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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제 개혁 성공하려면, 김정은이 직접 챙겨야"

  • 최원기

평양 양말공장을 찾아 기술장비와 생산실태를 점검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지난 3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평양 양말공장을 찾아 기술장비와 생산실태를 점검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지난 3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북한이 모종의 경제개혁을 준비하고 있다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를 살리려면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경제 활성화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그의 첫 공개 연설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1백회 생일인 이른바 `태양절’을 맞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행한 연설에서 “인민의 허리띠를 다시는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입니다.”

이에 앞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4월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일꾼들에게 “경제 문제는 내각에 집중시키고 내각의 통일적인 지휘에 따라 풀어나가는 규율과 질서를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며 지난 두 달간 유원지와 백화점, 탁아소 등을 열 차례 넘게 시찰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중국과 캐나다에 관료와 교수를 파견해 시장경제를 배우도록 하는 한편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에 경제를 강조하는 기사를 자주 게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경제가 되살아나려면 좀더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과거 세계은행에서 북한을 담당했던 브래들리 뱁슨 씨는 북한이 인민경제와 군수경제를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래들리 뱁슨] “LOGICAL THING IS TO DEVELOP PEOPLE’S ECONOMY..

북한의 경제는 군부가 관장하는 군수경제와 인민경제로 분리돼 있는데 이를 하나의 재정 단위로 통합해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한경제는 군부가 관장하는 제2경제와 노동당이 관장하는 당 경제, 그리고 인민경제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군부와 당은 돈과 물자가 많지만 정작 인민경제는 가용자원이 없는 실정입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씨는 또 북한이 핵 문제를 해결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녹취: 브래들리 뱁슨] “IMPROVE RELATIONS WITH US AND RESOLVE…
경제를 되살리려면 외부에서 자본과 선진기술을 들여와야 하는데 지금처럼 핵 문제로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는 자본과 기술을 도입할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한은 2010년에 국가개발은행과 조선대풍국제투자 그룹을 설립하고 외국에서 100억 달러를 유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다양한 제재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외자 유치 노력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남부 조지아 주립대학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경제 전문가를 중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지아주립대학 그레이스 오 교수]“IF KIM JONG-EUN WANT…
김정은 제1위원장이 경제를 살리고 싶으면 과거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유능한 경제 전문가를 발탁해 이들에게 큰 권한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가 지난60-70년대 경제기획원에 김학렬, 장기영과 같은 유능한 관료를 배치하고 이들에게 절대적 권한을 부여해 매년 10%를 웃도는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북한 당국도 과거 경제를 살리려는 시도를 안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은 지난 2002년에 ‘7.1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취한 데 이어 2009년에는 화폐개혁을 실시했습니다.

7.1조치는 임금과 물가를 현실화하고 공장과 기업소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한편 종합시장을 허용하는 등 긍정적인 요소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되거나 통제가 강화되는 등 개혁 조치가 뒷걸음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은 2005년에는 배급제를 다시 복원할 뜻을 밝혔고, 2007년에는 50살 미만 여성에게만 장마당 장사를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당국은 2009년에 화폐개혁을 통해 장마당을 폐쇄하는 등 7.1조치를 스스로 뒤집고 말았습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의 말입니다.

[녹취: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가장 중요한 것이 시장이에요.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시장을 놔두면 괜찮었을텐데 그걸 조정하고 억제하려 했거든요.”

전문가들은 과거 경제 활성화 조치가 실패한 것은 수뇌부의 개혁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실천가능한 계획을 세워서 수뇌부가 진두지휘해야 하는데 북한은 1-2년 해보다가 부작용이나 반대가 있으면 그만두고 말았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연구전문위원도 개혁이 성공하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전문위원] “내각 책임제로 한다는 것은 임시변통 밖에 안되죠. 등소평처럼 해야 합니다. 흑묘백묘론에 따라 외자를 도입하고, 개인농을 허용하고, 시장을 만들어야죠. 최고 지도자가 나서지 않으면 안됩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현재 어린아이와 노인 등 전체 인구의 30%인 6백만 여 명이 하루 3백그램의 식량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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