고위 관리는 북한에서 관영 방송 이외에 다른 라디오나 텔레비전 방송을 듣거나 보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시청자와 청취자 확보가 극도로 제한적이며, 방송의 파급효과도 매우 적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웰 부장관은 특히 지난 18일 답변에서 방송 결정은 ‘BBC’ 의 독립적인 고유권한임을 강조했습니다. 영국 외교부가 예산을 지원하지만 양측의 합의 때문에 정부가 운영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민간단체들은 계속해서 영국 의회가 외교부와 ‘BBC’ 에 대북방송을 압박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국 의회 소식통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지난 2008년 의회에서 미국과 유럽의 민간단체들과 외교부 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북한 민주화 관련 비공개 회의에서 ‘BBC’ 의 대북방송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여러 인권단체들과 탈북자 단체들까지 가세해 대북방송을 청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유럽에서는 ‘국경없는 기자회’ 등 일부 민간단체들이 유럽연합과 일부 정부의 기금을 받아 한국 내 민간 대북방송을 지원하고 있지만 유럽에서 직접 대북방송을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의 칼 거슈먼 회장은 과거 ‘미국의 소리’ 방송에, ‘BBC국제방송’이나 스웨덴의 ‘버마의 민주주의 소리 방송’을 예로 들며, 유럽이 대북방송을 시작한다면 북한의 변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의 탈북 난민 단체인 재영조선인협회의 김주일 사무국장은 영국와 유럽사회에 대북 방송과 정보 유입의 필요성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국장은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영국 의원들과의 여러 차례 면담과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 인권회의에 참석해 대북방송 등 미디어를 통한 정보 전달의 중요성과 지원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주일 국장] “(미국과 유럽 관계자들이) 북한의 미디어와 관련된 그런 쪽에서 주민들의 의식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데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구요. 워낙 폐쇄된 사회니까 또 북한 주민들이 외부소식을 잘 모르고 정권이 선전하는 소식 밖에 모르기 때문에 외부의 소식을 들여보내 줘야 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다는 저희 소리에 다 공감을 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김 국장은 제네바 뿐아니라 올해 스페인과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해 대북 방송과 미디어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이 대북방송 등 정보 전달 노력을 강화할 경우 유럽에 대한 북한인들의 우호적인 인식과 맞물려 북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에 미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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